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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랜덤초이 Dec 02. 2022

암호화폐 유감

요즘 '루나-테라 사태'와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파산', '위믹스 상장폐지' 등으로 암호화폐 시장이 매우 시끄럽고 혼란스럽다.


나는 5년여 전, 회사 CEO의 지시로 가상화폐 기술 및 관련 사업에 대해 분석해서 보고해야 할 일이 있었다. 

당시에 이런저런 관련 자료를 찾아 분석해 보면서 사실 암호화폐에 대해서 나 나름으로는 회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지금의 모습이 그다지 의외의 일로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무슨 업계의 전문가라던가 남들은 모르는 혜안을 가지고 있어서 그렇게 판단하게 된 것은 아니었다. 

의외로 내가 암호화폐에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된 이유는 너무 간단하고 사소한 이유이다.

그건 그 시장 참여자들의 말과 행동이 너무 현학적으로 꾸며져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 내가 암호화폐 관련 사업에 대해서 알아봐야겠다 생각했을 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내가 그 시장을 이해하는데 가장 어려웠던 건 그들이 사용하는 용어가 너무 생소했기 때문이다.


알트코인(Alt Coin), 스캠(scam), ICO, 합의 프로토콜(Consensus Protocol), 지분증명(Proof of Stake), 작업증명(Proof of Work), 디파이(De-fi), 하드/소프트 포크, Hot/Cold wallet 등등


새로운 개념으로 포장한 용어를 당연하다는 듯 구사하며 “이런 복잡한 걸 너흰 모르지?” 하는 것 같은 업계의 커뮤니케이션이 불편하게 느껴졌다.

이런 어려운 건 다 건너뛰고 “자 너희도 일단 사면 돈을 벌어”라고 얘기하는 걸로 보였기 때문이다.


어렵게 어렵게 용어를 이해하고 더 깊게 달려들다가도 코인마다 가지고 있는 발행 구조와 운영 백서를 이해하기에는 또다시 절벽 같은 좌절을 느껴야 하고 다시금 “이것저것 재지 말고 일단 사라”라는 주문을 받는 것 같은 경험을 하게 된다.


주류와 비주류 매체 그리고 각계 전문가를 가리지 않고 암호화폐를 미래의 투자수단이라 얘기하고들 있지만 정작 필요한 정보는 충분히 알려지고 있지 않다는 생각에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나의 그런 감정이 그저 내가 과문(寡聞)하여 그렇게 느끼는구나 싶기도 했었지만, 요즘 벌어지는 일련의 사태를 바라보면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 사람들 역시 사실은 암호화폐 시장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그래서 이쯤 되니 다시금 수천 년 전 현인(賢人)의 말이 새삼 마음에 와닿는다.


교언영색 선의인(巧言令色 鮮矣仁)이라 (공자의 ‘논어’ 中)

(교묘하고 화려한 말솜씨와 얼굴빛과 표정을 좋게 꾸미는 자 중에 어진 사람은 적다.)


필요 이상으로 꾸며서 설명하고 이해하지 못할 일에 인생을 걸진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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