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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드라마의 중요 장면이 소개되는 쇼츠 영상을 봅니다. 등장인물 대부분이 성인이지만 가끔 어린아이가 출연할 때도 있습니다. 이런 땐 아이의 대사와 행동에 집중합니다.
지금까지의 고정관념과는 다른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감탄을 합니다. 물론 방송작가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결과일 테지만 아이만의 생각이 그대로 반영된 듯하여 고개 끄덕일 때가 많습니다.
작가는 이 사실을 알고 있는가 봅니다. 같은 말이라도 어른대신 아이의 목소리를 빌려 전하는 메시지가 더 큰 울림을 줄 수 있다는 것을요.
받아쓰기 시험에서 70점을 맞았다며 자랑스럽게 자신의 삼촌에게 자랑하는 아이에게 삼촌의 대답은 무엇이었을까요?'앞으로는 100점 맞을 수 있도록 노력해'였습니다.
그러자 아이의 대답이 당돌했습니다.
"괜찮아. 받아쓰기 안 중요해"
"너 그럼 뭐가 중요한데 조카?"
"100점 맞은 애보다 행복하게 살면 돼"
-날 녹여주오. 극 중 지창욱(삼촌)과 오아린(조카)
의 대화 중 일부.
지창욱 배우는 순간 아무런 말하지 못하고 조카의 눈만 바라봤습니다. 어쩌면 모든 어른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을지 모릅니다.
다만 해답보다는 정답을 요구하는 시대에 하루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고, 모든 시험에 100점 맞기 위해 노력하느라 잊어버린 겁니다.
사람의 뇌는 사용할수록 발달한다고 합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죠. 계산적이고 성공을 위해 방법을 연구한다면 뇌는 그런 쪽으로 발달할 겁니다. 여기에 감정 한 칸을 채워 둘 여유를 남겨두었으면 합니다.
감정은 순간이지만 감동은 오래니까요. 늘 성공할 수는 없습니다. 실패도 겪을 겁니다. 그럴 때마다 미리 채워둔 한 칸을 사용할 수 있기를 빕니다.
마지막으로 영상 속 아이의 마지막 대사를 가져와 봤습니다.
"방송국은 할 만해?. 뭐 힘든 건 없고?"
영상 속 아이의 말 한마디에 자꾸 미소가 지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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