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
20대에는 프리랜서로 일을 하다가 서른이 되어서야 조직 생활을 시작했다. 비교적 늦게 시작한 조직 생활인만큼 나름 열심히 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서 무작정 열심히만 했던 것 같다. 가장 먼저 일찍 출근해서, 자정이 넘어가는 시간까지 치열하게 일 했다. 그렇게 일한 지 6개월이 되어 갈 때, 함께 하던 리더로부터 들었던 조언이 나를 뒤흔들었다. "열심히 하는 것은 좋은데, 시간으로 싸우 하면 안 된다. 시간으로 싸우기 시작하면 일의 수준을 높이기에는 한계가 온다. 시간이 아닌 퀄리티로 싸워라." 요즘에도 내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고민이 될 때 나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되고 있다.
물론, 시간으로 싸워야 하는 시기가 있다. 일을 해야 하지만 배경 지식이 전혀 없는 제로의 상태에서는 어쩔 수 없이 시간으로 싸워야 한다. 하지만 그 순간을 넘었다면, 퀄리티를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고민이 시작돼야 한다. 그래서 나의 리더도 그 시점에서 나에게 그런 말을 해준 게 아닌가 생각한다.
그렇게 어떻게 일을 해야 좋은지, 내가 일을 잘하고 있는지를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를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딱! 사회 초년생을 위한 책이다. 기획과 글쓰기, 말하기, 관계에 대해서 단순함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이 책에서 아쉬운 부분은 '넓게'는 있으나 '깊이'는 없는 점이 아쉬웠다. 가령 로지컬 싱킹과 MECE 같은 개념에 대해서는 알 수 있었으나 실제 업무에 적용하기에는 예시가 부족한 점은 아쉬움이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을 통해 내가 배운 곳을 공유하고자 한다.
" 불확실성에 관한 초조함은 업무량을 늘리도록 다그칩니다. 이게 성공할지, 저게 성공할지 치열하게 고민하는 것보다는 자신과 남을 다그쳐서 고만고만한 양을 늘리는 게 사실 더 쉽거든요. "
- 자기반성을 하는 시간인 것 같다. 처음에는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몰랐기에 일의 우선순위 설정 없이 최대한 많은 업무를 만들려고 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일을 해보니 남는 게 없었다. 분명 일은 했지만 내가 어떤 일을 했는지 그 일이 어떤 인과관계를 갖고 있었는지 기억하기 어려웠다. 일의 첫 번째는 방향과 우선순위 설정이라는 것을 배웠다.
" 문제는 이렇게 해서 늘린 많은 업무량이 노고(Hard work)로 여겨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겁니다. 오히려 어수선한 업무로 취급되죠. 경영진이든, 클라이언트든, 후배 직원들에게든 말이에요. "
- 일을 많이 한다고 해서 좋은 것은 아니다. 이 일이 지금 우리 조직과 팀, 나에게 꼭 필요한 일인지 알아야 한다.
" 기획하는 대로 문제에 대처하지 않으면, 닥치는 문제만 해결하다가 기회를 놓치게 된다. "
- 기획단에서부터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과 해결방안, 고민점 등등 모두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
" 기획자는 다음의 세 가지에 꼭 대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첫째, 목표(원하는 미래)는 무엇인가? 둘째, 목표를 가로막는 진짜 문제는 무엇인가? 셋째, 문제를 해결하고, 원하는 미래를 달성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실현 가능한 최적의 행동은 무엇인가? "
" 기획은 현실과 원하는 미래 사이의 간극을 해결하기 위해 만든 세련된 방식입니다. 단순하게 일 하는 사람들은 이 간극을 메울 수 있는 진짜 문제, 숨겨진 열망, 트리거가 될 행동을 찾아냅니다. "
" 일 잘하는 사람들은 상대방이 궁금해하는 내용과 자기가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을 가능한 짧게 말하는데 선수입니다. "
우리의 뇌는 정보처리를 위해 4단계(오감→선택→조직화→해석)를 거치며 규칙에 맡도록 그룹핑을 하려고 한다. 즉, 뇌조 차 무의식에서 단순한 것을 바라고 있다. 최대한 단순한 방식으로 업무를 해야 하며, 설득을 하는 방식 또한 선택적 인지 법칙에 따라 해야 한다.
책에서는 각 단계에 대한 예시를 들고 있다. 오감 단계는 자극을 받아들이는 단계로서, 감각의 예민도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여기에는 왜곡이 없다고 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 고함을 지를 때, 청각의 문제가 없는 한 모든 사람의 청각 세포가 반응을 한다는 것이다. 선택 단계에서부터는 뇌가 게으름을 피우기 시작한다. 이미 소음이 발생하고 있는 공간에서 특정 소음에 대해서만 뇌가 반응을 하게 된다. 예를 들면 소음이 발생하고 있는 공간에서 자신의 이름이 거론이 될 경우 나도 모르게 그쪽으로 관심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조직화 단계에서는 오감과 선택의 단계를 지나 필터링된 정보들을 뇌가 그룹핑을 하고 해석을 한다는 것이다. 즉, 의도와는 다르게 우리 뇌는 이러한 4가지 단계를 거쳐 정보 처리를 하게 되며 이러한 단계가 잘 적용된 보고서나 소통에 기민하게 반응을 한다는 것이다.
"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보고서의 핵심은 무엇인지, 무슨 얘기를 하는지, 30초 안에 깔끔하게 설명할 수 있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
2020.02.09
이번 책을 통해 나의 고민에 명확한 HOW를 찾지는 못했지만,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 다가갈 수 있었던 점이 좋았다. 주변에 이제 막 조직생활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