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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비스망 Oct 29. 2020

콜럼버스의 꿈  

[처음 보는 메커니즘]14. 인간 경험의 길  ①

■ 경험의 시작   


우리 인간이 수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도록 '경험'으로 이끄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참고로 경험經驗의 사전적 정의는 자신이 실제로 해 보거나 겪어 봄 또는 거기서 얻은 지식이나 기능을 뜻한다)


인간 '경험'의 모든 시작은 우리 안에서 무언가를 느끼고자 하는 압박(pressure),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자 하는 욕망(desire)에서 출발한다. 그 욕망은 마치 이미 남아 있는 한 방울의 물까지 소진한 채 오아시스를 찾아 끝도 없는 사막을 가로지르고 있는 누군가의 갈증처럼 무척 강렬하다. 


물을 마시고자 하는 갈급함과도 같이 어떠한 경험에 대한 배고픔(hunger)은 수많은 기대와 함께 인간을 가차 없이 경험 속에 뛰어들게 한다. 이것은 반드시 채우고 충족시켜야 끝날 수 있는 어떤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 경험하는 길(human experiential way)은 뜨거운 사막의 한가운데서 오아시스를 만나는 꿈을 꾸고 오아시스를 만나 메마른 목을 물로 가득 적셔도, 길을 걷다 보면 또다시 갈증을 느끼고 또다시 채워야 해서 어쩌면 계속된 좌절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희망에서 고통으로, 고통에서 희망으로 끊임없이 오르락내리락 출렁이는 감정 파동 속에서 미처 예상치 못한 인생의 파노라마를 겪게 되더라도, 이러한 뜻밖의 경험들을 통해 어떤 논리적 지식이나 명석한 두뇌로도 미처 얻을 수 없는 깊은 지혜와 재능을 얻게 되기도 한다. 


■ 콜럼버스의 꿈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꿈'은 인도로 가는 뱃길을 찾는 것이었다.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믿었던 사람도 없었던 1492년, 콜럼버스가 배 3척과 100여 명의 선원을 이끌고 대서양을 가로질러 자신이 그 당시 인도라고 생각했던 아메리카 대륙에 닿는 항해를 떠나기까지, 그는 마르코폴로의 <동방견문록>을 즐겨 읽으며 인도로 가는 '꿈'을 꾸었다.


하지만 우리는 인간의 꿈과 욕망이란 것이 항상 내가 기대한 어떤 것으로 이끄는 것이 아니라. 미처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 예상치 못한 경험으로 이끌리는 경우가 다반사임을 이미 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다.

  

애초에 콜럼버스는 미개인이 사는 신대륙을 찾아 나선 게 아니라 보석과 향신료를 찾아 나선 것이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아메리카 대륙은 유럽의 식민지가 되어 예상치도 못했던 고난의 역사를 맞이하게 됐고,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은 인류사의 획기적 사건으로 남게 되었다. 


경험이란 건 정말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 채워지지 않는 인간의 욕망 


아주 오래전 콜럼버스의 이야기를 우리가 알고 있듯이, 지금은 인터넷을 통해 과거를 살았고,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전 세계 사람들의 다양한 경험적 스토리들과 언제든지 연결될 수 있다.  그 수많은 사람들의 스토리들을 볼 때마다 각 사람마다 제각기 걸어가는 경험의 길이 얼마나 다양하고 얼마나 색 다른지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만일 자신이 겪는 경험의 희로애락 속에서 휘청이지 않고 경험이 끝난 후 교훈을 얻어 배울 수 있고, 다른 누군가가 걸어가는 경험의 길에 서로가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순간이 온다면, 그때야말로 경험의 값진 수확의 때가 아닐까? 


끊임없이 느끼고, 꿈꾸고, 열망하고픈 굶주림은 인간을 수많은 경험의 가능성으로 이끌지만, 궁극적으로 끊임없이 배우고, 나누고, 성장하고, 지혜롭고픈 인간의 욕망이 채워지기 전까지 인간은 끝없는 경험을 계속해나가야 할지도 모르겠다.  


(다음 글 : 인간 경험의 길 ② 기지 않고 걷는 아기(성숙의 조건))

(다음 글 : 인간 경험의 길 ③ 왜 죽으면 안 되는 거야(고통에서 발견하는 삶의 의미))

(다음 글 : 인간 경험의 길 ④ 원래 삶은 쉽지 않아(인간 발전의 본질))

(다음 글 : 인간 경험의 길 ⑤ 마음의 창틀을 바꾸다(진보의 첫걸음))

(다음 글 : 인간 경험의 길 ⑥ 코로나 한복판에서 맞는 연말연시(멈춤을 통해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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