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 024 과거와 현재의 차이

현재는 과거의 연속이다.

by 랑세

과거와 현재의 차이는 무엇일까?

과거는 이미 지나간 것이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지금 여기"에 집중하라는 말이 나온다.

산속 스님들의 가르침도 그렇다.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마음속에 깊이 울림이 있었다.

'그래, 맞는 말씀이네.'

그러나 일상으로 돌아와 보면, 이야기는 그리 단순하지 않았다.

과거는 단지 끝난 것이 아니었다.

후회의 그림자로 여전히 내 안에 남아 있었고,

미래는 불안의 그림자를 드리운 채 어깨너머로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지금에 집중하려 애써도, 과거와 미래가 번갈아 와서 나를 흔들었다.

과거와 현재.jpg

사실 과거와 현재는 한 줄기 시간의 강 위에 있다.

과거가 켜켜이 쌓여 지금이 되었고, 그 흔적은 완전히 지을 수 없다.

마치 오래된 나이테가 나무속 깊이 남아 있듯,

과거는 형태를 바꿔 현재 속에 살아 숨 쉰다.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라고 말했다.

아무리 영광스럽고 찬란했던 과거라도, 그대로 되살아날 수는 없다.

강물처럼 시간은 끊임없이 흐르고, 우리는 그 물살 속에서 오늘을 건넌다.


과거는 그 자체로 의미와 가치를 품고 있다.

때로는 쓰라린 기억일지라도, 그 속에는 삶의 교훈과 경험이 녹아 있다.

그래서 무턱대고 버리거나 잊으려는 것은 오히려 불가능하다.

깊은 산속 스님들이 말하는 '과거를 내려놓으라'는 뜻은

기억을 지우라는 것이 아니라 그 집착을 내려놓으라는 말일 것이다.

집착을 내려놓아야 현재가 비로소 가벼워진다.


과거와 현재의 차이는 공간에서도 드러난다.

어린 시절, 동네에 있던 연못은 세상에서 가장 큰 호수처럼 느껴졌다.

물결 위에 반짝이는 햇빛은 황금빛 보석처럼 찬란했고,

개구리울음소리도 작은 오케스트라 같았다.

그런데 성인이 되어 다시 가보면, 그 연못은 자그마하고 볼품없다.

연못은 그 자리 그대로 있었지만, 나는 변했다.

내 키가 자라고, 발걸음이 세상을 더 멀리 닿게 되었고,

생각의 범위도 동네 담장을 넘어섰다.

그래서 같은 장소라도 시간의 변화를 통과하면 전혀 다른 공간이 된다.


결국 현재는 과거의 연속이다.

지금 이 순간도 곧 과거가 된다.

오늘을 좋은 마음과 행동으로 채운다면,

미래의 나는 그것을 좋은 기억으로 꺼내 쓸 수 있다.

반대로 지금을 불평과 원망으로 보낸다면,

그 기억은 오래도록 후회라는 이름으로 남을 것이다.

선한 행동은 금세 보상받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언젠가는 복으로 돌아온다.

악한 행동은 당장 이익처럼 보일지라도,

결국 불행의 모양으로 되돌아온다.

그러니 조상 탓, 환경 탓, 시대 탓만 하기보다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현재를 충실히 살아내는 것이 곧 더 나은 과거를 만드는 길이다.

현재가 과거가 되는 것이다.

과거에 매달리지 않고, 미래의 불안에 갇히지 않고,

오늘 하루를 즐겁고 편안하게 살아야 한다.

언젠가 이 순간이 과거가 되었을 때,

그때의 나는 이소 지으며 회상할 수 있어야 한다.

"아, 그때 참 잘 살았구나."

그렇게 현재를 가꾸는 일이 곧

내 인생의 과거와 미래를 받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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