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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검은머리앤 May 09. 2024

저질체력인 분들께 수영을 추천하는 이유

-힘든데 왜 수영을 계속하냐고요?

생각해 보면

20대에도 체력이 그렇게 좋았던 것 같진 않아요.

그래도 그땐 

힘들면 퇴근 후에 쉴 수 있었죠.


문제는 임신을 한 이후였어요.

몸이 너무 힘들었어요.

단 한 번도 일을 쉬어야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는데

제일 부러웠던 사람이

출근하지 않는 임산부였습니다.


막달 즈음에는 

부비동염이 심하게 왔습니다.

코로 숨을 쉴 수 없었어요.

도저히 못 참겠어서

동네 이비인후과에 갔습니다.

의사선생님께서

이 정도까지 참았냐면서

저보고 미련하데요.


아픈 것도 서러운데

굳이 미련하다고 표현하실 것까지야.


임산부가 먹을 수 있는 약을 

처방해 주셨지만

약이 전혀 들지 않았어요.


나중에는 이러다가 숨을 아예 못 쉬는 게 아닐까 하는

두려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사람이 절박하면 변한다고 하던가요.

그때부터

식염수로 코를 세척했습니다.

그 이후로 13년 정도 꾸준히 하고 있는 루틴 중에 하나입니다.


몸이 안 좋은 상태에서

출산을 했고

몸은 더 안 좋아졌습니다.


게다가 아이가 너무 자주 깼어요.


신생아일 때는 16시간씩 자고 이런다는데

제 아이는 안 그랬습니다.

그래서 늘 잠이 부족했어요.


사실 신혼 초부터

남편이 1차 2차 심지어 4차까지 술자리를 하고

집에 오는 날이 많기도 하고

남편 퇴근 시간이 일정하지 않아서 잠을 잘 못 잤거든요.

임신시간 내내 쭈욱 수면이 부족했어요.

그런 상태에서 아이가 태어난 거죠.


남편은 아기가 새벽에 깨서 울어도 

정말 단 한 번도 깬 적이 없어요.

첫째 때는 그랬어요.

(남편은 다른 남편들처럼

새벽에 젖병세척하는 수고로움을 몰라요. 

저는 완전 모유수유만 했거든요.)


아이는 매일 밤마다 정말 자주 깼습니다.


하루는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렇게 자주 깨는데 잠은 자서 뭐 하나.

그래서 잠을 안 자고 날밤을 샌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둘째를 임신 했어요.


둘째도 역시 첫째만큼이나 잘 깨더군요.

이 때는 남편이 아주 가끔 깨서 짜증을 내더군요. 

아이가 밤에 깨서 다독이는 건 제 몫이었습니다.


먹는 건 부실한데 잠을 제대로 못 자니 

몸이 진짜 안 좋아졌습니다.


수면의 질이 안 좋으니

늘 피곤하고

속이 쓰려도 커피를 마시고

또 피곤하고

악순환이었습니다.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수면의 질이 나빠져서 

아이들이 덜 깨게 되었을 때도 습관적으로 두어 번 깼습니다.


그래서 새벽 걷기를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이 자는 새벽 시간에 그나마 시간을 낼 수 있으니까요. 

걸으면 건강해진다고 해서

한 시간씩 걸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걷는 시간을 

점진적으로 늘렸어야 했는데

처음부터 한 시간씩 걸었습니다.

출근할 때 즈음에는 다리에 힘이 풀려서 어떻게 출근을 했는지 기억이 안 나요.


일 년 가까이한 것 같은데

체력이 좋아졌다 이런 건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러나 한 가지 확신할 수 있는 건

늘 소화가 잘 안 되었는데

체하는 횟수가 많이 줄었다는 거예요.


여러분, 걷기는 확실히 소화에 도움을 줍니다.


한 시간씩 걸으면 살이 빠진다는데 살도 거의 안 빠졌던 것 같아요.


이렇게 열심히 걷는데 왜 건강해지지 않을까

고민이 되었어요.


그러다가 우연찮게 

유산소와 근력 운동을 같이 해야 효과가 있다는 글을 봤어요.

스장을 다닐 시간은 없으니

집에서 타바타 운동을 했습니다.

조금 체력이 회복되는 것 같았지만

워낙 바닥이었던 체력이 아주 조금 좋아진 정도였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시작한 게 수영이었어요.

건강해진다고 하니 한 번 해보자는 심산이었습니다.


수영은 정말 좋은 운동입니다.


제가 평소에도 잘 걷는 편이라 다리는 근육이 보통인데

상체랑 몸통에 근육이 부족했거든요.


가끔씩 팔과 등을 만져보면

점점 딴딴해지는 게 느껴졌어요.

실제로 인바디를 측정해보니

팔과 등 근육량이 보통으로 나오더라고요.


수영을 하면서 팔을 휘두르니깐 

어깨통증도 진짜 많이 줄어들었어요.

(첫 학교 근무였을 때

매달 한 편씩 학교 방송을 만들라고 하셨어요.

거의 매일 저녁마다 늦게까지 남아서 영상 편집을 했거든요.

사진 넣고 자막 넣고 하는 그런 방송이 아니라

9시 뉴스처럼 화면 안에 화면이 나오게 하는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하라고 하셨거든요.)

프리미어 프로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만들었습니다.


그 일을 하느라 어깨가 많이 망가졌어요. 

26살 겨울에

상의를 입으려고 어깨를 들었는데 어깨가 안 올라가더라고요.)


통증이 너무 심할 땐 

스테로이드 주사도 맞곤 했는데 오래 지속되진 못했습니다.  

그래서 매일 로프(줄)를 이용해서 스트레칭을 했습니다.

그래도 이따금씩 너무 아팠어요.


수영을 하다 보니 어깨 통증이 진짜 많이 줄었어요.

이제는 이따금 로프를 해도 괜찮을 정도로

어깨가 많이 좋아졌습니다.


그리고 허리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작년 초에

아침에 일어나려고 했는데

허리가 너무 아파서 일어나질 못했거든요.

진짜 너무 아팠는데

양쪽 어깨를 비틀면서 간신히 일어나서 

진통제를 먹고 출근했습니다.

(이 정도로 아프면 쉬어야 맞는 거 같은데 미련하네요, 진짜)


그런데 작년 하반기에는 그 정도로 심한 허리통증은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수영의 좋은 점은요.

계단을 오르내릴 때 확실히 예전만큼 힘들지가 않아요.


저는 주로 지하철을타고 다녀요.

지하철은 계단이 많잖아요.

예전엔 지하철 계단을 올라가는게 

참 힘들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그렇게 힘들지 않아요.

조금 숨이 찬 정도입니다.


오노 사키가 쓴 <기적의 장 스트레칭>이라는 책을 

3월에 읽고 나서는

계단을 올라갈 때에는 두 계단씩 올라갑니다.

그래야 장운동이 된다고 합니다.

(사실 그전에도 이따금씩 두 개단을 올라가긴 했지만

지금은 내 몸이 건강해지고 있다는 즐거운 마음으로 

매번 두 계단씩 올라가요.)


처음 두 계단씩 올라갈 때 숨을 헉헉거리면서 올라간 것 같은데

지금은 그것도 그렇게 힘들지 않아요.

어떤 날은 컨디션이 좀 안 좋아서 숨이 차다가도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는 시간이

예전에 비해 훨씬 짧아진 게 느껴집니다. 


늘 퇴근하고 나면

기운이 없어서 나도모르게 잠이 들었다가 깨곤 했습니다.

그걸 지켜보는 엄마는 늘 속상해 하셨고요.

그러나 지금은 저도 모르게 잠들지 않아요.


체력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이런 좋은 점 때문에

수영을 그만두지 않고 잘 다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주 이따금

수영이 조금 늘은 것 같은

미세한 기쁨이 있거든요.

저만 아는 것 같은 그런 미세함이긴 하지만요.


어때요, 수영 배워보실래요?^^



더 하고 싶은 말


수영이  다 좋은데 

다른 운동에 비해서 시간이 많이 필요한 운동이긴 해요.

보통 수영 강습이 50분이거든요.


샤워하고 수영복 갈아 입고

수영 강습받고

다시 샤워하고 짐 챙기는데

1시간 30분 이상 걸리거든요.


저같은 경우는

5시 20분쯤에 집에 나와서

수영을 하고

수영장 입구에 나오는 시간이 

7시 20분정도였으니

2시간이 걸렸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에게는 수영이 충분히 가치가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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