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3.찰랑찰랑.넘치지 않는 소주 한 잔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일상을 살고 싶어서

by 봄비

소주도 적당히, 찰랑찰랑 따러야

사랑받더라.


너무 예뻐서 뒤돌아볼 만큼 아니라
그저 인상 좋고 기분 좋은 느낌의 얼굴.
미스코리아 뺨치는 기럭지 말고
우리 아빠 말대로 5cm가 부족한 기럭지.
너무 똑똑해서 세상을 놀라게 할 재능 말고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 정도로.
선한 영향력으로 뉴스에 나올 만큼 말고
호구처럼 내 것 다 퍼주는 오지랖 말고
그저 주변에 민폐끼치지 않고 살 정도만.
통찰력과 필력으로 노벨상 받는 한강 작가 말고

그저 이런 잡다구레한 생각에도

간간이 라이킷 알림음 울릴 글 쓰는 정도.
고유진을 좋아해도 일상을 잡아먹지 않을 만큼
놓쳐버린 지난 시간 안타까워도

그저 담담히 바라보며 울지 않을 만큼


그렇게 적당히 찰랑찰랑 따라진 소주처럼

넘치지 않게 살고 싶다.


넘치지 않고 싶어서 이 글을 쓴다.

keyword
화, 목 연재
이전 02화#2. 작가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