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반 4집 음반
"4번"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야구 경기가 아닐까 싶다.
야구에서 1~2번 타자들은 발이 빠르고 날렵한 선수들이 배치된다. 물론 그들이 안타나 홈런을 치면 좋겠지만 목표는 1루로 출루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파울이나 볼을 유도하면서 때로는 도루를 성공시키는 것 또한 주요 임무이다.
다행히 1,2번 타자가 모두 출루하였다. 2번 타자가 도루를 진행하려 했지만 상대편 포수에 막혔다.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해서 아웃될 수도 있다. 그러나 걱정이 없다.
3번 타자는 발도 빠르지만 타격감도 좋은 베테랑인 경우가 많다. 3번은 땅볼을 치고 1번 타자인 2루 주자는 아웃이 된다. 하지만 3번 타자는 무사히 1루에 진출한다.
이제 대망의 4번 타자가 나올 차례다. 각 팀 4번 타자는 중량감이 있는 선수가 많다. 달리기도 그다지 빠르지 않지만 타격감은 최고다. 이제야 원아웃. 큰 거 한방이면 못해도 2점은 노릴 수 있다.
드디어 4번 타자의 방망이가 터지고 당당히 2루타를 맞이했다. 그걸 본 5번 타자는 웃음을 참고 나선다. 5번 타자 역시 안타를 치고 2루로 출루했다. 그 시각 4번 타자는 홈 인에 성공한다.
얼마나 이상적인 경기인가. 모든 주자가 출루하고 4번 타자가 홈런을 치면 만루홈런이 될 것이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음악인의 흥망성쇠도 비슷하다.
처음 데뷔 음반을 홈런을 칠 필요가 없다. 물론 실패보다 성공이 낫겠지만 데뷔 1집을 성공시키면 팬들의 기대에 부흥해야 한다는 부담이 엄청나고 잘못하면 그 인기도 바로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7~8집에서 성공한다고 하면 인기를 얻기 전에 팀이 해체되거나 생활고로 음악을 그만 둘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음악인에게 가장 좋은 성공은? 4집이 대박을 치는 것이다.
무명의 시절을 거쳐 1집을 내고 조금 성숙해지며 2집 음반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게 되고 3집부터는 성숙해지고 4집에서 드디어 포텐을 터트려야 5집 음반까지 그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
혹시나 6,7집을 만들기 전에 음악을 그만두거나 밴드가 해체될 수도 있다. 그래도 걱정이 없다. 4집에서 이미 큰 인기를 얻어 돈을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4집을 낼 즈음되면 음악인 밴드의 역사가 10년 이상 되어 자리도 어느정도 잡게된다.
정규 4집에서 최고의 인기를 얻은 음반들. 이번 회차에는 역사적 명반 4집 몇 장을 소개하려 한다.
1. A Night at the Opera(1975)-Queen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기억하시나요.
밴드 퀸의 멤버들은 영국의 한 시골의 스튜디오에서 음반을 제작한다. 바로 그 음반이다.
누구나 다 아는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가 들어있고 유명한 Love of my life, '39 등이 있다.
분명 <한 밤의 오페라>라는 제목의 음반이지만 신기하게 제킷은 하얀 배경이다.
5집 음반인 A Day At the Race 음반 제킷이 검은색인 것을 생각하면 의도적으로 그렇게 반대로 만든 것이 아닐까 싶다.
2. IV(1971)-Led Zeppeline
레드 제플린의 가장 대중적인 성공음반인 4집 음반이다.
'Stairway To Heaven', 'Rock N' Roll', 'Black Dog'가 들어있다.
LP로 음반을 거꾸로 돌리면 이상한 악마의 소리가 들린다는 괴소문이 있었는데 그래서 더 히트를 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노이즈 마케팅?)
3. Fragile(1971) - Yes
프로그레시브 그룹 Yes의 최고의 성공음반이다. 'Roundabout'가 들어있다는 것으로도 예스의 대표음반이라 칭할 수 있다. 멤버 구성도 최고였고 모든 면에서 완벽한 음반이다.
스티브 하우(G), 존 앤더슨(V), 크리스 스콰이어(B), 나중에 킹크림슨으로 자리를 떠난 빌 브루퍼드(D), 그리고 세계 최고의 키보디스트라 불리는 릭 웨이크만(K)까지 좀 과장해서 말한다면 인류가 만든 가장 완벽한 연주의 조합이라고 할 수 있다.
4. IV-TOTO
토토의 4집 역시 Best 음반이라고 말할 정도의 싱글 히트곡으로 가득하다.
토토음악 듣고 싶으면 이 음반 하나만 들어도 된다.
아래는 기타 시리즈입니다.
5. The Extremist(1992)-Joe Satriani
조 세트리아니의 음반은 2집 < Surfing with the Alien>가 락 명반이라 불리지만 개인적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4집 음반을 제일 좋아한다.
Friend, Cryin', Summer Song, Rubina's Blue Sky Happiness 등의 히트로 골드레코드가 되었고 그래미 워어드 best rock 노미네이트 되었다.
6. Staring at the Sun(2001)-Neil Zaza
개인적으로는 21세기에 발표된 음반 중에서 최고의 락 음반이라고 생각한다.
저번주에 Neil Zaza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했으므로 이번 회차에서는 간략하게 설명하고 지나가려 한다.
프린스의 'Pruple Rain' 커버곡이다.
7. Girls Girls Girls(1987) - Motley Crue
LA 메탈의 최정상을 이끌던 머틀리 크루의 음반이다.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사하면서 음악 외로 관심을 받다 보니 그들의 음악성은 평가절하 된 감이 있다. 타이틀 곡인 'Grils Girls Girls'와 감성 발라드 'You All I Need' 등을 정말 좋아한다.
8. New Jersey(1988)-Bon Jovi
80년대 최고의 비주얼을 자랑하던 그룹 본조비.
자신들의 고향인 'New Jersey'를 음반 타이틀로 하고 있는 음반이다.
'Lay Your Hands On Me', 'Bad Medicine' , 'Born To Be My Baby', 'I'll Be There For You' 등이 상당히 인기를 얻었다.
너무 잘생겨서 음악성을 평가절하 당했던 그룹.
아래부터는 조금 강력한 음반들입니다. 기호에 따라 싫어할 수도 있을만한 음반이에요.
9. Rust In Peace(1990) - Megadeth
위키백과에도 소개된 최고의 역작이라고 소개되는 음반이다.
메가데스는 메탈리카보다 인기가 없는데 팬층은 메가데스가 더 두터운 편이다. 메탈리카는 누구나 좋아하기 때문에 마니아 팬층은 좀 적은 편이기도 하다.
사회에 대한 비판, 마약의 문제점, 미국 네바다주 51 구역에 대한 의심 그리고 핵 무장에 대한 경쟁등이 이 음반의 주제이다.
미국 네바다주의 51 구역에서는 어떤 실험이 진행되고 있을까. 외계인을 실험하고 있다는 음모설을 생각하며 이 음반을 들으면 참 묘미가 있다.
10. Heartwork(1993)-Carcass
카르카스의 최고의 명반으로 불리는 음반이다. 데스메탈이라는 음악적 장르와 '카르카스'라는 끔찍한 그룹명 때문에 멤버들이 극악무도한 사람일 것이라는 오해를 할 수도 있지만 실제 이들은 동물의 권리를 보호하고 잔인한 도축을 반대하는 '채식주의'였다고 한다.
자신들의 가사를 통해 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하는 밴드이다. 그것이 이쪽 익스트림계열 음악의 진정한 묘미이기도 하지만.......
4집의 기타를 담당한 밴드의 기타리스트 마이클 아모트는 이 음반을 끝으로 팀을 탈퇴한다. 그리고 아치 애너미(Arch Enemy)를 결성하는데 2003년 한국에 방문하여 "부산국제록페스티벌"에서 연주를 보였다.
(저는 당시 포스터를 만들어서 맨 앞자리에서 관람을 했습니다. TV 방송에 찍히기도 했는데 오래되어 자료를 찾을 수 없네요.)
많은 음악인들이 정규 4집 또는 5집. 아니면 3집을 발표하고 대부분 하향세로 돌아서곤 한다.
음악 하는 사람들은 짧은 기간 동안 반짝이는 자신의 기량을 모두 다 발휘하고 시간이 흐르면 점점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 같다. 실력이 떨어지는 것인지 새로운 시대 변화에 적응을 못하는 것일지. 50년 음악생활을 한 베테랑 가수들도 신곡을 부르기보다 과거의 히트곡을 부르며 돈을 번다.
직장생활도 마찬가지다. 회사 입사한 지 3년 차 까지가 배우는 것도 많고 5년에서 10년 사이에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꽃 피울 수 있다. 그러나 10년 이상 재직하면 기존의 업무를 반복하는 루틴이 이어질 뿐이고 크게 발전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직장인들이 50세 전후하여 정리해고도 많이 당하지 않는가.
시간이 지나면서 노력한 만큼 비례하면서 실력이 늘어나는 것이 어디 없을까. 4집을 끝으로 기울어지는 음반들이 40대가 지나면 꺾어지는 인생과 어딘지 모르게 흡사해서 마음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