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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돌아 다시 봄

언젠간 ○○○ 작가를 꿈꾸며..

by 지니운랑

내가 브런치스토리를 알게 된 지도 어느덧 1년의 시간이 흘렀다.


2024년 4월 30일 화요일

브런치스토리에 첫 글을 게시했을 때, 우연히도 운이 좋아 첫 라이킷을 순식간에 받았다. 그때의 신기함과 들뜸에 기분이 믿기지 않을 만큼 좋았다. 내 글이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그렇게 1주일에 한 번씩 꾸준히 글을 적어 나갔고 그 글들이 모여 총 59개의 이야기가 되었다. 1년 전 첫 라이킷은 내가 59개의 글을 적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2025년 4월 28일 월요일

작년과 다름없이 꽃이 피고 나비가 날고 사람들의 옷이 얇아지고 발걸음이 가벼워지는 봄이 왔다.

오늘은 평소 친하게 지내는 동네 친구 엄마들과 인근 공원으로 꽃나들이를 나왔다.

혹자는 평일에 꽃놀이를 다닐 수 있는 팔자 좋은 아줌마들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정신적인 쉼이 필요한 사람들이 이렇게 밖으로 나온다고 생각한다.

5명 중 한 명은 20대에 취업을 한 이후로 쉰 적 없는 직장맘이라 오늘도 출근하기 전 2시간의 여유를 즐기러 나왔고 나머지 넷 중 한 분은 4명의 자녀를 키우고 있으며 다들 경력단절의 전업맘이었지만 지금은 각자의 위치에서 용돈벌이정도의 일은 하고 있다.

오늘 2시간의 여유는 당분간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충전하기에 충분하다.


결혼을 하고 양가 도움 없이 아이를 키우다 보니 경력단절이 되었고 아이들이 어느 정도 큰 지금은 시간적 여유가 생겼지만 나이도 많아졌고 경력도 이어지지 못했기에 아무도 결혼 전 연봉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심지어는 전혀 새로운 일을 찾아 다시 시작해야만 했다. 그마저도 마음에 드는 일을 찾아 이렇게 하고 있다는 것은 운이 좋은 경우이다. 그러나 직장이라고 하기에는 아르바이트 같은 애매한 시간과 벌이이다.


아이들이 중고등학생이 되면서 일을 하는 지인들이 늘었다. 지금은 일을 하지 않지만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아이들이 아침에 학교를 가고 학원을 갔다가 밤에 집에 들어오니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져서이기도 하지만 높아져만 가는 학원비가 부담이 되기도 해서다. 그리고 슬슬 노후의 수입도 걱정되고 조금이라도 건강할 때 제2의 삶을 살아보고 싶기도 하다. 그래서 집에 멍하니 있는 것보다 뭐라도 배우러 다니고 들으러 다니고 어렸을 때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그림을 배워보기도 하고 독서모임에도 참여해 본다. 그럼에도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 그나마 이렇게 밖으로 다니는 사람은 아직은 의지가 있고 의욕이 있는 내면적 자신감과 힘이 있는 사람이다.


작년 여러 우연이 겹쳐 그 결과로 듣게 된 '브런치스토리 작가되기' 수업은 브런치스토리라는 것이 있는 줄도 몰랐던 나에게 생각지도 못한 재미를 선사하였다. 그동안 글을 적는다는 건 전혀 생각해 본 적도 없는 미지의 영역이었지만 이젠 'OOO 작가'라는 낯간지러운 타이틀을 언젠가는 가져볼 수도 있을 거라는 새로운 희망에 가슴을 부풀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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