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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건축가 Oct 13. 2022

여러 개의 메스가 겹쳐 쌓여있는 도서관 스케치


이번 학기도 설계수업 강의를 나가고 있다.

계속 기회를 주셔서 감사한 일이다. 지난해 했던 같은 땅의 같은 부지, 같은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모두 다 다르다. 심지어 지난해 학생들과도 또 다른 것들을 들고 있다.

역시 건축에는 정답이 없다는 것, 그리고 사람마다 생각이 다 다르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예전에도 자주 말했지만 난 수업을 하면 뭘 자꾸 그려주는 스타일이다.

학생들이 어찌할지 몰라 헤매면 차라리 뭐라도 던져줘서 그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 낫지 않나 하는 생각 때문이다. 그리고 내 성향 자체가 

가만히 말로만 해서는 답답해서 뭐가 안된다. 손이 먼저 나가기 때문에

이 성향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그 방식이 학생들이 큰 생각 없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오게 만들더라도 말이다.

사실 그들도 다 머리가 있고 생각이 있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끌려오지도 않는다.

몇 학기 수업을 해보니 그렇다.


한 학생을 상대할 수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길어야 20~30분 정도다.

인원이 적다면 좀 길게 보려고 할 텐데, 이번 학기는 16명이나 돼서 정말 짧게 끊어야 한다.

학생들이 들고 온 것을 보고 이 짧은 시간에 그것을 파악해서 최선의  방향으로 이끌 수 있게끔

조언을 해야 한다. 

'어, 그래. 이런 방향이면 되겠네. 괜찮아, 잘해봐. 그럼 담주에 봐'

이러면 10초면 끝날 것이다. 물론 잘하는 놈들은 그래도 된다. 하지만 헤매는 놈들이 문제다.

그들이 들고 온 것을 보고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 걸 찾아 그걸 확장, 발전시키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그들의 아이디어 중 핵심, 가능성 있는 걸 찾는 능력 그리고 그것을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안목이 있어야 한다. 

아무리 헤매는 학생이라도 분명 그중에 하나는 가능성 있는 것을 들고 온다.

그것을 찾아서 발전시키도록 하는 것이 교육자의 능력이다.

지금은 실패한 지도자가 되어버렸지만, sk 김성근 감독의 책 속에 한 구절이 생각난다.

구위가 떨어진 투수를 앞에 두고 말 그대로 '원 포인트 레슨', 몇 분의 지도 만으로 

자세를 교정하고 순식간에 그 선수의 구위를 끌어올렸다는 이야기.  교육자에게도 그런 능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이 내 설계능력을 수련하는데도 분명 도움이 된다.


이 스케치는 학생 중 메스를 층층이 쌓고, 그 아래 공간으로 사람들을 통행시켜 활성화한다는 

사례를 들고 와서 비슷하게 만들려는 학생이 있어 그 안을 나름 발전시켜 본 것이다.

메스 하부 공간을 재미있게 보여줄 수 있어 괜찮다고 생각했다.

삼각형 부지는 그 부지의 형상이 주는 제약 내지는 인상 덕분에 거기에 맞춰서 안을 짜내야만 한다.

그것을 중점적으로 학생들에게 지도하고 있다.






열린 설계와 소통으로 건축주, 시공사와 함께하는 건축을 만들어갑니다.


OPEN STUDIO ARCHITECTURE

글 쓰는 건축가 김선동의 오픈 스튜디오 건축사사무소


김선동

Kim Seondong

대표 소장 / 건축사

Architect (KIRA)

M.010-2051-4980

EMAIL ratm820309@gmail.com

www.openstudioarch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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