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글을 읽은 사람이 '이거 하나만 큼은 실천해 봐야겠다'라는 변화를 가질 수 있는 것은?
: 완벽한 준비를 마쳐야만 무언가 도전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고 1% 계획으로 당장 시작 하자는 태도 변화
스토리텔링 : 글 쓰기 체력이 부족했던 나였기에 중간에 책 쓰기가 멈춘 날이 많았으나, 전자책 쓰기의 경험을 통해 글 쓰기 체력을 늘린 나의 이야기.매일 쓰기의 팁은 잘하려는 완벽함을 버리는 것에서부터 시작이다.
글을 쓰는 게 이렇게 어려울 일이었나. 당차게 시작은 했으나 마침표를 찍지 못하는날이 많아졌다. 어떤 내용의 글을 쓰겠다 라며 제목을 정해놓고쓰다가도 얼마 못 갔다. 말 그대로 글 쓰기 체력이금방 바닥을 바닥을 드러냈기 때문이었다.
한 편의 글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최소 1000자가 필요하다. 특히공모전에라도 제출하기 위해서는 4000자, A4용지로 따지자면 거의 4쪽 이상의 분량이었다.
하지만 쓰는 것 자체가 익숙지 않은 나였기에 한 페이지는커녕 문장 한 줄 늘려가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무작정 양을 늘리기 위해 말을 이어 붙인 적도 많았다. 그러다 보니 처음 의도했던 곳 과는 다르게 엉뚱한 곳에서 마침표를 찍어야 하는 날도 많았다.
거의 매일 있는 일이었다. 첫 책 [성형독서]의 초고를 준비했을 때에도, 여럿 공모전에 응모하기 위해 썼던 글 까지도.
그런데도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멈추거나 포기하지 않고 썼다. 일터에서든, 집에서든 내가 가는 곳 어디에서든 이야깃거리가 생기면 그날 밤 잠들기 전까지는 무조건 쓰겠다고 다짐했다.
첫 책을 퇴고하는 도중에 온라인에서 진행되는 전자책 수업을 들을 기회가 생겼다. 놓칠 수 없다는 마음에 곧바로 수업 참가 희망서를 제출했다. 이보다 좋은 기회는 또 없을 거라는 생각과 어떻게든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는 기대감이 가득 찼다.
전자책의 양은 많지 않았다. 한 가지 주제에 대하여 내가 경험한 일 중에서 슬기롭게 해결한 방법이나 비결을 이야기로 완성하면 그뿐이었다. 덧 붙여 유사한 경험을 겪은 다른 사람들의 책이나 정보를 참고로 첨부할 수 있다면 말 그대로 금상첨화!.
쓰는 사람이 곧 작가다. 작가란, 매일 쓰는 사람.
세상에 내 이름으로 책을 써냈다. 양은 30페이지가 조금 넘는 전자책이었지만 정식 출판사를 통해 출간을 완료했다. 독서를 통해 삶을 변화시킨 나의 경험담과 책과 가깝지 않은 사람을 위해 읽었던 책의 목록을 골라 '인생을 바꾸는 도서목록 30권'까지 부록으로 넣었다.
그날 이후 내 이름 세 글자 뒤에는 '작가'라는 호칭이 붙었다. 불가능하다고만 여겼던 일을 해낸 성취감과 희열, 기쁨, 행복, 듣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모든 감정을느낄 수 있었다.
지인들에게 소식을 알렸다. 친구, 가족, 직장 선 후배, 독서모임에 참석했던 얼굴들도 생각이 나 빼먹지 않고 전자책 출판사 링크를 보냈다. 오래전부터 책을 쓰고 있다는 말을 해서일까, 연락을 받은 사람들은 '이제 진짜 작가님이시네요! 축하드려요'라는 축하 인사와 구매 인증 사진을 보내왔다.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지인들에게' 작가', 그것도 '님'을 붙여 듣다 보니 기분이 묘했다. 매일, 매 순간 쓰는 사람이 작가의 자격이 있다고 했다. 덕분에 나는 자격을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쓰기를 멈추지 않아야만 했다.
한 동안 혼자만의 기쁨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지만 아직도 내 실력이 부족한 건 스스로도 알고 있었던 것 또한 매일의 글 쓰기를 실천하는 데에 도움이 됐다.
그 과정이 네이버 블로그, 일기 쓰기, 3전 4 기끝에 성공한 브런치 스토리 플랫폼에 녹아있는 셈이다.
전자책 쓰기. 몸이 불편하건, 앞이 보이지 않건, 나이가 많건 적건 상관없는 일이다. 다만 만만히 여길 수 있는 상대는 아니다. 파워포인트 든, 한글, 워드의 형식이든 최소 수 십장 이상의 양이 뒷받침돼야 한다.
누구는 10페이지, 누구는 100페이지가 넘는 경우가 있겠지만, 나는 전자책의 특성상 읽기 편하고, 30분을 넘기지 않을 정도의 양을 쓰기로 했다. 전자책의 주제는 방법이 명확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경험 중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었던 나만의 몇 가지 방법'이 곧 전자책 쓰는 방법이었기 때문.
다만 말처럼 술술 써진다면, 너도 나도 작가를 했을 터다. 몇 년을 독서와 습작을 반복했었던 나였어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마음속 답답함을 토로하거나 하소연하는 게 책은 아니었으니까.
더군다나 매일 출퇴근을 반복하면서 책 쓰기를 병행하는 건 어려울 수밖에.
[게으른 완벽주의자를 위한 심리학]이라는 책을 읽은 적 있다. 제목만 본다면 대체 무슨 말인가 싶을 정도다. '게으른 사람이 완벽주의자를 꿈꾼다는 말일까?' 아니면 '완벽 주의자인데 게으르다는 의미일까?'. 예를 들자면 이렇다.
'한 남자가 오늘 한 편의 글을 써야지' 다짐하고 노트북 앞에 앉았다. 그런데 스탠드 위의 먼지가 눈에 들어왔다. 마침 물티슈가 바닥난 게 생각났다. 화장지에 물을 적셔 닦았다. 다시 마음을 다 잡고 쓰려는데 이번엔 화장실 불을 꺼놓는 걸 깜박했다. 불을 끄러 일어섰다. 세탁기 돌려놓은 걸 깜박했다. 건조기에 넣으려고 다시 일어섰다. 불행힏느 어느덧 시간은 밤 아홉 시를 넘겼다. 오늘도 또 글을 쓰지 못했다. 예전 나의 모습이다. 나만 그런 건 아닐터다. 시험공부를 하기 전 유튜브 영상 몇 편 시청한다고 스마트폰에 빠져 있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 적 있다면 충분히 공감할 이야기다.
직장인이 글을 쓰겠다며 폼을 잡았으나 마침표를 찍지 못하는 날이 많은 것도 비슷한 이유다. '오늘은 이래서 못하고, 내일은 또 그래서 못하는...'
나름 핑계는 좋았다. 괜찮을 만하면 허리통증에 오래도록 앉아 있지 못하니까 그럴만했다. '허리가 다 나으면 똑바로 앉아서 해야지' 했다가 어느새 한 달 하고도 보름이 지나서야 '아차' 싶은 날이 오늘이다.
한 번은 '내가 정말 글을 잘 쓰는 걸까?'라거나 '이 일이도움은 되는 건가?'라는 자기 검열에 빠진 날도 있었다. 뭐든 '잘' 하려고 하다 보니 생긴 결과였을 터다.
가장 먼저 잘하려는 마음을 버리기로 했다. '쓰고 보자. 어떻게든 쓰고 마침표를 찍어놔야 퇴고를 할 수 있테니.'
브런치 스토리의 밀린 연재부터 다시 쓰기로 했다.
목차도 이미 나와있으니 지난날의 기억을 되짚어 보며 쓰기만 하면 될 일이었다.
침대 위 덮어둔 책을 펼쳤다. 손에 잡히는 대로 읽는 습관이 있다 보니, 쓰기로 정해 둔 주제에 관한 독서는 정작 며칠을 미루고 있었다.
읽으면 어느 한 부분 막혀있던 생각의 통로가 뚫리고 나아가 다른 곳으로 이어지기까지 한 경험을 한 적이 많다. 대표적으로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작가의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어?' 하며 메모지에 급하게 글을 써 내려간 기억이 있는데 이런 경험은 다른 작가들도 많다고 했다.
[대통령의 글 쓰기]의 저자 강원국,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의 저자 정문정도 그랬다.
그런 걸 보면 독서와 쓰기를 왜 매일 반복해야 하는지 새삼 실감 난다.
남들이 읽을 글을 쓴다는 건 혼자만의 독백이 아니기 때문에 더 어렵다. 시간을 내어 내 이야기를 들은 독자에게 '최소한 이것 하나만큼은'을 전달해야 하기 때문. 글 쓰기 실력이 뛰어난다면 짧은 시간 안에 뚝딱 해결할 수 있을 테지만 그럴만한 요령도, 체력도 부족한 나로서는 당장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연재를 채우기 위해 매일 쓰기로 기초 체력을 기르는 것이 우선이라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중간에 포기하지 않을 수 있도록 '연재'라는 조금은 거창해 보이기도 한 이 일을 하는 이유고.
한 권의 책을 읽고 난 후로,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던 '쓰기의 힘'에서 말하고 싶은 건 두 가지다. 잘하려는 마음을 버리자라는 것과, 부족하지만 매일의 작은 실천이 미래의 완벽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것.
작가로서 하루를 기록하는 모든 순간이 더 나은 내일을 위한 든든한 디딤돌이 될 수 있다. 그 시간이 성장이라는 말의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