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부딪히며 지나온 것들. 파도는 늘 있었고, 나는 그 위에 있었다.]
한겨울 밤새 내린 함박눈은
구름 사이로 비친 짧은 햇살에도
천천히 녹아내린다
따뜻함이란
거대한 불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체온을 나누는 만큼의 거리에서
피어나는 순간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믿는다
누군가의 긴 겨울을
조금은 녹여낼 수 있는
작은 온기가 될 수 있음을
“회색달은 아직 완전히 알지 못하는 나 자신을 담은,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달빛입니다. 나는 이 빛을 따라 조금씩 나를 알아가고, 언젠가 더 선명한 빛으로 나아가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