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가&통역가”
인간을 인간답게 살게 하는 존재

문과가 미래다!

by 웅숭깊은 라쌤

<<근미래를 선도할 '문과'의 직업세계>>

“번역가&통역가”, 인간을 인간답게 살게 하는 존재



AI가 정말 대체할 수 있을까?


미래, 아무리 근미래라 하더라도

번역가, 통역가가

미래직업으로 제안될 것으로 생각하는 이들은 없을 겁니다.

저 역시도 생각해보지 못했죠.

오히려 ‘사라질 직업’으로 여기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미래를 키워드로 하는 자료들 대부분은

번역이나 통역은 AI가 대체할 것이라 말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전망하는 이들은 대부분

이공계에 종사하시는 분들이란 거, 아셨나요?


인문학도들, 통번역에 종사하는 이들의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저 역시, 적지 않은 기간 번역가와 통역가에 관한 정보를 찾아보며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이 직업은, 미래 직업이 확실합니다.

그리고 하나하나 그 이유를 설명해보겠습니다.

물론 100% 공감하지 못하실 수도 있겠지만,

다들 미래에 가 보신 건 아니잖아요?

속는 셈 치고 함께 이야기 나눠보실까요?



언어에는 문화가 있다 (1) ‘파친코’와 번역


AI가 많은 것을 대체할 수 있고,

이미 그러한 현상이 보이고 있습니다.

누구든 여행을 떠나면 구글이나 파파고 번역기를 틀죠.

어디서나, 누구나,

아주 쉽게 외국인과의 소통을 해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세상엔 온갖 종류의 텍스트가 있고,

온갖 종류의 ‘상황’이 있습니다.

단순 통번역은 기계가 대체할 수 있겠으나

반드시 사람의 손을 거쳐야만 하는 경우도 존재하며,

이러한 상황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 감동을 선사하고 있는 이민진 작가의 <파친코>.

문학사상에서 인플루엔셜로 옮겨 개정판이 출간되었습니다.

그리고 개정판은 전면 재번역 작업이 이뤄졌다고 합니다.


“역사는 우리를 망쳐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구판)

“역사는 우리를 저버렸지만, 그래도 상관없다.”(개정판)


파친코 구판&신판(문학사상, 인플루엔셜).png 파친코 구판&신판. 문학사상, 인플루엔셜


문학작품에는 특유의 문체와 정서가 반영됩니다.

작가들은 이를 위해 어휘 하나도 허투루 사용하지 않습니다.

쓰고 고치고 쓰고 고치고를 수십 수백 번씩 반복하게 되죠.

그러한 노력을 고스란히 살릴 수 있는 건

오직 ‘인간 번역가’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파친코를 집필한 이민진 작가는

‘번역은 문학의 천사와 예술가의 작업’이라며

신승미 번역가에게 감사를 표했습니다.

번역의 위대함은, 작가들이 가장 잘 알고 계시겠죠.



언어에는 문화가 있다 (2) ‘봉준호’와 통역


영화 <기생충>이 세계인에게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봉준호 감독님은 여러 시상식에서 수상하며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이셨죠.

그리고, 그 시상식에는 늘 ‘샤론 최’가 함께했습니다.

가디언. 우리는 어떻게 봉준호의 통역가에게 빠지게 되었나.png 가디언. 우리는 어떻게 봉준호의 통역가에게 빠지게 되었나.


정말 별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봉 감독님과 함께 샤론 최라는 통역가가 주목받았던 건,

당연히 그녀의 완벽한 ‘통역 스킬’ 덕분이었습니다.


전문 통역가가 아닌 영화계에 종사하고 있던 그녀는

이미 영화 산업 전반에 대한 지식을 충분히 가지고 있었습니다.

더불어 봉준호 감독이라는 한 사람에 대한 이해가 깊었으며,

그의 말에 담긴 미세한 뉘앙스 차이까지도 살려내는 언어능력,

한국어와 영어라는 두 언어의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는 감각도 뛰어났죠.


통역은 단순히 외국어 구사 능력만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텍스트는 ‘콘텍스트’를 요구하기 마련이죠.

AI는 한 사람, 문화, 세계에 관하여 사람보다 명확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텍스트를 통역할 수는 있겠으나,

콘텍스트를 통역할 순 없단 말이죠.



미디어와 텍스트의 양적 팽창


OTT와 유튜브 시장의 확대로 인해

우린 언제 어디서나 세계 각국의 영상 플랫폼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영어권뿐만 아니라 여러 유럽 국가의 작품들도

아주 쉽게 만날 수 있게 되었죠.

미디어와 텍스트가 쉴 새 없이 쏟아지고 있단 것입니다.


그런데 모든 각국의 언어들은 반드시 일대일로 매칭되지 않습니다.

다른 국가에서 쉽게 이해하기 힘든 신조어나 유행어도 많이 존재하죠.

흔히 ‘T.P.O.’라고 말하는 ‘시간, 장소, 상황’ 등이 복잡하게 연결되어야 합니다.

더불어 말의 뜻을 구별해주는 소리의 가장 작은 단위,

즉 음운은 언제나 분절 음운만으로 구성되는 게 아닙니다.

장단이나 억양 같은 비분절 음운으로도 말의 뜻을 구별할 수 있단 것이죠.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오역 논란이 있었습니다.

닥터 스트레인지의 “We’re in the end game now.”라는 대사는

‘이제 마지막 단계야’라고 번역되었어야 합니다.

허나 실제 영화관 상영에선

‘이제 가망이 없어.’라는 대사로 번역이 되었죠.

극의 이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장면이었는데 말입니다.

더 유명한 건 닉 퓨리의 “Mother f...”이란 대사였는데,

뒤쪽 욕설이 아예 들리지 않았어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표현임에도

‘젠장’, ‘제길’이란 단어도 아닌, ‘어머니’란 번역이 떡하니…

훌륭한 번역가가 필요한 이유라 할 수 있겠습니다.

마더 퍽.png '마더..ㅍ...'...이게 '어머니'라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넷플릭스를 통해 해외 시청자들을 만나기 전,

해당 국가 더빙 담당자들은 우리나라 번역가나 컨설턴트를 통해

한국어 및 한국 문화에 관한 자문을 받았다고 합니다.

관련 업체들은 질 높은 번역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더 깊이 있는 디테일에 신경쓸 것이라 생각됩니다.



통역가의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통역사는 활동 범위가 꽤 광범위합니다.

대표적으론 해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관광통역안내사’가 있죠.

관광통역안내사. Q-net.png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시험. Q-net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은 통역 분야의 유일한 국가공인자격증입니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는 물론

프랑스, 독일, 스페인, 러시아, 이탈리아 등 유럽 언어,

태국어, 베트남어, 말레이어, 아랍어 등에서도

선발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K-열풍에 힘입은 것이 아닌가 사료됩니다.


관광 분야뿐만 아니라 기업에서도,

다양한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동시 통역사를 필요로 합니다.

최근 국내에도 글로벌 기업이 늘어남에 따라

해외 투자자나 기업들과 협상을 필요로 하는 사례가 많아지게 되었고,

기업 내에서 자체적으로 통역사를 채용하거나

통번역 서비스 에이전시를 통해 유능한 통역가를 섭외하곤 합니다.

앞서 언급해드린 문화예술계의 통역가, 의료 통역가, 국제회의통역가 등

세부 분야에 특화된 통역가들도 점차 활동 범위를 늘려가고 있습니다.



인간을 인간답게 살게 하는 존재, 통역가&번역가


누군가는 AI가 인간의 고유 영역을 침범하여

인간이 활동할 수 있는 분야가 지극히 제한되어버리는

그런 미래 사회를 꿈꿀지도 모르겠습니다.


허나!

기계가 인간의 겉모습을 흉내 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인간만이 가진 고유의 사상과 감정까지 베낄 수는 없습니다.

인간은 AI와 달리 교육을 받고, 스스로 사고하며,

무엇보다 감정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죠.


언어는 엄청난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언어에 사랑을 담고,

누군가는 언어에 신념을 담으며,

누군가는 언어에 국가의 운명을 걸기도 합니다.

그 언어에 담긴 힘을 오롯이 전달하는 존재가 바로

번역가와 통역가입니다.


AI에게 사랑이나 신념, 국가의 운명을 걸 순 없습니다.

언제나 그들이 있을 것이고,

그들이 해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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