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하늘에서 팝콘비처럼 내리다 너에게 종착한다. 아지랑이처럼 하늘을 걷던 벚꽃 잎 한 장이솜사탕 마냥포슬포슬한 너의 머리 위에 살포시 내려앉는다.너의 앙증맞은 뒤통수는 작고 여린 꽃잎 한 장의 침대가 된다. 나는 행여나 그 작은 기적의 순간을 놓칠세라 다급하게 스마트폰을 내어 카메라를 수도 없이 작동시킨다.
나는 번갈아 본다.사진 속 너를 한 번, 여전히 꽃잎의 침대가 되어주고 있는 다정한 실재(實在)의 너를 한 번. 그리고 문득 사진의 방식이털한 올 한 올 자아가 있는 듯 숨 쉬는 너를 전혀 담아내지 못함을 깨닫는다.
순간을 정지시켜 아름다움의 기억을 붙잡는사진의 방식은 너를 기록할 수 없다. 너의 아름다움은 꼬투리가 터지듯 생생하고 역동적인 아름다움이라, 팔 할이다정함이며 보지 않고도 느껴지는 각별한 따듯함이라,네모난프레임은 도무지 너를 속삭이지 못한다.
그러므로 나는 너라는 극명한 온기의 서사를언어의 방식으로 기록한다. 비눗방울에 닿아도 터지지 않을 투명하고, 빛나고, 둥글둥글한 단어들을 조각보처럼 모아 너를 적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