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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딩누크 Apr 16. 2022

주택살이, 이보다 좋을 순 없다!



음악을 좋아하는 나는 보통 주말엔 일어나서 꼭 음악을 켜놓곤 했다. 아이 교육에 좋을까 싶어 나의 주파수는 KBS 클래식 혹은 이런저런 팝. 하지만 나는 요즘 음악을 틀지 않는다. 새소리 때문이다. 왜 사람들이 ‘새가 노래하는’ 이란 표현을 쓰는지 이제야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이보다 더 아름다운 소리는 없겠구나 싶은 숲 속의 새소리는 맑디 맑은 주말 아침을 열어준다.




밖에 앉아 새소리 들으며 꽃구경하며 커피 한잔 해볼까 싶었더니 세집 또래 아이들이 누가 먼저라 할 거 없이 서로 일어났는지를 체크한다. 마치 잠들기 전 일어나자마자 만나기로 약속한 것처럼. 어른들 또한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한다. 코로나가 잠잠해지고 동네에 활기가 생긴 듯하다. 어제는 물가 개구리 소리가 상당히 우렁찼더라. 우리 집 강아지는 일 년 내내 털갈이를 한다. 설마 나올까 했던 튤립이 정말이지 한창이다라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정말 봄다운 이야기이다.


아파트 현관문 안쪽은 나만의 공간이었지만 전원주택 대문은 이웃에게 언제든 열려있다. 너무나도 당연하게 오늘은 우리 앞집으로 모두가 모인다.


우리 아이가 술래잡기를 하다 넘어졌고 손바닥을 다쳤다. 남편과 나만 있었더라면 괜찮아~라는 소리에 훌훌 털고 일어날 법 만도 한 여섯 살짜리 꼬마는 한두 살 많은 형아 누나들의 모든 관심과 더불어 이모들의 구급키트 대령에 그제야 찌푸린 인상을 풀고 환자놀이를 한다. 일반 밴드 오리모양 밴드 급기어 다른 집 이모의 방수밴드까지 받아놓고는 오늘 하루 동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아야 직성이 풀릴 기세다.


이웃 마당에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데 이게 웬걸 그때 청개구리 한 마리가 데크를 뛰어다닌다. 모든 것이 이렇게 완벽할 수 없다. 청개구리 한 마리로 다시 아이들은 대동단결. 서로 안간힘을 써서 잡아보려 난리다.


이웃이 만드신 텃밭을 보고 감탄하다 상추와 쑥갓을 얻어 뒷마당에 심고 남편은 냉이를 캐서 선물한다. 남편은 천 원짜리 인조잔디를 사 골프 연습을 해볼 요량인 것 같다. 저녁은 전원생활의 꽃 바비큐를 해 먹고 주방을 청소하고 있는 사이 윗집이라며 빵을 구웠다고 빵 두 덩어리를 주신다. 해가 저물고 아이를 등에 엎고 보름달과 별을 구경한다.

비록 장난꾸러기 아이가 등에 업힌 채로 내 목을 조여와 평화로운 밤을 켁켁대는 소리로 마무리했지만. 남편에게 속삭인다.


이보다  좋을  없다! Country house life is as good as it gets! Lovely Satur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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