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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돌보는 게 이렇게 힘들줄이야.

효율보다 회복, 완벽함보다 살아있음을 택하는 연습에 대해.

by 라온



나는 늘

뭔가를 해야 하는 사람으로

살아왔다.


시간은 효율적으로 써야 하고,

하루는 알차야 하며,

나 자신에게도

"오늘 뭐했어?"

라고 따져야 마음이 놓였다.


그래서일까,

조금만 무기력해져도

자책부터 시작되었다.


“왜 이렇게 의욕이 없지?”
“이러다가 진짜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이 되면 어쩌지?”


그럴수록 더 움직여야 할 것 같고,

더 열심히 살아야 할 것 같고.
결국은 다시 번아웃.


그 모든 흐름 속에서,

나는 늘

나 자신을 가장 나중에 챙겼다.


"나는 진짜로 괜찮은가?"

라는 질문은 언제나 맨 끝으로 밀렸다.


그래서 결심했다. 조금쯤은 바뀌어 보자고.


루틴이 무너지고, 방향을 잃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진 상태에서
비로소 처음으로 나에게 “괜찮아?”라고 물어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하루에 10분이라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앉아 있는 시간.

손으로 글씨를 써보거나,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는 시간.
그런 시간들이 쌓이면
나도 조금씩, 나를 다시 챙길 수 있을까 싶어서.


아직은 어색하다.
나를 돌본다는 것, 나를 우선순위에 둔다는 것이.
하지만 언젠가는
"나를 미루지 않고도 괜찮다"는 말을
조금은 자연스럽게 믿게 되지 않을까.


지금 나는 그 연습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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