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천무난(望天門山)>
천문산을 쩍 갈라 그 사이로 장강이 열리고
푸른 강물 동쪽으로 흐르다 여기서 굽이치네!
강 양쪽 푸른 산 마주 보며 솟았는데
외로운 돛단배 한 척 하늘가에서 내려오네!
天門中斷楚江開, 천문중단초강개,
碧水東流至此回。벽수동류지차회.
兩岸靑山相對出, 양안청산상대출,
孤帆一片日邊來。고범일편일변래.
* 천문산天文山: 안휘성安徽省 당도當涂 서남쪽 장강 양안에 있는 산이예요
* 초강楚江: 전국戰國시기에 초楚나라 땅에 있는 장강 일대를 말해요.
이 시는 이백이 5살 때부터 머물렀던 사천성을 떠나 유람할 때 쓴 것이에요. 24살의 이백은 혈기 왕성하고 높은 기세로 뜻을 펼쳐보려고 했어요.
처음 멀리 여행을 떠나 책이 아니라 체험을 하며 지식을 쌓고자 했어요. 대장부로 태어났다면 뜻을 펼칠 수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득 찼지요. 이백은 천문산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어요. 커다란 산이 장강을 사이에 두고 두 개로 나뉘어 있어서요. 서쪽의 서량산西梁山과 동쪽의 박망산博望山이 서로 마주 보고 있어요. 두 산이 마주 보고 있는 것이 마치 하늘의 문처럼 생겨 천문산이라고 불러요. 이 시에는 장강의 드높고 웅장한 기세가 느껴지며, 돛단배가 오가는 푸른 천문산이 보이는 듯해요.
황학루에서 맹호연을 보낼 때, 이백이 멀리 하늘가로 사라지는 돛단배를 바라봤다면, 천문산을 여행할 때 시인이 바라본 것은 해 뜨는 곳에서 내려오는 듯한 돛단배예요. 하늘에 사는 신선인데, 인간 세상으로 유배 온 사람이 바로 이백이라고 하죠. 이백 자신도 그렇게 생각한 것 같아요. 그래서 그의 시는 하늘과 닿아 있어요. 하늘을 누비는 대붕, 멀리 떠나는 친구, 여행할 때의 마음, 그렇게 하늘을 자주 바라보는 것 같아요. 넓고 파란 하늘을 바라보면 답답함도 사라지고, 더 넓고 기발한 상상력이 펼쳐지는 것 같아요.
이별의 아쉬움은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어요. 특히 친한 친구가 멀리 떠나 어쩌면 다시 볼 수 없을지도 모르니까요. 친구와 이별할 때, 여러분은 어떤 방식으로 이 순간을 기억하고 싶은가요?
친구가 심사숙고 후에 내린 결정이라면 이백처럼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고 응원해 주는 것은 어떤가요? 설령 그 길이 쉽지 않을지라도, 멀리서 응원해 주면 좋겠어요.
누군가와 이별하게 되었다면 한동안은 그리움에 힘들 수 있어요. 한동안이 아니라 더 길 수도 있지요. 하지만 모든 그리움이 잊으려고 한다고 바로 잊히는 것은 아니에요. 서서히, 그리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다 보면 조금씩 잊을 수 있어요.
서량산은 안휘성 화현과 무호시 장강 양안에 있는 산 중 서쪽의 산을 말해요. 전설에 의하면 원래 서량산만 있었다고 해요.
한 노인이 서량산 밑에서 밭을 가꾸며 살았는데, 어느 날 큰 동과冬瓜를 수확했어요. 동과는 중국이나 동남아시에 재배하는 호박이에요. 한 신선이 다가와 양산梁山에 많은 금이 숨겨져 있는데, 이 동과를 수박 위에 놓으면 산의 문이 열린다고 했어요.
이 말을 엿들은 그 지역의 부자가 동과를 빼앗아 갔어요. 부자가 일꾼 두 명을 데리고 양산에 가서 동과를 수박 위에 놓았더니 산의 문이 열렸어요. 그 안에 금이 번쩍거렸어요. 두 일꾼이 금으로 된 소를 끌고 나가다가 부주의로 수박과 동과를 떨어뜨렸어요. 수박은 산 입구를 막아버렸고, 동과는 강 맞은편으로 굴러가 큰 산이 되었어요. 부자는 금붙이만 있는 산에 갇혀 버렸지요.
望: 바랄 망
天: 하늘 천
門: 문 문
中: 가운데 중
斷: 끊을 단
楚: 회초리 초
江: 큰 내 강
開: 열 개
碧: 푸를 벽
水: 물 수
東: 동녘 동
流: 흐를 류
至: 이를 지
此: 이를 차
回: 돌아올 회
兩: 두 양
岸: 언덕 안
靑: 푸를 청
山: 뫼 산
相: 서로 상
對: 대답할 대
出: 날 출
孤: 외로울 고
帆: 돛 범
一: 한 일
片: 조각 편
日: 날 일
邊: 가 변
來: 올 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