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살 더 먹는 건 싫지만 월요일은 지나갔으면 좋겠어
한살은 더 먹기 싫어하면서도
월요일은 그토록 빨리 가기를 염원한다
세월은 휴일이 저물어가는 밤 11시다
좋은 시절은 이미 지나갔고
버거운 하루가 나를 기다린다
해를 머리에 인 채 무거운 낮을 보낸다
용수철이 기운다 커튼이 내려온다
신발의 압력이 높아진다
그러다 세면대 거울에서 깨닫는다
이 또한 봄의 속도라는 걸
찰나의 찰나,
그 속의 그 속을 걸어간다
비척거리며 걷다 타박타박 소릴낸다
어떤 날은 발이 보이지 않게 달려간다
나도, 당신도, 세월도
산을 하나씩 넘어간다
땀 흘리며 오르다보면 쉬어갈 곳도
볼거리도, 내릴 길도 있겠지
오늘의 배낭을 내리고
내일의 짐을 챙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