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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검은머리앤 May 04. 2024

이제 수영을 그만둘 때인가 봅니다.

-노력하는 자에게 행운을 주겠나이다.

"엄마 7월까지만 오고 8월부터는 못 도와준다."


엄마께서 주중에 아이들을 돌봐주셨어요.

지방에 살고 계시는데 일요일 저녁에 올라오셔서 

금요일 오후에 내려가셨습니다.

여기저기 몸이 편찮으신 엄마께서 이상 아이들을 못 봐주시겠데요.


당장 든 생각은 

'수영은 어쩌나'였습니다.

남편이 출퇴근 시간이 일정하지 않거든요.

사실 남편은 거의 직장에서 지내요.


남편이 집에 없거나 

남편이 새벽에 출근해야 하는 날에는 

7시 수영은 갈 수가 없었어요.

아이들 챙겨줄 사람이 없으니까요.


남편이 없는 날에 6시 수영을 간다는 것도 사실 쉽진 않았어요.

수영장이 제 직장 근처에 있었는데요.

6시 수영을 하고 나서 

다시 지하철을 타고 집에 왔다가

30분 동안 아이들을 챙겨주고 

다시 출근을 해야 했거든요.

제 체력엔 어림도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래도 일단 주 5일 수영을 등록을 했습니다.

갈 수 있는 날엔 최선을 다해서 수영장에 가보자는 심정이었어요..


9월이 지나고

열흘정도는 

가는 날보다 못 가는 날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9월 중순에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6시 수영은 빠지지 말고 가야겠다.

힘들더라고 한 번 시도라도 해 봐야지.'

라고 생각하고 무조건 6시 수영을 갔습니다.


수영을 하고 집에 오려니깐

다리가 너무 후덜거려서 잘 걷지를 못하겠는 거예요.

사실 전 걸음걸이가 빠르고 씩씩한 편인데 

수영을 하고 온 날은 걷는 속도가 반으로 줄어드는 걸 느낄 정도였어요.


집에 와서 아이들 밥을 차려주는데도

너무 힘이 들었나 봐요.

유튜브 영상 0.5배속의 동작으로 밥을 차리는 저를 보고

제 스스로가 답답하다고 느낄 정도였습니다.

'어르신들이 늘 말씀하시는 

생각만큼 몸이 안 따라준다는 게 이런 느낌일까?'


그래도 엄마라고 아이들 아침밥은 안 굶기고 챙겨주고 출근을 했습니다.

수영장 근처 내 마음속 단골인 

떡집에서 떡을 사 오기도 하고

전 날 만들어 둔 국이나 반찬 등으로 어찌어찌 밥상을 차렸거든요.


'내가 이렇게까지 하면서 수영을 배워야 할까?'

싶었는데 그래도 하기로 했어요.

하기로 했으면 그냥 하는 거니까요.

그렇지 않으면 변화할 수 없다는 걸 너무도 잘 알거든요.


9월 중순이 되니깐

10월 수영강습을 등록을 해야 했어요.

지금처럼 주 5일 등록을 할지 그냥 주 3일만 할지 선택을 할까 싶기도 했는데

일단 주 5일 수영을 등록을 하기로 했습니다. 


어머나,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10월부터 다자녀 부모들은 강습비를 50%를 할인해 준다고 하더라고요.

전 자녀가 2명이라 할인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늴리리야.

어쩜 나는 운이 이렇게 좋을까.

괜히 주 3일 할지 주 5일 할지 고민했구나.


안내데스크 선생님께서 

다자녀 할인을 받으려면 증빙서류로 등본을 가져와야 한데요. 


다음날

반값으로 주 5일 수영을 등록했습니다.

아싸라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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