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는 안녕하신가요 마지막 편
일 년에 두세 번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는 것이 나의 건강도 테스트해 보고 동호회 회원들과의 친목도 공고히 하는 행사였는데 코로나19로 인하여 마라톤 대회 참가가 불가능해져서 매우 안타까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마라톤 대회가 끝나고 나면 점심 식사를 하러 함께 이동하곤 하였다. 마라톤을 하고 난 후가 되어 이동하는 길에서 계단을 만나면 곤혹스러운 일이 발생하게 된다.
다리의 근육이 긴장되어 있는 상태에서 계단을 내려가기라도 하면 장딴지 근육의 땡김이 심해지며 나타나는 고통을 감내하기가 힘들 지경이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이 방금 전에 계단을 내려올 때에 나타났던 통증이 계단을 올라갈 때는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어찌 된 일인가.
계단을 내려올 때나 올라갈 때나 모두 무릎을 구부렸다 펴는 동작으로 움직였는데 왜 내려갈 때는 통증이 나타났다가 올라갈 때는 통증이 나타나지 않는 것인가. 단순히 무릎의 움직임만을 볼 때는 같은 동작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그 동작을 가능하게 하는 근육의 작용은 완전히 반대로 이루어지게 된다.
이와 관련하여 운동을 구분해 본다면 운동은 구심성 운동과 원심성 운동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구심성 운동은 근육의 수축으로 인하여 관절의 각도가 좁아지는 운동을 말한다. 예를 들어 아령을 들고 팔을 구부리는 운동, 즉 이두박근(일명 알통)을 수축시키는 운동을 한다고 보면 이는 구심성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반대로 구부렸던 팔을 펴는 운동을 한다면 이는 원심성 운동이 된다. 그런데 이것은 이두박근 입장에서 보는 관점의 이야기이다. 만약에 팔 뒤쪽 근육(삼두박근) 입장에서 본다면 팔을 펴는 운동이 구심성 운동이 되고 팔을 구부리는 운동이 원심성 운동이 된다.
이렇게 살펴보면 구심성 운동과 원심성 운동은 관절의 각도보다는 근육의 수축 여부, 즉 근육의 길이와 관계가 더 깊다고 볼 수 있다. 근육이 수축하여 근육의 길이가 짧아지는 운동이 구심성 운동이고 근육이 이완하여 근육의 길이가 길어지는 운동이 원심성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전 편에서 언급했던 적이 있지만, 근육은 수축만 하지, 근육 스스로 자발적으로, 능동적으로 이완은 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런데 어떻게 근육이 이완하여 근육의 길이가 길어지는 원심성 운동을 할 수 있을까.
이런 부분을 인지한 상태에서 원심성 운동을 다시 살펴보면 원심성 운동은 근육의 길이가 길어지는 운동은 맞지만 근육이 이완되어 이루어지는 운동이라고 하는 것은 살짝 잘 못 된 표현이 된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원심성 운동은 근육이 수축 상태를 유지하면서 근육의 길이가 길어지는 동작을 따라가며 근육의 힘을 조절하여 조금씩 풀어주는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달리 표현한다면 근육이 수축 강도를 조절하며 연속적으로 버텨나가는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부분의 이해를 정확히 하기 위해서는 다른 관점에서의 운동의 종류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다른 관점에서의 운동의 종류는 등장성 운동과 등척성 운동, 등속성 운동으로 분류한다. 등장성 운동은 장력(힘)을 일정하게 유지한 상태에서 하는 운동이고, 등척성 운동은 운동의 거리를 일정하게 유지한 상태에서 하는 운동이며, 등속성 운동은 운동의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한 상태에서 하는 운동이다.
이렇게 설명하여도 이런 내용을 처음 접하는 독자분께서는 도저히 무슨 소리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분이 계실 것 같아 좀 더 쉽게 설명해 보고자 한다.
등장성 운동은 우리가 아령을 들고 이두박근 운동을 하는 경우가 해당된다. 아령을 들고 이두박근 운동을 할 때에 아령의 무게는 일정하다. 운동이 끝나고 다른 무게의 아령으로 운동을 할 수는 있지만 팔을 구부리는 동작을 한 번 하는 동안에는 손에 들고 있는 아령의 무게는 변하지 않고 유지된다. 이 아령의 무게가 이두박근에 가해지는 장력(힘)이 되는 것이고 이러한 운동을 등장성 운동이라고 한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하는 대부분의 운동은 등장성 운동이다.
등척성 운동은 운동의 거리를 일정하게 유지한 상태에서 하는 운동이라고 했다. 운동의 거리를 일정하게 유지한다는 것은 관절의 움직임이 없다는 것이다. 관절의 움직임이 없다는 것은 버티는 운동이다. 예를 들어 바로 위 단락에서 설명된 아령을 들고 이두박근 운동을 할 때에 관절의 각도가 90도가 되는 지점에서 버티고 있다고 한다면 이것이 등척성 운동이 된다.
등척성 운동을 하는 동안에 움직임은 없지만 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하여 근육은 지속적인 수축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근육이 수축 상태를 푼다면 아령의 무게로 팔은 아래로 내려갈 것이고 90도로 구부러진 상태를 유지할 수 없을 것이다. 아이들이 잘못하여 벌을 주기 위하여 팔을 들고 있게 하는 것이나 철봉에 매달려 버티는 검사를 하는 것도 등척성 운동의 종류라 할 수 있겠다.
등속성 운동은 운동의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한 상태에서 하는 운동이라고 했는데 이 운동이 이해하기 가장 어렵다. 단순히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운동이 모두 등속성 운동이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에 아령을 들고 팔을 구부렸다 폈다 하는 운동을 일정한 속도에 맞추어 운동을 한다면 이것이 등속성 운동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것은 등속성 운동이 아니다.
등속성 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특별히 제작된 등속성 운동기구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등속성 운동기구는 겉에서 보기에는 일반 운동기구와 같이 생겼는데 일반 운동기구와 다른 장치가 부착되어 있다. 이 장치는 속도를 제어하는 장치이다. 그렇다고 하여 속도를 전동으로 일정하게 움직이게 하는 것도 아니다.
등속성 자전거를 예로 들어 설명하면 외형의 생김새나 사용자가 자전거를 타는 동작은 일반 자전거와 다르지 않고 같으나 속도가 제어된다. 등속성 자전거의 속도 제어기를 30 RPM으로 설정해 놓으면 사용자가 아무리 강한 힘으로 페달을 빨리 돌리려고 해도 30 RPM 이상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반대로 사용자가 적은 힘으로 페달을 돌려도 30 RPM으로 돌아간다. 혹시 RPM을 모르는 독자분이 계실지 몰라서 알려드리면, RPM은 분당 회전수이다. 물론 위에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등속성 운동기는 전동이 아니므로 사용자가 힘을 전혀 주지 않으면 자전거는 돌아가지 않는다.
등장성 운동과 등척성 운동, 등속성 운동을 살펴보았는데 우리가 그동안 해온 대부분의 운동은 등장성 운동이다. 그러나 운동의 효과면에서는 등장성 운동보다 등척성 운동이 근력 강화를 위하여 훨씬 뛰어나다. 다시 말해서 등척성 운동을 할 때에 등장성 운동을 할 때보다 근육에 가해지는 부하(부담)가 크다는 이야기이다.
등척성 운동이 운동 효과가 큼에도 불구하고 단점이 있으니 그것은 움직임이 일어나지 않음으로 한 지점에서의 운동밖에 할 수 없다는 점이다. 한 가지 동작이라고 하더라도 동작의 진행 상태에 따라서 근육의 작용이 다른데 한 지점에서만 운동을 할 수 있다면 전체 동작의 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적합하지 않다.
그래서 등척성 운동의 뛰어난 운동 효과를 보면서 전체 동작의 운동을 하기 위하여 개발된 것이 등속성 운동이다. 등속성 운동은 등장성 운동처럼 전체 관절 가동 범위에서 운동이 이루어지면서도 각 순간(부분)으로 보면 등척성 운동의 연속적인 동작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가장 운동 효과가 좋은 등척성 운동을 등장성 운동처럼 전체 관절 범위에서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등속성 운동도 단점이 있는 데, 등속성 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등속성 운동기구가 있어야 하고, 이 등속성 운동기구가 고가라는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등장성 운동용 자전거는 몇 십만 원이면 구입할 수 있는데 등속성 운동용 자전거는 6~7백만 원 정도를 주어야 구입할 수 있다.
등척성 운동이 운동 효과가 뛰어나다고 했는데 이것은 말 그대로 운동을 할 때의 효과이다. 이것을 다른 측면에서 살펴보면 근력을 강화하기 위한 운동이 아닌 일상생활을 할 때의 경우에 등척성 운동이 일어나는 동작을 취하게 되면 그 동작을 수행하기 위한 근육에 부담이 가중되어 손상을 받기가 쉬워진다.
이 글의 처음에서 언급한 구심성 운동은 등장성 성질의 운동이 일어나지만 원심성 운동에서는 등척성 성질의 운동이 일어난다. 계단을 올라갈 때는 구심성 운동으로 등장성 성질의 운동이 일어난 것이고 계단을 내려올 때는 원심성 운동으로 등척성 성질의 운동이 일어난 것이다. 그러므로 계단을 올라갈 때보다 계단을 내려갈 때에 근육에 가해지는 부담이 훨씬 커 짐으로 통증이 더 나타나게 된다. 반대로 계단을 올라갈 때는 계단을 내려갈 때보다 근육에 가해지는 부담이 적어서 보다 수월하게 올라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내용이 요통 에방과는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하고 불만을 표시하실 분이 계실 수 있겠으나, 요통이 발생하는 부위가 허리이고 허리는 관절과 근육이 작용을 하여 운동이 일어나고 있으니 운동의 성질을 잘 이해하고 있으면 요통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이전 두 편의 글에서 물건을 들어 올릴 때의 요통 예방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 이번 글의 내용을 잘 이해하신 분들은 물건을 들어 올릴 때보다 물건을 내려놓을 때 허리에 부담이 더 가게 되어 요통 발생 빈도도 높을 것이라는 점을 추정할 수 있을 것이다.
물건을 들어 올리기 위해서 구부렸던 허리를 펴는 동작은 허리 뒤쪽 근육(기립근)의 구심성 운동이지만 물건을 내려놓기 위하여 허리가 바로 펴 있는 상태에서 구부리는 동작은 기립근의 원심성 운동이 된다. 그러므로 물건을 들어 올릴 때보다 물건을 내려놓을 때에 더 신경 써서 주의하여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번 편이 '허리는 안녕하신가요'의 마지막 편이다. 그동안 관심을 갖고 읽어 주신 독자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이 글이 독자분들의 허리 건강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허리는 안녕하신가요' 주제의 글은 이번 글이 마지막이지만 나의 글은 새로운 주제로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