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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ease Don't Leave Me

John Sykes 그리고 떠난 별들을 추모하며

by 랜치 누틴


1982년 3월 19일.

밴드 오지오스본의 기타리스트 랜디 로즈(Randy Rhoads:1956~1982)는 경비행기 사고로 사망을 한다.

그의 나이 향년 만 25세.

음악계 최정점에 오르지 못한 순간에 별이 되어 세상에서 사라졌다.

국내외 많은 음악인들 그리고 많은 팬들은 갑자기 닥친 랜디 로즈의 죽음을 크게 슬퍼했다. 어린 시절 소아마비로 한쪽 다리가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불꽃같은 연주를 통해 많은 이들의 가슴을 후벼 팠던 것이 그를 더 안타깝게 여기게 만들었을 것이다.

Goodbye to Romance는 자신의 추모곡이 되어 버렸다.

82년 당시 팝 칼럼니스트 전영혁 씨는 랜디 로즈의 죽음에 너무 괴로워했다고 그의 추모음반 해설지에 밝힌 바 있었다.


랜디 로즈, 출처 : https://www.imdb.com/name/nm1173849/mediaviewer/rm1088098048/?ref_=ext_shr_lnk
Randy Rhoads 출처 : https://www.ozzy.com/archives/news/randy-forever




많은 음악인들이 다 피어오르지 못한 그의 죽음에 애도했다. 동시대 최고의 기타리스트 중 한 명인 북 아일랜드 출신이며 씬리지(Thin Lizzy)를 거쳐갔던 게리 무어(Gary Moore)는 공연 중 후배 기타리스트 랜디로즈를 추모하며 연주를 한다.

'Sunset' - 1983년 Japan tour 중.

https://youtu.be/JdRaMK1jWfw?si=MvvFVcRWca_lNFuh

Gary Moore 공식 Youtube 채널


게리무어는 참 슬프게 연주하는 기타리스트이다. 그의 인생을 내가 다 알 수는 없어서 그의 삶이 연주에 반영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그의 기타 소리는 남들과 다른 깊은 슬픔이 녹아있다. 성격인지는 모르겠지만 게리무어는 추모곡을 꽤 연주했다. Randy Rhoads를 위한 'Sunset'은 물론 1987년 KAL기 폭파 사고를 노래한 'Murder in the sky'도 있다. 2010년 4월 30일 직접 실황공연을 본 적 있었는데 그 당시에도 "천안함 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분들과 유가족에게 바친다." 라며 "Still Got the blues"를 바친 적 있다. 그러나 공연에서 그렇게 활동적인 모습을 보였던 게리 무어도 그다음 해 2011년 2월 6일 세상을 떠났다.


게리 무어를 존경하는 많은 기타리스트들이 그를 추모하였다.

특히 같은 아일랜드계로써 Thin Lizzy라는 같은 밴드를 거쳐간 존 사이크스(John Sykes)의 경우 그의 죽음이 더 특별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존 사이크스는 Gary Moore를 위해 최고의 인기곡 'Still Got the Blues'를 연주한다.


출처 : John Sykes -YouTube 채널-Still Got the Blues 연주음원


존 사이크스의 영롱한 톤과 감성적인 연주는 누구보다 게리 무어의 감성에 딱 맞아떨어졌다. 한동안 이 연주를 인상 깊게 들었던 적이 있었다.


시간이 한참이 흐른 뒤, 2025년 1월 21일 존 사이크스(John Sykes)의 사망 소식을 듣게 되었다.

이제 혈연으로 이어지지 않은 누군가의 죽음 따위는 그다지 큰 슬픔으로 다가오지 않는 나이가 되었다. 솔직히 그의 타계 소식에 슬프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그를 기억하고 싶다는 생각은 절실히 들어 이 글을 쓰게 되었다.


1월 22일 그를 추모하는 마음에 배철수의 음악캠프에 메시지를 보냈다.


John Sykes(1959~2025)

그는 오랜 암 투병에 의해 사망했다. 그의 공식 사이트 대문에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깁슨 기타 한대와 추모의 빨간 장미꽃이 걸려있다.

존 사이크스는 깁슨 레스폴 기타를 선호하는 대표적인 연주자다. (가장 유명한 깁슨 애호 기타리스트는 레드 제플린의 지미 페이지가 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지미 페이지, 리치 블랙모어, 게리 무어, 마이클 쉥커, 울리히 존 로스, 앨런 홀스워스(UK)등을 존경한다고 하였다*(주). 이 인터뷰 이야기를 듣고 존 사이크스의 연주에 대한 의문이 풀렸다. 사용하는 기타 사운드와 톤이 조금 얼벨런스 하다는 것을 느꼈었는데 존경하고 영향을 받은 기타리스트가 온탕과 냉탕이 섞여 있다 보니 특유의 음색이 나오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존 사이크스는 당시 유행했던 속주 연주 또한 일품인데 그의 태핑은 과하지 않으면서도 적재적소에 들어있고 밴딩은 하늘을 찌른다.

*(주) Sykes listed Jimmy Page, Ritchie Blackmore, Gary Moore, Michael Schenker, Uli Jon Roth, Allan Holdsworth and John McLaughlin among his biggest influences. (위키백과)


또한 존 사이크스는 자신보다 어린 음악인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마이클 아모트(Arch enemy)나 마티 프레드만(Megadeth) 같은 강력한 사운드의 기타리스트는 물론 천상의 보컬리스트 마이클 스위트(Stryper)까지 영향을 주었다는 것을.

2004년 그는 100인의 위대한 기타리스트에 선정되었다.


존 사이크스는 1980년 영국 하드락 헤미베탈 밴드인 'The Tygers of Pan Tang'이라는 밴드에서 데뷔하였다. 그는 신인시절 2개의 앨범을 남겼다.

이후 존은 오디션을 통해 당시 상당히 유명했던 Thin Lizzy에 리드 기타 연주자로 뽑혔고 이미 밴드에서 자리 잡은 선배 스콧 고럼(Scott Gorham)과 나란히 호흡을 맞췄다.

무명의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참여했던 'Thunder & Lighting'는 크게 인기를 얻었다.

Thin Lizzy는 밴드의 리더 Phil Lynott의 개인적인 문제로 1983년 해산의 수순을 밟아 갔다. 존은 당시 데이빗 커버데일을 만나 그의 밴드 Whitesnake에 들어가고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1987년 발표된 동명 타이틀 음반인 'Whitesanke'는 전 세계적으로 2천만 장이 팔렸다.


화이트스네이크_-_Whitesnake.jpg By 게펀 레코드, EMI, 공정 이용, https://ko.wikipedia.org/w/index.php?curid=2537881

밴드의 기타리스트로써 최고의 활동을 보였던 존은 WhiteSnake를 나가고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보일 수 있는 밴드를 결성한다.


Blue Murder

3인조 밴드 'Blue Murder'. 베이스 기타에 토니 프랭클린(Tony Franklin)과 드러머 오지 오스본 출신인 Carmine Appice(카마인 어피스)를 만나 결성한다. 이 음반에서 존 사이크스는 보컬과 함께 기타를 연주한다. 블루 머더의 1집 음반은 락 음악 역사의 명반으로 알려져 있다.

1집을 발표하고 멤버들은 제각각 흩어진다. 워낙 유명하고 개성이 있는 사람들이어서 오래 같이 활동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이후 존 사이크스는 잠시 당시 가장 유명했던 밴드 Def Leppard의 영입 의사를 건네받는데, 이 영입 조건이 참 재미있다.

1. 기타를 정말 잘 칠 것. (당연한 소리지만 엄청나게 잘 쳐야 할 것)

2. 노래를 정말 잘해야 할 것.

3. 영국인일 것. (북 아일랜드 포함?)


위 3가지의 조건을 걸었다.

존 사이크스가 새로운 멤버로 거론되었는데 그가 전자드럼으로 무장된 Def Leppard에 가지 않은 것이 어쩌면 다행일지 모르겠다. 그리고 존 사이크스는 성향상 누구 밑에서 일할 멤버가 아니었다. 결국 데프레퍼드는 차기 기타리스트는 비비안 캠벨(Vivian Campbell, ex. Dio와 White Snake)로 낙점이 되었다.


존 사이크스는 새로 멤버를 구하고 2집 'Nothing But Trouble' 음반을 작업한다. 베이스 기타에 마르코 멘도사(Marco Mendoza)와 드럼에 타미 오스틴(Tommy O'Steen)

앨범 제킷의 금발의 꼬마는 존 사이크스의 아들을 참조로 그렸다고 전해진다.

개인적으로는 1집보다 2집 음반을 훨씬 좋아한다.


블루 머더 해체 이후 개인적인 솔로활동을 이어가다가 2000년대 Thin Lizzy를 다시 결성한다.

말이 Thin Lizzy이지만

Blue Murder+Thin Lizzy+White Snake=Thin Lizzy인 그룹이었다.

우선 멤버 구성이

기타와 보컬 : John Sykes

기타 : 스콧 고럼(Scott Gorham, ex. Thin Lizzy)

베이스 : 마르코 멘도사(Marco Mendoza ex.Blue Murder)

드럼 : 타미 엘드릿지(Tommy Aldridge, ex Ozzy Osbourne, White Snake )

다시 결성된 Thin Lizzy는 정식 재결성은 아니고 프로젝트 또는 투어 형식의 밴드로 결성이 되다 보니 이에 대한 자료가 없다. 하지만 역사적인 현장을 직접 공연으로 목격했다.


2007년 4월 웸블리 아레나 Thin Lizzy 공연

이 공연은 Deep Purple의 오프닝 성격의 공연이었다.

처음으로 런던에 갔던 필자는 운 좋게 공연을 볼 수 있었고, SONY디지털카메라의 AA건전지를 갈아가며 공연 현장을 담을 수 있었다.


가장 인상 깊게 들었던 곡은 Thin Lizzy 'Cold Sweat'

2007년 런던 웸블리 아레나 Thin Lizzy-Cold Sweat(직접 찍은 영상)

공연 드럼은 타미 엘드릿지였다. 그의 실제 드럼연주는 처음이었는데 사실 공연 중에는 드럼 멤버가 누구인지 몰랐고 그저 연주가 대단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공연이 한참 진행되고 드럼 솔로가 끝날 때쯤 "타미 엘드릿지"라고 소개하는 장면에서 나는 탄성을 질렀다.

오지 오스본 시절, 랜디 로즈와 같이 공연하는 연주에서부터 우러러봤던 그를 내 앞에서 보게 되었다니 놀랍고 흥분에 겨운 시간이었다.


당시 찍은 공연 사진을 몇 장 올려본다.


2007년 웸블리 아레나 Thin Lizzy 공연 중 (직접 촬영)


2007년 웸블리 아레나 Thin Lizzy 공연 중
2007년 웸블리 아레나 Thin Lizzy 공연 중
2007년 웸블리 아레나 Thin Lizzy 공연 중


존 사이크스는 세상을 떠났지만. 랜디로즈에서 게리무어 그리고 존 사이크스로 이어진 추모곡들 긴 별자리 같은 인연을 무시할 수 없는 것 같다.

그의 기타 인생을 대표하는 곡인 John Sykes와 또 다른 별 Phil Lynott와 함께한 Please Don't Leave Me로 마치려 한다.


출처. Grumberf Warcraft YouTube 채널.


그를 추모하며 "Rest in peace."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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