냉차를 아십니까?
쉰 옥수수에 이어 기왕에 추억에 빠지는 김에
어릴 때 좋아하던 냉차를 소개해 볼까-
냉차는 보리차에 사카린을 넣은 것으로,
(무엇이 들어있는지는 그때는 알지 못했으나
이 글을 쓰려고 검색하다 알게 되었다.)
여름이면 비정기적으로 학교 앞에
출몰하시는 아줌마의 냉차 카트에서 맛볼 수 있었다.
친구들은 같이 파는 아이스크림을 좋아했지만
먹고 나면 입안이 텁텁한 아이스크림보단
한 잔 마시면 머리끝까지
시원한 그 맛이 좋아서 나는 냉차를 좋아했다.
동전 두 개를 내면
국자로 냉차통을 휘휘 저어
더 시원하게 만든 냉차를
투명한 잔에 가득 채워주셨다.
어린 나는 노오란 그 색깔이 꼭 맥주 같아서
어른들을 흉내 내며 한 번에
벌컥벌컥 다 마셔보기도 했다.
너무 차가워 머리가 띵! 하게 아팠지만
미련하게도 그다음번에 냉차를 사 먹을 때도
또 그 다음다음번에도 원샷을 하다가
머리가 띵해지고는 했다.
시절 인연이라 했던가,
안타깝게도 나의 냉차 사랑은 학년이
올라가면서 그 시절 여름 인기 순위 1위,
빠빠오(주황색 사각 플라스틱에 담긴 주스였는데
주로 얼려서 이로 삭삭 갉아먹음.)에게 밀려
그렇게 허무하게 끝이 났다.
아직도 고향동네 오래된 동물원 앞이나
큰 재래시장에 가면 커피와 함께
냉차를 팔고 있는 분들이 계신다.
어른이 되고 나서는 한 번도 마셔본 적 없지만
올여름에 냉차 카트를 만난다면 용기 내어
냉차 한 잔 주세요! 하고 말해봐야지.
그리고 머리가 띵! 해지도록
한 번에 벌컥벌컥 마셔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