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녀(光女)와 광녀(狂女) 사이
아점은 먹어도
브런치는 먹어보지 않았으니.
반백년 만에 만난 신세계.
우연히 브런치 가게에 들른 후
내 하루 세끼는 온통 브런치
먹고 돌아서도 또,
아니아니,
안먹어도 못먹어도 버리더라도
제사처럼 차려놓은 이노무 밥상.
뭐될라고 이러시나.
단 하루, 혼자 설레어 조증의 광녀(光女)가 된다.
하루 뺀 허구한 날,
남의 밥상이 부러운 울증의 광녀(狂女)는
컴컴한 이불 속으로 슬며시 쭈그러진다.
남의 떡이 커보이는게 아니라
남이 떡이 큰 걸 알게 된 식탐많은 여자라.
다들 뭘 먹고 브런치를 차려내는가!
폭군의 셰프가 한두명이 아니니
이노무 세상....
반갑던 카톡 알림음도 귀찮아졌다.
좋다는건 안오고, 싫다는건 꼭 온다.
설상가상.
오늘은 비까지 미친듯 쏟아진다. 나는,
폭우 속 울증의 광녀(狂女)가 되어 이러구 있다.
아!
가게 문에 매달아둔 풍경소리가 울렸다.
이불 밖으로 나와 다시 광녀(光女)의 웃음을 흘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