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에게 보내는 편지18

by 희량

아빠

엄마랑 둘이서 코미디 영화를 봤어


그 영화

코미디 주제에

몰카 성범죄와 관련된 내용이었거든


엄마가

한숨을 쉬더라구

일이 실제로 있다는 게

너무 슬프다고


그러면서

법적으로 여성들에게 무술을 장려해야 한다는

기발한 말씀을 하셨어


그런데 그 전에 먼저

우리 몸을 성적으로 바라보는

변태적인 시선을 없애는 건

많이 어려운 일일까?


남자화장실에

몰카가 달리진 않잖아

내 몸도 걔네들이랑 다를 거 없는

그냥 몸뚱아리일 뿐인데

왜 찍으려드냐구


화장실에 있는 구멍이란 구멍에

죄다 꽂혀 있는

필사적인 휴지조각 본 적 없지


그 무한적인 세상에

내 사진 퍼지면

한도 끝도 없을 거 같은

그 공포에서 살아


아빠

딸은 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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