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연, '불편한 편의점'
청파동의 한 편의점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야간근무 '독고 씨'가 등장함으로써 이야기는 시작된다. 작고, 아담한 편의점에 방문한 손님을 불편하게 만드는 독고 씨, 그런데 그 불편함의 어색함이 시간이 지나면서 따뜻함으로 서서히 번져가는 마음을 느낀다.
독고 씨를 바라보는 주간 알바생의 시선, 사장님의 시선, 손님의 시선 그리고 독고 씨의 시선으로 같은 장면을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게 해 준다.
다양한 등장인물 중에 나의 시선은 독고 씨의 따뜻한 배려가 낯설고 불편해하는 손님의 입장이다. 서울에 올라온 후부터 다양한 체험과 경험이 가져다준 것은 씁쓸함이었다. 이유 없는 배려를 느낀 순간은 적었고, 배려와 챙김에 대가가 따르는 매정함을 더 많이 느껴서일까?
독고 씨의 친절함을 처음 읽었을 때는 낯설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그리웠다. 나의 사회생활이란... 찌들 때로 찌든 어른의 일상인 걸까? 한 사람의 존재만으로 인정받는 그런 경험을, 가족이 아닌 타인을 통해서 느낄 수 있는 일은 얼마나 있을까?
소설은 따뜻했다. 인류애를 느낀다는 유행어처럼, 사람 사이의 소통과 정을 느낄 수 있었다. 고물가, 인플레이션, 태풍 등등의 험한 뉴스만 접하고 살다가 오랜만에 따뜻한 이야기를 눈으로 읽어 내려갔다. 어쩌면 가장 소통이 필요한 사람, 따뜻함이 필요한 사람은 내가 아닐까?
나날이 까칠해지고, 가끔은 차가워지는 나의 가시가 도드라졌다. 책을 읽는 동안 가시 많은 나뭇가지를 자르는 농부의 마음이었다. 가시도 너무 많으면 불편해진다. 내가 편안해지기 위해서 가시라는 보호막도 일부를 자르기로 했다.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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