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이면 통할 줄 알았다
약국에서 일하다 보면
부모들이 자주 묻는 질문이 있다.
"우리 애가 자꾸 아픈데, 뭐 좋은 거 없나요?"
"키 크는 데 도움 되는 영양제 추천해 주세요."
그럴 때마다 마음이 답답했다.
추천할 만한 제품이 없었다.
시중에 나온 제품들은 다 비슷했다.
성분도 애매하고, 효과도 불분명하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잘 안 먹었다.
'내가 직접 만들어보자.'
그렇게 시작한 게 첫 제품, '튼튼칼마디'였다.
아이들 성장에 도움이 되는 영양제.
약사로서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었다.
몇 개월동안 개발한 끝에 드디어 출시.
이제는 세상에 알릴 차례였다.
카메라 앞에 섰다.
손엔 내가 만든 튼튼칼마디가 들려 있었다.
조명은 집 스탠드 하나,
스크립트는 손글씨,
편집은 유튜브 보고 독학.
표정은 어색했고, 목소리는 떨렸다.
"이 제품은… 아이들에게 정말 도움이 될 겁니다.
약사로서, 진심으로 만들었습니다."
지금 보면 너무 순진했다.
진심이면, 통할 줄 알았다.
그런데 그 어설픈 영상이
첫날부터 백만 원 넘는 매출을 만들었다.
그당시에, 나는 확신했다.
'와… 이거 진짜 된다!'
약사가 직접 만든 제품.
진심 어린 설명.
사람들이 나의 마음을 알아주고 있다고.
정말 그렇게 믿었다.
한 달쯤 지나면서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매출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광고비 100만 원 쓰면 200만 원이 팔렸는데,
이젠 150만 원, 120만 원…
나중엔 100만 원도 안 팔렸다.
광고를 해도 돈을 잃고 있었다.
'왜지? 제품은 좋은데?'
매일 아침 광고 대시보드를 켰다가
한숨만 쉬고 껐다.
그게 출근 루틴이 됐다.
숫자 하나에 마음이 무너졌고,
이유를 몰라서 더 무서웠다.
답이 없었다.
그래서 찾기 시작했다.
무작정, 닥치는 대로.
마케팅 회사 상담,
잘나간다는 브랜드 분석,
지인, 지인의 지인까지 물어보고.
밤엔 남들 광고를 캡처하고,
낮엔 따라 만들고, 수정하고, 편집하고.
몇 달쯤 지나니까
나는 약사가 아니라
콘텐츠 에디터가 돼 있었다.
돈은 계속 빠져나갔고,
정체성은 흐려졌고,
효과는 전혀 없었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그때 문득 떠올랐다.
'맞다. 나는 원래 온라인 사업을 하려던 게 아니었어.'
처음 목표는 약국 입점이었다.
약사들이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고,
부모들이 믿고 살 수 있는 제품.
그 마음을 어느새 잊고 있었다.
'이대로 끝낼 순 없다.'
그래서 결심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자.
약사로서의 마음으로.
그리고 마침,
그때 준비 중이던 두 번째 제품이 있었다.
이름은 '면역강타민'.
진짜 이야기는
그 제품에서부터 시작된다.
다음화 예고 : 이거다, 싶었다
‘왜 좋은지’ 설명할 수 있는,
처음으로 약사로서 확신한 원료를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