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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ntrea May 16. 2019

3. 단기봉사팀의 이면들

4년 차 캄보디아NGO현장활동가의 솔직한 이야기

 
꼭 한 번 써보고 싶던 단기봉사팀의 이면들에 관한 이야기다.

캄보디아는 우리나라와 가깝다는 이유로 선교단체도 제일 많이 있는 곳이고, 단기봉사팀들도 가장 많이 찾아오는 곳 중 하나일 것이다.

나는 단기봉사팀을 인솔한 경험이 족히 열 번 정도는 된다.
고등학생부터 대학생, 그리고 임직원들까지.
여전히 단기봉사팀을 인솔하는 일은 나에게 흥미 있는 일이긴 하지만,
흥미 있는 이유는 단기봉사팀 오는 사람들을 만나며 나를 다시 생각하게 하고 나의 처음을 생각나게 하기 때문이다. 그 생각이 긍정적인 생각이 되었든 부정적인 생각이 되었든 어쨌든 나를 또 한 번 생각하게 한다.

그러나 사실 솔직히 말하자면 단기봉사팀이 오는 것보다 그들이 기부금을 주는 것이 현장에서는 훨씬 도움이 되고, 더 많은 이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 단기봉사팀을 맞이(?) 하기 위해 현장에서 하는 일들은 생각보다 많다. 학교나 마을을 섭외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여행업자가 된 것처럼 일정 조율을 비롯해 의식주 모두를 신경 써야 하고, 대부분 문화탐방의 일정 역시 조율해야 한다. 또 만약의 사태에 늘 대비해야 하므로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단기봉사팀을 맞이하는 이유는 이 활동을 통해서 좀 더 캄보디아를 좋아하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 하나와 이 순간이 잊히지 않아서 자기 자신뿐 아니라 함께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들이 생겨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어쩌면 나 역시도 인도에서의 단기 봉사와 베트남에서의 중기 봉사단이 아니었다면 이 곳에 와 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더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래는 오늘 본 캄보디아의 봉사팀에 관한 기사이다.
매우 아주! 콕콕 집어서 봉사팀에 대한 이야기를 써주셔서 속이 후련했다.


일부 한국인 '스펙 쌓기' 봉사, 거절합니다 - 오마이뉴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236347&utm_campaign=share_btn_click&utm_source=facebook&utm_medium=social_share

봉사를 하러 온 건지 투어를 하러 온 것인지 온 목적이 미스터리 한 팀부터 아이들을 물건 취급하듯 대하는 사람들 등 사람들이 다양한 만큼 정말 여러 사람들을 만난다.
한국이 아닌 타국에 온 것에 대해서 흥분되고 신기해하는 것들을 이해가 된다. 하지만 이 곳 아이들과 주민들을 배려하지 않는 행동들은 도무지 참을 수가 없고 이해가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갑질이라고 불리는 행동들을 한국에서는 하지도 않던 갑질을 왜 해외에 나와서 하는지 의문이다.

현장에서의 수고로움을 알아달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의 예의와 배려는 할 수 있지 않을까. 한국에서 오는 이들이 학교를 지원해주던 마을을 지원해주던 갑은 아니지 않은가. 오히려 단기팀을 맞이하기 위해서 학교를 지원해주는 고마움에 수고로움도 잊지 않고 적극적으로 나서 주는 이들이 있고, 한국에서 오는 이들이 반가워 나서서 환영식을 준비해 주는 아이들과 선생님들, 언니, 형들과 이야기가 하고 싶어서 한국어가 배우고 싶다는 아이들이 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늘 봉사단과 함께 하면 내가 하는 이야기들인데 우리는 이 곳을 변화시키려고 온 것이 아니다. 일주일도 안 되는 기간에 그건 불가능한 일이다. 또 어쩌면 우리는 이들에게 오히려 피해가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늘 제자리로 돌려놓고 오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그래서 늘 중요시하는 것이 가장 사소한 것들이다. 쓰레기 줍기부터 교실 청소, 페인트 칠 후의 관리, 공공시설에서는 소란스럽게 하지 않기 등등이 그것이다.
우리는 떠날 사람들이지만 그들에게는 삶의 터전이 되는 곳들이다. 그래서 처음과 끝이 별다르지 않게 아무도 다녀가지 않은 듯 깔끔한 모습으로 떠나야 하고, 머무는 기간에도 최대한 소란스럽지 않게 자제해야 한다.

또 대부분의 봉사단이 할 수 있는 일들은 상당히 한정적이다. 페인트칠, 교육봉사 등등..
기사에서도 말했듯 교육봉사가 제대로 된 교육이 이루어질 리 만무하다. 그래서 더욱 이런 일들이 때로는 그들에게 피해가 되는 일들일지도 모른다. 물론 아이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있지만..
한국에서 오는 단기팀의 경우, 대부분 이런 형태와 같기에 변화가 필요한 것은 맞지만 현재 형태를 바꿀 수 없다면
우리는 더욱더 그들을 배려하고 우리나라의 문화가 아닌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며 활동해야 할 것이다.

캄보디아를 비롯해 다른 타 국가로 봉사를 가는 이들에게.
봉사를 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러 간다고 생각하면 좋겠다.
그러면 한 번 더 생각하고 행동하게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분명 마음가짐을 달리하면 보이는 것들이 달라질 것이라 자신한다.
더 넓게 보이고, 더 다르게 생각하게 될 수 있기를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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