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위로가 되는 남.타.커.
특수부대 아빠, 육아전쟁에 뛰어들다
남.타.커.
남이 타주는 커피의 줄임말이다.
육아를 하는 부모에게 매일 위로가 되는 남.타.커.
나는 자녀들이 등교한 후 집안일이 어느 정도 끝나면 밖으로 나와 이른 오후 햇살이 비추는 길을 걸으며 근처 커피숍에서 여름에는 아이스 카페라테와 겨울에는 핫 카페라테를 한 잔씩 마셨다. 어느 날은 카페에 앉아서 창 밖의 풍경을 보며 마셨고, 집에서 마시고 싶으면 테이크 아웃을 해서 집으로 왔다.
요즘에는 집에서 먹는 캡슐 커피, 믹스 커피도 수준급으로 발전에서 여러 종류의 맛과 향기까지 즐길 수 있을 정도다. 집에서 커피를 만들어 먹어도 되겠지만. 굳이 밖으로 나와 커피숍의 성장과 상생에 톡톡히 기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육아를 하는 부모에게 남이 타주는 커피는 무슨 의미일까? 육아를 하기 전에는 생각해 본 적 없다.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심하게 일상을 관찰해 보면 유모차를 끌고 커피숍에 남.타.커. 남이 타준 커피를 마시러 오는 사람. 테이크 아웃해서 가는 사람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한 번 생각을 해보자. 신생아일 경우 외출을 하기 위해선 챙겨야 하는 짐이 정말 많다. 우선 유모차부터 작은 자전거 크기에다가 아가 옷, 물티슈, 손수건, 마실 물, 기저귀는 기본이고 좀 우리 와이프(대학병원 간호사)같이 건강에 민감한 부모라면 체온계, 분유나 간식거리 등 잠시 다녀오는 집 근처의 외출이라도 챙겨야 할 짐이 한가득이다. 기저귀를 때는 시점인 자녀가 4살 정도까지는 외출하기에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그런데 왜? 이런 수고로움을 감수하고 굳이 외출준비를 해서 유모차를 끌고 육아를 하고 있는 부모는 집 근처에 카페를 와서 커피를 주문하는 걸까? 육아 부모들이 남이 타주는 커피를 마시고 싶어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카페인 섭취 욕구를 넘어서는 복합적인 생리적, 심리적 욕구로 이러한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생리적 욕구 측면에서 보면
카페인은 빠르게 빠르게 몸에 흡수되어 30분에서 2시간 사이에 최고 혈중 농도에 도달하며, 뇌의 아데노신 수용체에 작용하여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촉진한다. 카페인의 각성 효과는 육아전쟁으로 인한 피로를 일시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 이는 하루 종일 지속되는 육아전쟁에서 필요한 체력, 에너지를 공급해 준다. 또한 적당량의 카페인(50~200mg)은 기분을 좋게 만들어줘 육아전쟁에서 겪는 스트레스를 감소시켜 육아 스트레스 관리에 도움을 준다.
심리적 욕구 측면에서 보면
휴식의 상징. 남이 타주는 커피는 잠시나마 육아의 책임에서 벗어나 온전하게 자신만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순간을 선물한다. 육아는 자녀에게 100퍼센트 헌신하기 때문이다. 집에서 내가 타먹을 수 있지만 굳이 나와서 커피를 마시는 건 나에게 주는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자연스러운 휴식의 신호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남.타.커 남이 타주는 커피가 선물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사회적 교류. 육아를 하다 보면 자녀와 이야기는 하지만 공허함을 수시로 느낄 수 있다. 특히 의사표현을 못하는 신생아 때는 말도 못 하기 때문에 다른 성인과의 대화가 필요하다. 물론 단골카페가 아니라면 "커피 주문하시겠어요?", "따뜻한 카페라테 한 잔 주세요." 같은 업무적인 대화만 오갈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짧은 대화라도 육아를 전담하는 사람에게는 소중하다.
자기 관리. 육아를 하다 보면 자신보다 자녀를 바라볼 수밖에 없다. 그런 시간이 길어지다 보면 나 자신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육아 우울증 같은 정신적인 신호가 오는 것이다. 커피를 마시는 시간은 자신을 돌보는 소중한 순간이 될 수 있다. 이는 정신적 리프레시와 자기 관리에 도움이 되어 더 나은 육아를 할 수 있다.
일상변화. 육아전쟁에서 부모의 일상은 자녀의 생활에 100퍼센트 맞춰질 수밖에 없다. 이는 육아하는 부모의 일상이 자녀에게 맞춰지기 때문에 일상의 반복을 느끼게 되며 변화를 갈구하게 된다. 이런 반복되는 육아 일과에 커피를 마시러 가는 길, 점원과의 대화, 커피를 마시며 친한 친구와의 만남과 통화 같은 작은 변화는 충분히 기분전환과 즐거움을 줄 수 있다.
결론적으로, 남.타.커. 남이 타주는 커피를 마시고 싶어 하는 것은 단순한 카페인 욕구를 넘어 육아전쟁 중 필요한 휴식, 에너지 보충, 그리고 작은 일상의 변화를 통한 즐거움을 찾고자 하는 욕구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 주변을 둘러보라. 주변에 유모차를 끌고 남이 타주는 커피를 마시는 부모가 있는가? 혹시 있다면 "육아 힘드시죠! 파이팅입니다. 응원합니다." 이런 따듯한 말 한마디를 건네는 건 어떤가. 지금도 어딘가에서 남. 타. 커. 남이 타주는 커피를 마시며 육아전쟁을 치르고 있는 모든 부모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