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먹기 전에 감정을 고른다.

by 읽고쓰는편

‘삶은 BCD다’라는 말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B는 Birth, 태어남이고 D는 Death, 죽음이다.

그러면 이 둘 사이에 끼어 있는 C는 무엇일까.

바로 Choice, 선택이다.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수없이 많은 선택 속에서 살아간다는 말이었다.

이 말을 들은 건 초등학교 때였는데,

20년이 넘도록 머릿속 깊이 박혀 잊히지 않았다.

취업이나 직업을 바꿀 때에도 모든 것이 내 선택으로 이루어졌다.

그래서 그런지 어린 시절 장래희망부터 대학교 학과, 취업이나 직업을 바꿀 때에도 모든 것이 내 선택으로 이루어졌다.

물론 부모님이 믿어주신 덕분이기도 하다.

그 덕에 지금까지 내가 해온 일들에 대해 큰 후회는 없다.


그런데 내가 선택하지 않고 살았던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하루를 살아갈 감정’이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건 서른이 넘어서,

명상을 시작하고 나 자신을 들여다보기 시작했을 때였다.

감정을 내가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

당시 나에게 꽤 충격적인 일이었다.

나는 감정이란 단지 어떤 상황에 의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래서 어떤 감정이 올라오면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여기고 그대로 휘둘렸다.

감정이 한풀 꺾이고 나서야 상황을 좋게 해석하려 애쓰곤 했지만,

그 순간만큼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명상을 통해 나를 깊이 들여다보며 알게 된 건,

상황이 아닌 감정을 내가 선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었다.

누군가 나를 비난할 때 당연히 상처받는 것이 아니라,

그 말을 받아들이지 않고 흘려보내는 것.

상처받지 않기로, 평온을 선택하는 것.

애써 무시하는 것도, 억지로 참는 것도 아니다.

그저 상처받지 않기로 '선택하는' 것이다.

물론 말처럼 쉽지는 않다.

하지만 슬픔도, 상처도 심지어 기쁨까지도

모두 내가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삶이 훨씬 더 평온해졌다.


지금도 감정을 선택할 틈도 없이 휩쓸리는 날이 있지만,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걸 알고부터는

그 힘든 마음이 오래가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아침에 눈을 뜨면

아침 메뉴를 고르기 전에

‘오늘의 감정’을 먼저 선택한다.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