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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검은머리앤 May 11. 2024

수영복이 너덜너덜 해졌습니다.

- 뭐야, 나 이렇게 열심히 한 거야?!

"수영복 바꿀 때 또 와요."

"수영복도 바꿔요?"

"그럼~ 일 년정도만 되면 너덜너덜해져서 바꿔야지."


사실 처음 수영복을 사러 갈 때만 해도

제가 수영복을 바꾸러 올 만큼 꾸준히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양말도 오래 신으면

격자모양이 보이면서

해진 부분이 약간 하얗게 되는 거 아시죠?


어머 글쎄

제 수영복이 그러더라고요.


보통 수영장을 다니시는 젊은 분들 중에는 

수영복을 두어 개 번갈아 입으시는 분들도 계시는 것 같던데

저는 한 개만 입었거든요.


수영복을 한 개만 입어서 좋은 점도 있었어요.


수영이 끝나면 

수영복과 수모를 물에 헹구거든요.

그러고 나서

수영복과 수모를 탈수기에 돌린다는 게

깜박 잊고 안 꺼낼 때가 있거든요.

그럼 다른 분들이 제 수영복을 보고

저에게 직접 가져다주시기도 하셨습니다.


하지만,

수영복을 한 개만 입어서 그런지

사장님께서 말씀하신 

일 년보다

더 빨리 수영복이 해졌습니다.


'뭐야, 나 이렇게 열심히 한 거야?'

놀랍기도 하고

스스로가 참 대견하기도 하고

그동안 수영을 하면서 느꼈던 여러 가지 일들이 

주르르륵 머릿속을 훑고 지나가더라고요.


수영복을 바꿀 때가 되니 고민이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수영복을 산다는 건 

수영을 1년 정도는 더 다니겠다는 건데

1년 넘게 계속 수영을 배울 수 있을까 싶어서요.


마침 수영복을 바꿔야 할 때가 늦가을 무렵이었거든요.

겨울 추위를 뚫고

새벽에 수영을 배우러 올 수 있을지 

확신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전략을 짰습니다.


그 전략은 바로 수영복을 당장 사는 것이었습니다.


수영복을 사면 

수영을 계속할지 말지 고민할 필요가 없이

새 수영복을 입고 싶어서라도

계속 다니게 될 테니까요.


온라인으로 예쁜 수영복을 살까 싶었는데

수영복 사이즈 때문에 부담스러웠어요.

수영을 시작할 때 수영복을 샀던 매장에 다시 갔습니다.

"사장님, 안녕하세요.

여전히 늘씬하세요."


사장님은 나이가 60대는 되신 것 같은데 정말 호리호리 하시거든요.

30년 수영을 한 덕분이라는데

어디 그게 수영만 해서  될 일인가요.

자기 관리를 정말 잘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지난번에 어떤 수영복 사갔어요?"

"어깨끈 넓적은 원피스 수영복이요."

"지금 뭐 배워요? 평형해요?"

"네, 잘은 못하지만 평형 배우고 있어요."


" 그런 거 입고 평형하면 못 써.

이제 이런 거 입어야 해요."


사장님께서 골라주시는 수영복은 

허벅지를 가리는 스타일의 수영복이었습니다.

사장님 말씀으로는 

평형을 할 때

원피스 수영복을 입으면 보기 싫데요.


저야 알 수가 있나요.

평형할 때 거의 제자리라

제 호흡하기도 벅찬데

다른 사람을 살필 여유는 없으니까요.


사장님께서 

허벅지가 달려있는 수영복은 원

피스 수영복보다 한 단계 작은 사이즈를 사야 한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여쭤봤어요.

"선생님 허벅지 가리는 수영복 말고

팔과 허벅지 다 가리는 수영복은 어떨까요?"


"그런 건 못 써. 불편해.

내 말 믿어봐요.

이거 사가면 후회 안 해요."


사장님께서 이번엔 안 깎아주시고 

대신에

말릴 필요가 없는 늘 젖어있는 수건을 주셨어요.


"이거 한 번 써봐.

이건 말리면 안 돼요.

말리면 오히려 못 써. 

그냥 닦고 다시 통 안에 넣어 놔요."


정말 신기했지만

왠지 늘 젖어있다는 게 찝찝해서 

몇 번 사용하다가 그만두었습니다.


새 수영복을 입고 수영장에 가니

강사님께서 칭찬을 해 주셨습니다.


"회원님, 수영복 바꾸셨네요.

잘 어울리십니다."


"감사합니다."


새벽 수영을 하니

새벽 6시부터 칭찬을 듣기도 하네요.

덕분에

하루 종일 기분이 좋은 날이었습니다.^^



초보 수영자를 위한 수영복 고르는 꿀팁


다리 달린 수영복을 

뭐라고 부르는지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3부 수영복, 5부 수영복 이렇게 부르네요.^^

초보인데 어떤 수영복을 사야 할지 모르시는 분들은

3부 수영복을 검색해 보시면 됩니다.

(5부는 좀 길어서 불편하실 거예요.)


그리고 저처럼 끈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기 싫은 분들은

U백 수영복을 검색하시면 됩니다.

(끈 수영복을 입으시면 수영하시면 

등에 선명한 끈 자국이 남습니다. 수영할 때 불편하기도 하고요.)


넓적한 일자 어깨끈이 있는

다리 달린 수영복을 구입하고 싶다면

U백 3부 수영복을 검색해 보시면 됩니다.


난 젊어서 예쁜 수영복을 고르고 싶은 분들은

끈 있는 원피스 수영복 입으시면 됩니다.

아니시면 여자실내수영복을 검색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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