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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쥐군 Jul 17. 2020

조직은 수평 구조여서는 안됩니다.

수직적 구조와 수평적 문화라야죠.

우리는 유명한 스타트업의 조직문화를 보면서 지금 내가 다니는 회사를 살피며 부러워하거나 현 직장에 대한 실망 또는 분노를 일으키고는 합니다. 

물론 지금의 본인과 환경에 완전히 만족하는 분들 역시 계시겠지만, 많은 분들은 여전히 더 나은 환경과 더 높은 연봉을 열망하기 마련이죠. 

저 역시 그렇습니다. 


아마존의 "피자 두 판의 법칙"같은 유명한 조직관리 전략 역시 스타트업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조직 운영 방법 중 하나인데, 이런 조직문화에 대해 조금 더 고민해볼 부분들이 있습니다. 



조직은 수직구조가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우리 옛말에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표현합니다. 수평적 구조라는 표현을 우리는 쉽게 사용하지만,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은 조직의 리더가 진행하는 것이 옳습니다. 조직 내의 모든 사람들이 너도나도 의사결정에 개입하려고 한다면 결국 해당 안건은 의사결정이 아닌 끝나지 않는 논쟁이 될 수 있습니다. 

혹자는 설득을 하면 된다고 하지만, 비즈니스의 속도는 설득의 시간을 주지 않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경쟁사보다 늦은 진행속도와 사고의 속도는 결과적으로 프로젝트 또는 팀 전체의 도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모든 비즈니스는 완성도 못지않게 적절한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음식을 고객에게 배달한다고 가정해봅시다.

배달하는 사람들끼리 고객에게 가기 위한 노선을 두고 논쟁만 벌이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해당 고객에게는 다른 음식점의 배달원이 이미 출발했을 수도 있고, 조금 돌아가더라도 더 빠르게 달리는 배달원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논쟁이 불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중요한 순간의 의사결정이 필요할 때는 전체의 흐름과 방향에 대하여 중심을 잡고 빠른 결정과 추진이 더 필요할 때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수평구조가 아니라 수평적 문화입니다. 핵심은 상호 존중입니다.

성공한 벤처기업이나 유니콘 스타트업의 수평적 문화를 우리는 부러워합니다. 때로는 상사에게 깨지고, 경영진의 납득 안 되는 비즈니스 방향 제시, 도대체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는 옆 부서 김대리 등을 쳐다보고 있자면 수평적 문화가 없는 우리 회사의 한계가 보이는 것 같습니다. 


수평구조라고 표현하는 대부분의 이야기는 수평적 "문화"입니다. 

실질적인 의사결정은 리더의 통찰을 기반으로 신속하게 진행되지만, 결정 이전의 검토 단계에서는 팀원 모두의 의견을 충분히 받아들이고 조율하는 것이 바로 수평적 문화의 시작입니다. 


팀원이 내놓은 아이디어나, 반론, 의견, 제안 등을 비평하거나 비판하는 행위는 수평적 문화라고 볼 수 없습니다. 각자의 시야 범위와 시선이 다르고 생각의 방식이 다른 사람들이다 보니 서로의 해석이 다를 수 있고 나름대로의 의견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선을 그어버리거나 상대의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방식이라면 팀은 성장할 수 없습니다. 



지금 조직이 수평적 문화를 가졌는지, 

수직적 구조를 가졌는지를 확인하는 방법


리더의 일관성

조직의 성장과 개선은 리더십에서 발현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당연히 팀원 모두의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확한 방향으로 우직하게 전진할 수 있는 사람이 앞에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는 상당히 큰 편인데요. 

리더가 매 순간마다 일관적인 의사결정 기준을 가지지 못하고 갈팡질팡한다면 적어도 수직적 구조의 역할이 제대로 수행되는 조직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침묵의 회의실

회의과정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나 의견 조율이 필요하다면 회의 참여도는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회의실에서 리더만 열심히 떠들거나 침묵이 이어진다면 이 조직의 수형적 문화에 대해선 의심해볼 여지가 있습니다. 아이디어나 의견이 묵살된 경험이 있거나 회사 특유의 분위기로 인해 그냥 침묵할 수도 있을 것이고요. 오랜 경험에 걸쳐 팀원들의 아이디어나 의견이 반영된 적이 없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모양새는 수평적 구조로 보일 수 있겠으나 실제 조직 문화는 전혀 수평적이지 않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게 뭐죠?

프로젝트를 위해서 다른 팀원과 의견을 나누는데 상대방이 너무 자주 "그게 뭐죠?" 같은 이야기를 한다면 건설적인 논의가 이어지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마음은 수평적인데, 현실은 뭐랄까.. 마치 내가 멱살 잡고 끌고 가야 하는 상황인가? 같은 의심을 하게 되는 것이죠.

사소한 기술용어나 현업에 필요한 사례, 수치 등을 이유로 대화 연결이 어렵다고 느껴진다면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있습니다. 



네가 결정해서 진행해

사소한 의사결정은 어느 정도 연차가 쌓여있거나 관련 경험이 있는 팀원이 진행하면서 업무를 봐도 괜찮겠지만, 굳이 리더의 의사결정이 요구되는 사안들은 항상 존재합니다. 특히 어느 정도의 비용이 필요하거나 방향성이 미묘하게 틀어질 가능성이 있거나.. 하는 사안은 팀원이 임의로 결정해서 진행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부분들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한다거나 바쁘다는 이유로 의사결정을 미루는 리더들 역시 흔치 않게 만날 수 있고, 아예 팀원들의 결정을 요구하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사실 조직의 리더가 돈을 더 받고 상사인 이유는 대부분 책임을 더 많이 져야 하는 건데, 여기서 밑장 빼기 하는 리더가 나타났다면 수직적 구조화를 기반으로 한 업무 프로세스는 기대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습니다.

설마 보고서 이름 바꾸기 같은 불길한 일은 일어나지 않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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