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안정적인 이익 확보를 위협하는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각종의 리스크를 정의해 관리한다.
이름난 기업들의 리스크 관리범위를 살펴보자면 행정적 규제부터 법률, 기술, 재무, 지적재산권, 마케팅, 품질, 보안, 안전 등 기업활동의 대부분 영역에 대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함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각 기업들은 각자가 영위하는 사업의 종류가 다양하고 또 그들이 처한 환경도 각양각색이기에 똑같은 방법으로 리스크를 관리할 수 없다.
그래서 저마다의 필요와 처한 환경에 따라 그 방법과 수준을 달리하여 리스크를 관리하고는 한다.
어떤 기업은 별도의 독립적인 리스크 관리조직을 통해 내부 점검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고
또 어떤 기업은 각각의 기능 부서가 각자 담당하는 영역에 대한 리스크를 정의해 관리하는 경우도 있다.
당연하게도 리스크 관리의 책임은 특정 개인이나 부서 한 곳에 맡기기보다 여러 이해관계자가 관여하는 편이 효과적일 것이다.
스스로의 리스크를 드러내기 힘든 경우에 대해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되기 위해서라도 분명히 그렇다.
기업에 대한 사회적 감시가 강화되고 점차 다양해지는 현실 속에서 리스크 관리도 전문적 역량이 점차 강조되고 있는 분야이다.
앞다퉈 리스크 관리를 위한 전문 조직이 생겨나고 체계적인 관리활동이 전개되는 건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그런 노력들이 지나쳐서 기업 본연의 경쟁력을 훼손시킬 정도에 이른다면 그때는 관리활동 그 자체가 기업의 리스크가 되기도 한다.
한편 기업이 가진 리스크 요인 중에는 사람들이 많이 언급하지 않지만 사실 기업이 가진 가장 큰 요인이 존재한다.
바로 'CEO 리스크'이다.
'CEO 리스크'라고 하면 단순히 CEO가 일으키는 윤리적, 사회적 문제에 의한 기업평판의 추락 정도로만 생각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 그런 일뿐 아니라 CEO로 인한 리스크는 훨씬 다양하고 치명적이다.
그 이유는 CEO에 대해 기업 내부의 견제가 작동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기업 조직의 내부에는 인사(人事), 심사(審査), 감사(監査) 기능 등을 통해 내부 통제와 관리가 이뤄진다.
하지만 중이 제 머리를 못 깎듯 내부 통제 권한의 정점(頂點)에 있는 CEO에게는 감시와 견제가 작동되기 어렵다.
견제도 어려울뿐더러 경영상 판단이라는 애매모호한 보호막 뒤에서 의사결정 권한을 행사하니,
CEO야 말로 기업의 안정적 이윤 창출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기회요인이자 반대로 리스크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당연히 절대다수의 CEO는 스스로의 역할에 부여된 책임을 느끼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을 것으로 믿는다.
하지만 역사에 기록된 초대형 기업의 파산 뒤에는 CEO의 탐욕이라는 치명적 원인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21세기에 들어서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에너지 기업 엔론(Enron)과 통신 기업 월드컴(MCI WorldCom)의 파산은 이제와 돌이켜보면 CEO의 경영상 판단이 기업의 파산으로 이어진 사례로 볼 수 있다.
CEO, 특히 창업자가 아닌 전문경영자 CEO는 스스로의 성과를 증명하기 위해 무리한 전략을 실행하기도 한다.
재임기간 중 전임자와 비교하여 새로운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이 무리수로 작동되는 경우가 가장 위험한 순간이다.
기업을 변화시키고 개혁한다는 명분으로 충분히 고민하거나 준비하지 않은 전략을 밀어붙이면 그 반작용이 반드시 발생한다.
그런 반작용이 작동되는 상황에 기업 외부로부터 경기침체나 신용위기 같은 어려움이 더해지면 리스크는 궤멸적인 결과로까지 이어진다.
그럼 과연 CEO의 의사결정 리스크는 누가 견제하고 조정할 수 있을까?
이론적으로는 CFO처럼 내부통제 책임이 큰 경영진이나 이사회가 그런 역할을 담당하는 게 맞다.
하지만 현실 세계 속에서 그런 포지션은 CEO의 영향력이 미치는 곳이다 보니, 그들에게 기대되는 역할을 온전히 수행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그리고 어쩌면 회사의 임직원들이 일을 하면서 정확한 사실과 정보 판단을 근거로 CEO에게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서포트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CEO의 굳은 결심에 영향을 주기에는 그 힘이 미약할 수밖에 없다.
CEO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경우는 제한적일뿐더러, 그 과정에 참여한 직원들이 눈치 보지 않고 소신껏 정직하게 일하는 것을 기대해야 하고, 또 심지어 그런 올바른 견해를 CEO가 편견 없이 이해해야 한다는 서너 차례의 행운이 연속되어야 하니 더욱 그렇다.
그래서 기업이 CEO를 선임하는 일은 그만큼 중요한 일이다.
어떤 사람을 선임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흥망성쇠에 가장 큰 영향을 주게 되니 말이다.
이렇게 CEO의 영향이 절대적이니 만큼 CEO(Chief Executive Officer)가 CEO(Critical Error Originator)로 역할하지 않기를 바라려면 역시 Right Person을 찾는 일이 가장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일단 새로 CEO가 취임하게 되면, 그 이후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았다.
Corporate ends occasional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