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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통 아빠 Dec 06. 2024

집밥

수고로움의 대가와 복리의 원리

우리 부부는 맞벌이를 하면서 아이를 키우고 있다.

여러 가지 방면으로 육아에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우리 부부가 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회사일에, 집안일에, 육아에...

바쁜 일상 중에서 한 가지 빼놓지 않는 게 매일 퇴근 후 저녁을 차려 먹는 일이다.

생각해 보니 거의 매일 있는 이 과정이 우리 부부에게 꽤나 큰 짐이 된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일단 평소에 음식을 준비해서 냉장고에 넣어놔야 한다.

때로는 퇴근 후 간단한 음식을 요리한다.

이런 것들은 거의 전적으로 아내의 몫이다.

그리고 퇴근 후 집에 오면 저녁을 차려서 같이 먹는다.

저녁을 먹고 나면 또 설거지가 꽤 많이 나온다.

퇴근 후 아이를 보면서 이러한 과정을 매일 하고 있다.

아내와 내가 역할 분담을 해서 최대한 빠르고 효율적으로 끝내려고 하지만,

우리한테 주어진 저녁 시간 중에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 사실이다.


반대로 만약에 저녁  주로 외식을 하거나 배달시켜 먹는다면 어떨까.

평소에 어떤 반찬을 만들지 하는 고민과

실제로 반찬을 만들어 놓는 수고와

퇴근하고 지친 몸을 이끌고 저녁을 차리고

다 먹고 접시를 정리해서 설거지를 해야 하는 수고들.

이 모든 과정이 생략될 수 있다.

생각만 해도 너무 편할 것 같다.


그러면 이렇게 힘듬에도 계속 집밥을 차려 먹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비용에서 큰 차이가 날 것이다.

직접 재료를 사서 간단하게라도 해 먹는 것과

그때 그때 사 먹는 음식에는 비용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두 번 째는 건강 문제다.

나름대로 좋은 재료로 만드는 집 밥과

다 조리되어 있는 가공 식품과는 큰 차이가 날 것이 분명하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이유인데,

이러한 일상이 하루 이틀로 끝나는 일회성,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는 것이다.

1년, 10년, 아니 평생을 해야 하는 일상의 루틴이다.







투자 공부를 하면서 배우고 크게 깨달은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시간' 그리고 '오랜 시간'이 투자에서 매우 중요하고 그것이 거의 투자의 정답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바로 복리의 마술이 있기 때문이다.

적은 금액이지만 지속적으로,

약간의 수익률이지만 오랜 기간 투자하면,

복리라는 놀라운 원리 때문에 일정 기간이 지나면 급격하게 액수가 불어난다.

워런 버핏 같은 사람이 지금의 부를 가지게 된 원리다.


그런데 이게 인생살이에서도 똑같다.

그 단편적인 예로써 집밥을 먹는 행위도 그렇다.


집밥을 먹음으로써 아껴지는 작은 비용이 쌓이고,

조금씩이나마 건강면으로 유익한 결과가 쌓여간다.

중요한 건 오랜 기간을 그렇게 한다는 것이다.


작은, 아니 꽤 큰 수고가 필요하지만,

그래도 이런 복리의 힘을 알기에,

오늘도 꿋꿋이 집밥을 차려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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