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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애전략(友愛戰略) 2

내 아이는 나의 기적입니다 27

by Rani Ko

2부. 홀로서기의 시간— 각자 자신만의 자리에서 관계를 이어가는 법


사랑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던 시절이 지나면,
이제는 나란히 흐르는 법을 배워야 한다.


가족이란 결국, 서로를 통해 자신을 비추어보는 거울 같다. 아이들이 자라며 서로를 배우듯, 나 또한 아이들을 통해 나를 새롭게 배우고 있다. 그렇게 우리는 매일 조금씩 더 따뜻한 사람이 되어간다.


그러나 가족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존재이지만, 한편으로는 누구도 대신 살아줄 수 없는 독립된 개체들이다. 형제란 ‘같은 부모를 두고 태어난 완벽한 타인’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그 사실을 인정할 때, 관계는 오히려 더 건강해지고 오래 지속된다.


형제의 사랑도 결국은 독립을 전제로 한 성장의 과정이다. 어릴 때는 한쪽이 다른 한쪽을 보살피며 사랑이 위에서 아래로 흘러가지만, 세월이 흐르면 그 사랑은 나란히 흐르는 평행선이 된다. 그때부터는 서로의 어깨를 빌리지 않고도 마음으로 이어지는 관계가 된다. 나는 두 아이가 그렇게 자라길 바란다. 의지하되 의존하지 않고, 다르지만 여전히 연결된 관계로 말이다.


영화 〈레인맨(Rain Man)〉속 형제, **찰리 배빗(톰 크루즈)**과 **레이먼드 배빗(더스틴 호프만)**을 떠올려본다. 또, 〈길버트 그레이프(What’s Eating Gilbert Grape)〉에서 **길버트(조니 뎁)**와 **어니(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관계처럼, 한쪽이 다른 한쪽의 삶을 짊어진 듯 버거워지는 관계를 엄마로서 만들고 싶지 않다. 그래서 더더욱 준이를 홀로 설 수 있게 돕고 싶다.


부모의 그늘 안에서는 아무리 우애가 깊어도, 성인이 되면 결국 각자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각자 오롯이 서 있을 수 있어야, 그 관계는 비로소 건강하게 지속된다. 삼남매로 자란 나 역시 오빠, 동생과 수없이 부딪히며 자랐다. 때론 사소한 일로 티격태격하기도 했지만, 성인이 되어 각자 사회에서 자기 몫을 하며 살아갈 수 있었기에 지금도 서로에게 큰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


‘남보다 나은’ 혈연 관계란 바로 오롯이 혼자 설 수 있어야 가능하고 유지될 수 있다. 어릴 적 부모님이 늘 우리 남매들에게 하시던 말씀이 있다.


“각자 자기 몫을 하고 잘 살아야 우애도 지킬 수 있다.”


이제는 그 말의 진심이 조금은 이해된다. 우리 윤이와 준이도 그렇게 자라나길, 진심으로 바란다. 결국 홀로 설 수 있는 힘이 있어야, 서로에게 기댈 수 있는 관계도 오래간다. 진짜 우애란, 서로에게 의존하지 않으면서도 마음 한켠에서 늘 따뜻하게 이어지는 유대 아닐까. 사랑이란 그렇게 흘러가며 자라는 것이다.


어릴 땐 위에서 아래로 흘러내리던 사랑이, 언젠가엔 옆에서 나란히 흐르게 된다. 그때 비로소 가족의 관계도, 형제의 우애도 한층 더 단단하고 깊어진다.그것이 우리 가족이 배워가는, 그리고 내가 믿는 진짜 우애전략(友愛戰略) 이다.


가족이란 함께 자라지만,
결국엔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다시 배우는 관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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