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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영 Sep 06. 2019

손님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비건키친 운영일기.4

좋은 재료를 고집한다는 것, 손님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채식식당을 운영하면서 꼭 구비해야 할 기본적인 재료들을 구매할 시기가 왔다.
기본적인 재료들은 좋은 재료들을 쓰자고 했는데, 좋은 재료의 정의가 셰프들마다 차이가 있었다.

첫 번째 단계. 인공적인 재료가 아닌 천연 재료를 사용하기
정제 설탕 대신 아가베 시럽이나 조청
정제 소금 대신 천연소금
-장단점
원가가 절감되어 메뉴의 단가를 대중적으로 내릴 수 있다.
식재료가 떨어질 경우 어디서든 쉽게 구매가 가능하다.
유기농은 아니라도 천연재료로 나쁘지 않다.

두 번째 단계. 천연 재료들도 유기농으로 사용하기
아가베 시럽이나 조청도 유기농 우리 쌀조청, 오가닉 아가베 시럽, 그리고 유기농 케인 슈가
천연소금도 히말라야 핑크 소금이나 10년 간수를 뺀 구운 소금
식용유는 현미 오일이나 유기농 코코넛 오일
자연드림에서 구매한 된장과 간장, 고추장 등
-장단점
기본적인 재료들부터 좋은 걸 쓸 수 있다.
원가가 올라가 메뉴의 단가가 올라간다.
식재료가 떨어질 경우 구매가 쉽지 않으니 미리 재고 파악을 잘해야 한다.

이렇게 두 가지 단계 내에서 재료를 결정하기 위해 의견이 분분해졌다.
사실 둘 다 맞는 말.
식재료 구매가 어렵다면 운영이 차질이 생길 수도 있고, 기본적인 재료들의 단가가 올라가 음식의 값이 너무 올라가버리게 된다면 고객들에게 외면을 받을 수도 있는.
비건키친은 처음 생겼기 때문에 경험해보지 않고, 가격만 보고 안 올 수 도 있다는 점이 참 두려웠다.
이래저래 두 번째 단계의 단점이 운영상에서는 어려운 점이 많았다.

하지만 의외로 간단하게 결정되었다.

손님들에게 좋은 재료로 만든 음식을 대접하고 싶다. 는 이유만으로 두 번째 단계의 주장이 충분히 모두에게 와 닿았다. 좋은 재료를 고집한다는 것, 손님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사소한 작은 것들도 바꿨다.

비건키친 재료의 정의가 끝난 후부터 다음 재료들도 쉽게 결정하게 되었다.
기본을 고집하자는 결정 그대로.

사소한 작은 것들도 바꿨다.
비건키친의 모든 면요리는 글루텐 프리로 선보이고 있다.
면의 단가가 일반 면보다 굉장히 큰 차이가 있다. (많이 비싸다-)
그리고 자연드림 국내산 토마토케첩부터 유기농 찹쌀가루까지.
두유는 99.89%의 두유만을 사용한다.

사실 이렇게 비싼 재료들을 쓴다고 메뉴의 단가를 원가에 맞춰 계산해 그대로 올리기는 쉽지가 않다.
그래서 수익이 일반적인 재료를 쓰는 만큼 내긴 쉽지 않다.
(우리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지? ㅎㅎ)
이건 차차 고민해봐야 할 숙제.


채식 식당을 운영한다는 건 아직 대중적으로 문화가 확산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쉽지 않은 일이에요.
음식이 좋아서 함께 하게 된 사람들과의 채식 식당 운영 일기를 추억 삼아 조금씩 남겨보려 합니다.
비건 키친은 이태원에 위치한 작은 비건/로푸드 식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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