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에게 보내는 편지19

by 희량

아빠

나 고등학교 때

남녀합반이었잖아


급할 때 난 정말

교실 문을 박차고

이렇게 외치고 싶었어

"생리대 있는 사람!!!!!!!!"


딸 성격상 안 될 것도 없을 텐데

남자애들이랑 내외했던 것도 아니고


근데 왠지 뭔가 모르게

그러면 안되는 것 같은 마음이 날 막았어


피가 조금 새기라도 하면

보일까봐 전전긍긍했어


배가 아프면 여자애들한테만

승르틍뜨믄으...

라고 속삭였고


왜일까

방귀는 방귀라고 부르면서

월경은 생리라고 퉁 쳐서 부르고


뭐가 그렇게 부끄러운 거라고

진짜 말그대로 생리현상이잖아


근데 아빠.

난 이렇게 배워온거야


숨겨야 하는 거라고.

내 몸이,

내 몸의 생리현상이,

부끄러운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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