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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iny Park Apr 07. 2020

[리더십] 조직문화를 고려한 공동비전 수립 및 확산

조직 구성원들이 가지는 ‘근본 가정'을 중심으로

지난 50여년간 리더십에 대한 연구와 컨설팅을 수행해 온 CCL(Center for Creative Leadership)<COMPASS>라는 책을 통해 '비전(Vision)'에 대해 아래와 같이 정의하고 있다.


“미래에 대한 매력적인 꿈을 제시하고 소통한다(Create and communicate a compelling picture of the future)”


위 내용 중 비전의 핵심적인 내용에 해당하는 '매력적인 꿈'이 무엇이냐가 리더에게는 일차적인 숙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리더 개인의 차원을 넘어 조직과 구성원 관점에서 보면 위 정의에서 단연 눈에 띄는 키워드는 '제시(Create)'와 '소통(Communication)'이라고 할 수 있다.


경영학에서 조직 관리에 대해 논할 때 기본적으로 언급되는 '대리인 딜레마(agency dilemma)'가 있다. 주인 또는 소유주가 다른 사람에게 의사 결정을 위임할 때, 대부분의 대리인 관계는 불확실한 미래 상황을 대상으로 할 뿐만 아니라 주인이 대리인을 완벽하게 감시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정보 비대칭 문제 발생), 대리인은 자리 나름대로의 이해관계를 가지기 때문에 주인의 이해관계에 반하는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전을 제시하고 직원들과 소통함에 있어서도 대리인 딜레마와 비슷한 상황이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고객과 주주와 직원들에게 바람직한 영향을 미치고 이해당사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비전을 수립하는 것이 일차적으로 중요하지만, 구성원들이 그 비전에 공감하고 납득 및 체화 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 더욱 중요하고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스피릿>이라는 책에서도 비전의 창출 뿐만 아니라 이를 조직 구성원들과 공유하고, 강화하여 공동 비전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을 여러 차례 강조하고 있다. 또한, 비전을 통해 유의미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미션, 목표(관리), 전략적 목표 설정 등의 세부적인 활동을 통해 직원 개개인의 수준에까지 비전이 침투되고 공유된 핵심 가치(core value)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이러한 틀을 도식화 하면 아래 그림과 같다(Framework of Visionary Leadership).



그런데, 리더가 수립한 비전을 확산시키고 직원들과 공유함에 있어 추가적으로 고민하거나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눈에 띈다. <스피릿>에서 인용한 프랜시스 헤셀바인의 말처럼 '가장 중요한 것은 리더의 비전이 아니라 구성원들의 비전'이기 때문이다. 


우선, 경험상 우리나라 기업들은 대체로 회사에서 표방하는 비전이 직원들에게 체화되지 않거나 공동 비전으로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표리가 부동한 경우들이 많다고 보여진다. 전사적으로 공동 비전을 공유하는 경험을 통해 조직 문화를 바꾸고 바람직한 결과물을 이끌어 낸 사례가 국내 보다는 해외에 더 많은 것이 그 반증이지 않을까 한다. 만약, 이 추정이 맞다면 왜 국내 기업들은 왜 회사 전체에서 표방하는 비전과 직원 개개인의 비전이 정렬(align) 되지 않는 것일지 그 이유가 궁금해진다. 


또한, 리더십은 조직 문화와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조직의 리더가 비전을 직원들과 공유하고 확산하려면 해당 조직의 문화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리더의 비전을 단순히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수준이 아니라 해당 조직의 문화에 적합한 방식으로 확산과 공유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회문화적인 환경이 변하고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리더십도 달라져야 하듯, 조직 내 핵심 인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세대(generation)'의 특성을 고려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세대의 구분과 관련해서는 여러 가지 기준이 있을 수 있겠으나, 현 시점에서 고려가 필요한 세대는 20대 중반에서 30대에 해당하는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생)'와 그 뒤를 잇는 'Z세대(1997년생~)'라 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문제의식에 대해 개별적이고 깊이 있게 다루는 것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요하는 작업이므로 본고에서는 조직 문화를 중심으로 간략하게 본인의 설익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결론을 맺고자 한다.)


비전의 확산 및 공유와 관련하여 본인이 제기한 세 가지 문제 의식은 포괄적으로 '기업 문화'와 관련된 사안들이라고 판단된다. 

기업 문화는 구성원들의 행동, 받아들이는 방식, 사고방식, 느낌 등에 많은 영향을 준다. 그만큼 기업 문화는 중요하다. 문화에 의해 결정되는 조직의 행동, 사고방식 등은 조직이 결과를 얻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에드거 샤인(Edgar H. Schein)에 의하면 기업 문화는 세 가지 차원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위 그림에서 보듯, 기업 문화를 구성하는 차원들 중 가장 표면에 있고, 눈으로 관찰할 수 있는 영역은 '인위적 결과물(Artifacts)'이다. 이 인위적 결과물들은 조직 문화의 '증거'라 할 수 있으며 행동과 결과로 나타나기 때문에 관찰이 쉽고 기업 문화 전반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두번째 차원은 해당 집단이 표방하는 믿음이나 가치이다. 이 믿음이나 가치는 창업자의 철학에서 비롯되거나 다년 간의 비즈니스 경험을 통해 생성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표현된 가치만 가지고서 구성원들의 행동을 설명하기가 쉽지 않고, 다분히 추상적이기 때문에 기업내 모든 구성원들에게 실천적인 형태로 공유되기 쉽지 않다. 


마지막으로, 조직 내에서 일어나는 행동의 이면에 깔려 있는 구성원들의 믿음과 가치 차원이 있는데 이 근본적인 가정들이 결국 기업 문화를 결정하는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에드거 샤인은 주장한다. 조직 내 구성원들은 자신들이 관찰하고 해석한 바를 토대로 이러한 가정들을 사실처럼 받아들이고 이에 근거하여 행동하기 때문에 세 가지 차원들 중에서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직원들이 가지는 이 ‘근본 가정’들은 명시적인 의사소통을 통해 논의되기 어렵기 때문에 리더 입장에서 회사의 비전을 이 차원에 이르기까지 확산 및 공유 시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다만, 이 근본 가정들은 관찰을 통해 인식되고 추측되며, 이 추측을 합당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해주는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강화된다. 


따라서, 리더 입장에서는 비전을 제시하고 커뮤니케이션 함에 있어 조직 구성원들에게 진정성과 일관성을 가지고 접근할 필요가 있고, 눈에 보이는 인위적인 결과물들보다 그 이면에 직원들이 가지고 있는 기본 가정들을 염두에 두고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공동 비전을 이야기 할 필요가 있다.


<참고 문헌>

1. 피터 시스코, 일레인 비치, 조지 할렌베크(2017), COMPASS - CCL 50년 지혜가 담긴 리더십 개발 가이드, (주)피에스아이컨설팅

2. "본인-대리인 문제" https://ko.wikipedia.org/wiki/본인-대리인_문제

3. "산업화세대→베이비부머→X세대→밀레니얼세대→Z세대…세대별로 성장 배경과 소비 패턴·가치관이 모두 다르죠~" 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18101267181

4. 김성준(2019), 조직문화 통찰 - 우리 조직의 운영체제는 무엇인가, 클라우드나인"기업 문화의 세 가지 차원" https://brunch.co.kr/@givemore/73  

5. 최혜림(2017), 스피릿: 4차산업혁명시대 리더십, 호연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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