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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쥐군 Jun 15. 2020

디자이너와 덜 싸우는 서비스 기획 방법

서비스 기획단계에서 빠지기 어려운 작업 과정을 꼽아보자면 스토리보드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기획자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최종적으로 디자이너에게 전달되어야 하는 문서는 스토리보드로 귀결됩니다. 

우리가 흔히 스토리보드라고 표현하는 이 문서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먼저 짚어볼게요.

[주의] 본 포스팅에서는 자잘한(?) 전체 업무가 아닌 오직 디자이너와의 업무만 다룹니다. 


스토리보드란?

원래 스토리보드는 기획자의 문서보다 영상물을 촬영하기 전에 전체 흐름을 정리하고 공유하는 것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문서의 양식입니다. 

촬영자와 편집자는 이 스토리보드를 기준으로 작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영상용 스토리보드에서는 등장인물의 표정의 묘사나 분위기, 요구되는 촬영기법이나 조명, 대사 등이 포함됩니다. 

원래 이런 걸 스토리보드라고 하죠.

이렇게 구성되는 스토리보드가 서비스 기획에도 확장이 되면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S/B문서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기획자가 만드는 문서도 영상과 마찬가지로 이 서비스의 의도, 필요한 기능, 화면 배치 등의 디자인의 틀과 개발에 필요한 정보가 모두 포함되어야 합니다. 



스토리보드는 기획자 혼자 만드는 게 아닙니다.

보통 기획자가 S/B를 완성하면 디자이너가 문서를 받아서 디자인을 하고, 개발자가 코딩을 하는 것을 생각하기 쉽습니다만, 이렇게 하면 완성된 문서를 들고 기획자는 모두의 공격을 받기 딱 좋은 상황에 직면하게 됩니다. 

기획자는 전체적인 서비스를 기획해야 하는 것도 맞고 사업의 큰 방향을 짚어나가야 하는 중요한 포지션이지만, 전체적인 화면 구성이나 개발 요건, 구현 방법에 대해서는 디자이너와 개발자에 비해 전문가라 볼 수 없다는 것을 잊어선 안됩니다. 


기획의 첫 번째: 사업의 목표

서비스를 기획하는 것은 새로운 사업이 시작되는 것이고, 궁극적으로 최종 사용자가 잘 이용함과 동시에 돈도 벌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획자가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새롭게 기획하는 서비스가 어떤 목적으로, 왜 필요하며, 이 서비스를 통한 전체 사업의 영향과 실현 가능성을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설명해야 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당연히 이러한 모든 설득 과정에는 충분한 근거자료가 필요하겠지요.


막연히 이런 게 있으면 좋을 것 같아!

라고 생각하고 무언가를 하고 계신다면 일단 그 문서는 전면 재검토를 권장합니다. 

앞으로도 이렇게 하실 거면 기획자보다는 다른 일이 적성에 맞을지도 모릅니다.


기획의 두 번째: 서비스는 어떻게?

새롭게 준비하는 서비스가 웹 서비스인지, PC 설치가 요구되는 클라이언트 타입인지, 앱 서비스인지, 모바일 특화인지 등은 최종 사용자가 받아들이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초기 콘셉트를 정의하는 단계에서 어느 정도 흐름을 잡아두어야 합니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모두 다 할 거야!라고 생각하더라도, 먼저 론칭되고 운영 과정에서 가장 힘을 주어서 관리할 영역이 무엇인지를 정해줘야 합니다.

실제 서비스 운영에서도 우선적으로 관리되는 플랫폼을 기준으로 UI가 개선될 것이며, 해당 UI가 다른 플랫폼에 반영이 될 테니까요.

예를 들어 페이스북의 경우 과거 PC버전에 힘이 실렸던 것에 반해 모바일 시장이 강화되면서 전체 UX의 중심축을 모바일로 이동시켰습니다. 

자연스럽게 PC용 페이스북 인터페이스는 모바일과 점차 흡사해지면서 고객의 사용성을 개선하는 작업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졌죠.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작업입니다.)


기획의 세 번째: 덩어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기획자가 전체 UX를 설계할 자신이 없다면 (보통은 못합니다. 저도 오랫동안 이 일을 해왔어도 디자이너처럼 안돼요) 덩어리를 먼저 만들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소묘에서 새로운 조형물을 만들 때 덩어리를 먼저 만들어두고 천천히 형태를 잡아가는 것처럼 서비스 기획 역시 디테일보다는 전체 덩어리를 구성하면서 진행해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덩어리는 이쪽 업계에서 전문용어로 와이어프레임(Wireframe)이라고 하는데, 전체 서비스의 뼈대를 구성한다는 의미로 보면 이해가 쉬울 것 같네요.


기획의 네 번째: 디자이너와 상의합니다.

와이어프레임이 나온 시점에서 왜 이런 덩어리가 구성되었는지를 디자이너 앞에서 열변을 토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 필기가 가능하도록 가급적 출력해서 가져갑시다.

디자이너가 이해를 못한다면 더 열심히, 조금씩 더 디테일하게 설명해야 합니다.

디자이너가 그래도 이해를 못한다면 혹시 기획의도나 목적에 대해서 설명을 빠트리지 않았는지를 생각해봅시다.

여기까지 왔으면 디자이너가 꿀팁을 계속 던져줄 겁니다.

아이디어도 줄 거구요.

대화의 모든 내용은 출력물에 메모를 해둡니다. 


기획의 다섯 번째: 구체화 작업

디자이너와 이야기가 되었으면, 이제 둘 다 작업을 하기 시작합니다. 

3번째까지는 기획자 중심이었다면 4번째 이후부터는 공동작업이 이루어지는데, 구체화 작업은 2 트랙으로 진행이 됩니다. 

기획자는 미팅 결과를 바탕으로 스토리보드(드디어 나왔습니다.)를 작성하고 

디자이너는 미팅 결과를 바탕으로 디자인 시스템(이건 나중에 다룰게요)을 정리합니다.


스토리보드에는 화면의 레이아웃과 각 기능이 어떻게 동작하는지 등이 "상세하게" 작성되어야 합니다. 

보통 간단한 서비스도 스토리보드는 100장은 우습게 넘어갑니다. (제대로 만든다면 말이죠)


6번째는 기획보다는 디자인

이렇게 만든 스토리보드를 가지고 디자이너와 대화를 나누면서 미팅을 진행하고, 디자이너는 사전에 만든 디자인 시스템을 기준으로 스토리보드에 디자인을 입힙니다. 

이후 프로토타이핑 작업이 이루어지는 것인데, 이것도 역시 나중에 다뤄보겠습니다.



물론 기획자의 업무는 이것뿐만이 아닙니다.

안타깝게도.. 시장조사도 해야 하고, 고객도 만나서 니즈 확인도 해야 하고, 경쟁사 동향도 봐야 하고, 필요하다면 경쟁기업의 회계정보도 뒤져봐야 합니다. 물론 사업계획서도 써야 하고, 로드맵도 그려야 하고, 각가의 단계별 세부 계획에 내부 설득작업에 필요한 모든 걸 또 따로 준비해야 하죠. 

아 타깃 세그먼트도 잡아야 하고 페르소나도 작업해야 합니다. 쓰다 보니 계속 나오네요.
본문은 디자이너와의 이야기만 썼지만, 개발자와도 이런 과정들이 또 있습니다. 

외주사가 있다면 일은 조금 더 복잡해질 수도 있겠네요.

물론 상사에게 하는 보고는 별개입니다.


뭐 그래도 어떻게든 끌고 나갑니다. 

기획 자니까요.


모두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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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구글 애널리틱스의 활용 가이드 문서를 크몽을 통하여 배포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보기 : https://brunch.co.kr/@rats/57

크몽 페이지 보기 : https://kmong.com/gig/237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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