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하는 자에게 행운을 주겠나이다.
"엄마 7월까지만 오고 8월부터는 못 도와준다."
엄마께서 주중에 아이들을 돌봐주셨어요.
지방에 살고 계시는데 일요일 저녁에 올라오셔서
금요일 오후에 내려가셨습니다.
여기저기 몸이 편찮으신 엄마께서 더 이상 아이들을 못 봐주시겠데요.
당장 든 생각은
'수영은 어쩌나'였습니다.
남편이 출퇴근 시간이 일정하지 않거든요.
사실 남편은 거의 직장에서 지내요.
남편이 집에 없거나
남편이 새벽에 출근해야 하는 날에는
7시 수영은 갈 수가 없었어요.
아이들 챙겨줄 사람이 없으니까요.
남편이 없는 날에 6시 수영을 간다는 것도 사실 쉽진 않았어요.
수영장이 제 직장 근처에 있었는데요.
6시 수영을 하고 나서
다시 지하철을 타고 집에 왔다가
30분 동안 아이들을 챙겨주고
다시 출근을 해야 했거든요.
제 체력엔 어림도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래도 일단 주 5일 수영을 등록을 했습니다.
갈 수 있는 날엔 최선을 다해서 수영장에 가보자는 심정이었어요..
9월이 지나고
열흘정도는
가는 날보다 못 가는 날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9월 중순에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6시 수영은 빠지지 말고 가야겠다.
힘들더라고 한 번 시도라도 해 봐야지.'
라고 생각하고 무조건 6시 수영을 갔습니다.
수영을 하고 집에 오려니깐
다리가 너무 후덜거려서 잘 걷지를 못하겠는 거예요.
사실 전 걸음걸이가 빠르고 씩씩한 편인데
수영을 하고 온 날은 걷는 속도가 반으로 줄어드는 걸 느낄 정도였어요.
집에 와서 아이들 밥을 차려주는데도
너무 힘이 들었나 봐요.
유튜브 영상 0.5배속의 동작으로 밥을 차리는 저를 보고
제 스스로가 답답하다고 느낄 정도였습니다.
'어르신들이 늘 말씀하시는
생각만큼 몸이 안 따라준다는 게 이런 느낌일까?'
그래도 엄마라고 아이들 아침밥은 안 굶기고 챙겨주고 출근을 했습니다.
수영장 근처 내 마음속 단골인
떡집에서 떡을 사 오기도 하고
전 날 만들어 둔 국이나 반찬 등으로 어찌어찌 밥상을 차렸거든요.
'내가 이렇게까지 하면서 수영을 배워야 할까?'
싶었는데 그래도 하기로 했어요.
하기로 했으면 그냥 하는 거니까요.
그렇지 않으면 변화할 수 없다는 걸 너무도 잘 알거든요.
9월 중순이 되니깐
10월 수영강습을 등록을 해야 했어요.
지금처럼 주 5일 등록을 할지 그냥 주 3일만 할지 선택을 할까 싶기도 했는데
일단 주 5일 수영을 등록을 하기로 했습니다.
어머나,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10월부터 다자녀 부모들은 강습비를 50%를 할인해 준다고 하더라고요.
전 자녀가 2명이라 할인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늴리리야.
어쩜 나는 운이 이렇게 좋을까.
괜히 주 3일 할지 주 5일 할지 고민했구나.
안내데스크 선생님께서
다자녀 할인을 받으려면 증빙서류로 등본을 가져와야 한데요.
다음날
반값으로 주 5일 수영을 등록했습니다.
아싸라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