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둥굴레, 보리차
올해부터 나의 가족이 늘어났다~
마이너스의 손으로서 많은 식물의 생명을 빼앗았던 과거의 기억 때문에 화분을 사지 않았는데, 올해 4월에 큰 맘먹고 데려온 몬스테라가 무럭무럭 자라나서 다시 용기를 주었다^^ (4월에 같이 데려온 화분 3개 중 몬스테라만 유일하게 생존함ㅠㅠ...)
분명 같은 장소에 똑같이 물을 주었는데, 생명력 강한 몬스테라만이 4장의 잎이 8장이 되고, 키가 2배로 자라나서 우리 집의 풍성한 초록빛을 담당한다. 그리고 옆에 있는 화분들은 최근 모종을 사서, 화분에 옮겨 심은 귀요미들~
무소유를 외치셨던 법정 스님의 반대의 일상을 보낸다. 처음 샀을 때는 잡지에 실린 사진처럼 공간에 맞춰서 예쁘게 놓고 싶었다. 하지만 실상은 아침에 베란다로 이동, 잠들기 전 거실로 이동하는 단체 생활. 이번엔 잘 키워야지 하는 욕심에 애지중지하며, 바람이 잘 통하는 곳으로 매일 출퇴근시키고 있다.
내 일상의 플러스가 식물이라면, 내 일상의 마이너스를 시작한 것은 생수병이다.
난 생수병에 담긴 물을 너무나 사랑했다. 정수기에서 나오는 물보다 생수병에 든 물이 더 좋았다. 그래서 정수기보다는 생수병을 집안에 가득 채웠었다. 코스트코 생수, GS25 시의 생수가 내가 제일 사랑하는 쇼핑 템이었다. 음식을 요리할 때도 생수를 넣고 할 만큼 나의 생수 일상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런 내가 올해가 되어서야 조금 달라졌다. 마스크를 매일 쓰고, 그만큼 쓰레기가 더 늘어나는 게 보이기 시작했다. 분리수거를 이렇게 오래 해왔는데, 쓰레기에 관심을 가져본 적은 없었다. 올여름 무더위 속에 분리수거를 하다가 갑자기 스친 생각이 있었다. 1인 가정에 왜 이렇게 게 플라스틱이 많이 나올까? 올해 한 번도 배달음식을 시키지도 않았는데, 나의 플라스틱 쓰레기는 너무 많았고, 그중 대부분은 PET병이었다. 며칠 후 인터넷에서 미세 플라스틱에 관한 그림 몇 장을 보다가 생각했다. 내가 언제부터 수돗물을 마시지 않았을까? 수돗물 불신으로 시작했던 생수 사랑을 내려놓고, 수돗물 마시기를 시작했다.
커피만 마시던 나의 일상에 수돗물로 보리차와 둥굴레차를 끓였다. 엄마랑 같이 살던 학창 시절에 마시던 보리차를 올해야 내 손으로 마시다니. 가을이 돼서 그런지 따뜻함이 좋았고, 분리수거도 일주일에 1번에서 2주일에 1번으로 횟수를 줄일 수 있었다. (환경 사랑과 분리수거를 위한 나의 에너지 감소!)

올해 봄까지 똑같은 장면에서 아무런 감흥이 없었는데 요샌 같은 장면에도 다른 생각을 한다. 건강에 대해서도.
아침에 미열만 생겨도, 건조한 방 공기에 코가 조금만 막혀도 나는 나를 '혹시...'가 아닐지 의심한다. 나의 몸, 증상 하나하나에도 이렇게 집중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새로운 생각은 새로운 일상과 새로운 장면을 맞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