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쓰는 건축가 May 28. 2021

집이 입는 외투 - 외장 마감재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오늘 글은 건물의 외장 마감재에 대해서 다뤄볼까 합니다. 외장재는 사람으로 치면 옷이나 피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단열이나 방수처럼 건물의 성능을 좌우하는 것은 아니지만, 건물의 인상을 결정하는데 아주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건축주의 취향이 가장 잘 반영되기도 하고, 타일 등의 내장재와 함께 유행을 많이 타기도 합니다. 


건물에 사용되는 외장재는 생각보다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화강석 등의 돌과 벽돌, 외단열이라고 불리는 스타코류의 미장, 건축가들이 좋아하는 노출콘크리트, 방부목 등의 목재, 사이딩, 타일 등입니다. 그 중에서도 소규모 주택에 주로 쓰이는 것들 위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석재마감 건물 사례 - 정수진, 하늘집

먼저 석재입니다. 석재는 묵직하고 중후한 느낌과 유지관리에 편리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애용되었던 재료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비싼 가격과 ‘촌스럽다’는 이미지 덕분에 인기가 조금은 시들해진 감이 있습니다. 건축가들이 짓는 집에서도 석재가 자주 보이진 않습니다.  


건축 외장재로 흔히 쓰이는 석재는 주로 화강석 재질입니다. 중고등학교 때 지구과학 시간에 배웠듯이 석재는 크게 화성암, 퇴적암, 변성암으로 나뉩니다. 이 중 퇴적암은 모래, 진흙 등이 오랜시간 차곡차곡 쌓여서 만들어진 돌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내구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건축 외장재로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화강석 중 거창석, 포천석 으로 불리는 밝은 계열이 많이 쓰이고  고흥석, 마천석 등으로 불리는 어두운 계열도 인기가 있습니다. 삼성생명 건물에 주로 쓰였던 상주석, 두겁 등으로 즐겨 사용되는 짙은 계열의 c-black 등도 자주 보이는 석재입니다. 석재의 명칭은 주로 그 석재가 나오는 지방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는데요. 지금은 국내 생산량이 거의 없어서 유사한 종류의 중국재를 주로 수입해서 쓰고 있는 실정입니다. 


석재는 외단열에서는 주로 건식으로 시공됩니다. 콘크리트 골조에 철물을 고정하고 거기에 석재를 달아매는 형식입니다. 역시 이 부분에서 단열이 깨지기 때문에 잘 관리해야 합니다.  


벽돌마감 건물 사례 - 서가건축, 구기동 삼대가 사는 집

그 다음은 벽돌입니다. 벽돌은 특히 요즘 유행을 크게 타고 있는 외장재입니다. 저 역시도 사무실에서 ‘다른 대안이 없으면 벽돌’이라고 할 정도로 기본 외장재처럼 생각될 정도입니다. 아무래도 하나 하나 쌓아나가는 아기자기한 느낌과 묵직한 메스감을 동시에 전해주는 매력 덕분인 것 같습니다. 벽돌은 가장 기본적인 빨간 적벽돌과 여기에 성분을 조금씩 변경해서 만들어내는 흰색 계열, 갈색 계열 등의 제품들이 주를 이룹니다. 여기에 전통적인 느낌의 회색 광택을 가지는 전벽돌 계열, 시멘트 벽돌을 가공하여 크게 유행을 타고 있는 와이드 벽돌 계열, 고급스러운 느낌과 다양한 규격을 가지는 수입 벽돌 등의 종류가 있습니다. 제품마다 가격과 시공비의 차이가 꽤 크기 때문에 단순히 미적인 측면 뿐 아니라 다양한 요소를 생각해보시고 결정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단순한 빨간 벽돌이 300원대 중반 정도이고 흰색 계열이 400원대, 전벽돌 계열이 700원대, 와이드 벽돌도 700~800원 정도이지만 시공비가 일반 벽돌보다 훨씬 비쌉니다.


벽돌 역시 주로 외단열로 시공됩니다. 각 층마다 하중을 분담하는 앵글과 골조와의 탈락을 막는 철물 등 부속 자재를 빠뜨리지 않고 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타코 마감 건물 사례 - 민워크샾, Concave lens

다음은 흔히 외단열이라고 불리우는 스타코 계열입니다. 사실 이 외단열 미장계열 단열재는 여러 가지 제품명이 일반명사처럼 쓰이고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드라이비트, 스타코, 스타코플렉스, 스토, 모노쿠쉬 등이 모두 이 계열의 마감재인데요. 드라이비트는 스타코라는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 이름이고 스타코플렉스 역시 마찬가지로 제품 이름입니다. 둘 다 미국제입니다. 스토는 독일에서 생산되는 제품 이름입니다. 모노쿠쉬는 프랑스제 제품이구요. 이름은 제각각이지만 시공되는 방식은 거의 비슷합니다. 우선 단열재는 이전에 소개드린 비드법 보온판(EPS)를 사용하는 게 안전합니다. 다른 제품들도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습식 공법에 최적화된 단열재는 역시 비드법이라는 의견이 우세합니다. 이 단열재를 골조에 화스너로 단단히 고정합니다. 외단열 공법이 강풍이 불 때 탈락이 일어나서 불안하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골조에 단열재를 단단히 결속시켜야 합니다. 그 후에 창호 주변 등을 잘 보양해주고 메쉬를 감아가며 몰탈 미장을 한 뒤 그 위에 스타코 플렉스 등의 재료를 미장해주는 과정을 거칩니다. 스타코라고 불리는 제품이 상대적으로 퀄리티가 낮아 탄성이 없고, 스타코플렉스나 스토 등의 제품은 탄성이 있어 수축팽창에 유리하고 오염에 강해서 비싼 편입니다. 드라이비트는 염가이지만 퀄리티가 낮아 최근에는 거의 적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세라믹 사이딩 마감 건물 사례

사이딩은 흔히 예전에 미국 외화에 나오던 집들에서 보던 느낌이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길쭉한 재재들을 외벽에 착착 붙여나간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목재 사이딩, pvc사이딩, 시멘트 사이딩, 세라믹 사이딩 등이 있는데, 시공하는 방법은 거의 비슷합니다. 목재나 금속재 하지를 골조에 결속하고 그 위에 사이딩을 부착하는 것입니다. 일부 다세대 다가구 등에 쓰이는 것을 본 적은 있는데 사실 건축가들이 그다지 선호하는 재료는 아닙니다. 아무래도 조금은 저렴한 느낌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만 세라믹 사이딩 등은 충분히 고급스러운 느낌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다만 코너부의 처리가 어려운 것이 아쉬운 점입니다. 



타일마감 건물 사례 - 디자인밴드 요앞, 항동지구 다가구주택 Genie

그 밖에 내장에 주로 쓰이는 타일이 외장으로도 쓰이곤 합니다. 자주 쓰이는 것은 아니지만 특유의 아기자기한 느낌을 좋아하는 건축가나 건축주들이 선호하시곤 하는데, 특히 외단열 건물일 경우 탈락의 우려가 있어 이를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일본에서 생산되는 고급 자재들이 상당히 좋은 느낌을 보여주는 케이스들을 보았습니다.  


사실 외장재를 선택하실 때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이 미적인 것도 있지만 아무래도 가격일 것입니다. 외장재가 전체 공사비에서 제법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외장재에 따라 전체 공사비가 변할 수 있습니다. 제 경험과 예전에 읽었던 책 등을 참고로 말씀드리면 제곱미터당 가격이 드라이비트류 4만원, 스타코플렉스 7만원, 현무암 8만원, 화강석 8~10만원, 벽돌류 9만원, 노출콘크리트패널 10만원,  세라믹사이딩 15만원 정도입니다. 최근에 건축주들이 가장 선호하는 외장재는 벽돌과 스타코플렉스 정도입니다. 급등하고 있는 인건비와 자재비를 감안할 때 이 가격은 현재 더 올라있을 가능성이 많구요. 참고용으로만 봐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건축물의 외장재에 대해서 간단하게 살펴보았습니다. 집의 인상을 결정하는 외장재이니만큼 건축주 여러분들이 많이 고민하시는 부분일 텐데요. 제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겠습니다. 


사실 각각의 자재마다 제대로 살펴보자면 더 긴 글을 써야 하겠지만, 오늘은 간략하게 모두 훑어본다는 느낌으로 써보았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각각의 자재를 좀 더 살펴보는 형식의 글을 써보겠습니다. 제가 예전에 쓴 벽돌에 대한 글이 있으니 참고하셔도 좋을 듯 합니다. 


저는 오픈스튜디오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는 김선동 건축사라고 합니다. 건축 문의, 상담이 필요하시거나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시면 아래 연락처로 언제든지 편하게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열린 설계와 소통으로 건축주, 시공사와 함께하는 건축을 만들어갑니다.


OPEN STUDIO ARCHITECTURE

글쓰는 건축가 김선동의 오픈 스튜디오 건축사사무소


김선동

Kim Seondong

대표소장 / 건축사

Architect (KIRA)

M.010-2051-4980

EMAIL ratm820309@gmail.com

www.openstudioarchi.com



함께 읽으시면 좋은 글


다가구 주택과 다세대 주택의 차이점은?

https://brunch.co.kr/@ratm820309n85i/64

내단열과 외단열의 차이는?

https://brunch.co.kr/@ratm820309n85i/100

평당 공사비에 대해서

https://brunch.co.kr/@ratm820309n85i/67

소규모 주차장에 관하여

https://brunch.co.kr/@ratm820309n85i/105

단열재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단열재의 종류

https://brunch.co.kr/@ratm820309n85i/108

내 집의 면적을 늘려주는 마법 - 발코니 확장에 대하여

https://brunch.co.kr/@ratm820309n85i/112

건물이 허락받는 과정 - 행정 절차에 대하여

https://brunch.co.kr/@ratm820309n85i/153




이미지출처


석재마감 건물 사례 - 정수진_하늘집 

http://www.sie-jungsujin.com/p/portfolio_page/spring-house%ED%95%98%EB%8A%98%EC%A7%91/


벽돌마감 건물 사례 - 서가건축_삼대가 사는 집

http://designseoga.com/?portfolio=gugi-dong-residence


외단열 마감 건물 사례 -  민워크샵_CONCAVE LENS

http://www.minworkshop.com/index.php?/sunlight-house/


세라믹사이딩 마감 건물 사례

https://blog.naver.com/flyfork/222358264171


타일마감 건물 사례 - 디자인밴드 요앞 - Genie: 항동지구 다가구주택

http://yoap.kr/?projects=genie

이전 08화 내 집의 면적을 늘려주는 마법 - 발코니 확장에 대하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