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로 쉽게 보는 부동산, 'KBS 동네변호사 조들호'
건물이 낡고 노후가 되면 보수를 하거나 새로 지어야 한다. 공동주택단지의 경우 흔히 보수는 리모델링이라고 하며 새로 짓는 것은 재건축으로 표현한다.
우리 법체계는 리모델링이나 재건축에 관해서 엄격히 그 조건을 제한하고 있다. 그렇다면 리모델링은 어떨 때 가능하며 재건축의 조건은 어떨까?
#재건축 #리모델링
[KBS] 동네변호사 조들호
본 드라마 흑기사는 이향희 극본에 이정섭, 이은진이 연출한 드라마로 잘나가던 검사 조들호가 검찰의 비리를 고발해 나락으로 떨어진 후 우연찮은 기회에 재기에 성공하여 인생 제2막을 열어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KBS 2채널에서 2016년 3월 28일부터 5월 31일까지 총 20부작으로 인기리에 방영되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 과연 우리는 공평한 세상에서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최근 지겹도록 언론매체에 등장하는 것은 ‘적폐’일 것이다. 이는 비단 정치권에서의 일로만 생각할 수 없는 것이 행정기관에서도 수사기관에서도 정보기관에서도 그간 켜켜이 쌓였던 폐단들이 연일 쏟아지고 있고 금수저들의 채용관행이 민관을 할 것 없이 그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 금수저는 금수저로 흙수저는 흙수저로 남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만천하에 여실히 들어나고 있다.
이런 마음을 알아주는 이 하나 없을 것만 같은 세상, 허름한 소시민이 모여 사는 동네에 간판을 걸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변호사가 본 드라마에서 등장한다.
Scene
고졸 출신으로 사법고시 수석을 차지한 ‘개천의 용’ 조들호(박신양 분). 잘나가는 검사로 승승장구하던 중 내부고발자라는 꼬리표에 결국 노숙자로 전락한다. 그러나 자신을 노숙자로 전락시킨 3년 전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고자 재기를 결심하며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올라가기 위해 동네변호사로 새 출발을 다짐한다.
한편 조들호는 건물주의 횡포로 시름하는 영세상인들의 편에서 고군분투하고 이은조(강소라 분)는 세입자를 응원하면서도 건물주의 대리인으로 일해야 하는 이율배반적인 상황에 갈등하는데...
(재판정에서 거만한 자세의 건물주와 그를 변론하고 있는 이은조 변호사. 그들에게 재판장이 질문을 던진다.)
“원고 대리인 지금 할매감자탕집이 있는 건물, 재건축을 위해 임차인을 내보내겠다는 거죠?”
“네 그렇습니다. 원고가 소유한 상가건물은 1980년대에 지어진 아주 낡고 오래된 건물입니다.”
(이때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일어나서 피고의 입장으로 재판정에 출석한 영세상인을 위한 변론을 이어가는데...)
“1980년대에 지어졌다는 것 이외에는 재건축을 해야 할 어떠한 명분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미 여러 차례 리모델링을 했고 사용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피고는 거기에서 30년째 감자탕집을 운영해 오고 있습니다. 재판장님 원고 측은 불법으로 영업소를 침입하여 영업을 방해했는데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어떠한 처벌도 받고 있지 않고 있습니다.”
(재판장이 피고를 향해 질문을 던진다.)
“피고 그 당시에 왜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습니까?”
“신고했습니다. 근데 그 경찰분이 세입자하고 집주인하고 문제니까 알아서들 처리해라 그렇게 얘기 했습니다.”
(피고 측 변호인 조들호가 원고에게 질문한다.)
“증인은 증인이 소유한 건물의 세입자들이 계약기간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나가겠다고 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글쎄요. 장사가 잘 안 됐나보죠.”
“지금 감자탕집처럼 그쪽에서 물 끊고 전기 끊고 용역들 데려다가 영업방해해서 그런 것 아닙니까?”
Explanation
극 중에서 ‘재건축’과 ‘리모델링’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기본적으로 재건축과 리모델링은 노후 된 공동주택 등을 보수해서 주거환경을 개선한다는 점은 같다. 그러나 구조물의 뼈대를 그대로 두느냐 두지 않느냐의 차이가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주택재건축사업은 정비기반시설은 양호하나 노후, 불량건축물이 밀집한 지역에서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하여 시행하는 사업을 말하며 정비구역 안 또는 정비구역이 아닌 구역에서 인가받은 관리처분계획에 따라 주택, 부대복리시설 및 오피스텔을 건설하여 공급하는 방법에 의하며 주택단지 안에 있지 아니하는 건축물의 경우에는 지형여건이나 주변의 환경으로 보아 사업시행상 불가피한 경우와 정비구역 안에서 시행하는 사업에 한한다.
이러한 법령에 의거 재건축은 건축물의 노후가 심해 입주민의 안전에 심각한 위험이 되거나 실효성이 없어질 때 진행하며 동법의 적용을 받는다. 재건축할 대상이 어느 지역의 한 집단일 경우에는 재건축조합을 결성하여야 하며 조합원들이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재건축사업은 정부의 안전진단 결과가 D등급 이하여야 가능하다.
재건축과 재개발의 가장 큰 차이점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정비구역으로 지정되지 않더라도 기존 아파트와 연립주택의 경우 20세대 이상의 주택을 신축하는 요건만 충족할 경우 재건축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재개발이 지방자치단체의 계획에 따라 수도, 전기 등 통합적인 도시 재정비에 해당하는 공공개발적 성격이 강한 반면 재건축은 기존의 소유주들이 자체적으로 건물을 새로 짓는 민영개발의 성격이 강하다.
지방자치단체의 인가나 허가과정에서 기반시설과 공공시설을 기부채납을 받으며 소형주택 의무 비율을 준수하여 지은 후 자치단체가 이것을 원가로 구매해 가는 등의 사례가 있기 때문에 공공성이 아예 없다고 보긴 힘들다. 그러나 결국 재건축사업은 공익사업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데 이유 중 하나는 재건축엔 세입자나 저소득조합원을 위한 임대주택이 없어 수익사업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재건축 대상은 수십년 이상 된 노후 불량 공동주택을 원칙으로 한다. 이전에는 단독주택도 재건축 사업이 가능했었지만 2014년 8월 3일 동법 시행령 정비계획 수립대상지역에서 삭제되어 이후 단독주택지는 재건축 정비계획 대상지로 수립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2012년 도입된 가로주택정비사업으로 소규모 재건축은 가능하다.
재건축을 위해서는 해당구역에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조합설립인가'를 받아야 한다. 조합설립인가가 법적인 효력을 얻기 위해서는 전체 구분소유자 중 3/4 이상, 각 동별 2/3 이상 동의를 해야 한다. 역으로 말하면 땅 지분이나 아파트 건축물 등 소유자 중 75%가 동의한다면 나머지 25%가 반대해도 매도청구 소송을 통해 소유권 취득이 가능하다.
리모델링은 건축물의 노후화 억제 또는 기능향상 등을 위하여 대수선 또는 일부 증축하는 행위를 말하며 2001년 「건축법」 개정으로 도입된 제도이다. 이 법에 의하면 리모델링은 15년 이상 경과된 건축물에 대하여 증축이나 개축 등을 실시하는 경우에는 건폐율, 높이제한 등의 건축 기준을 완화하여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리모델링의 완화여부 및 적용범위를 결정하는 경우에는 다음의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 공공의 이익을 저해하지 아니하고, 주변의 대지 및 건축물에 지나친 불이익을 주지 아니할 것
연면적의 증가는 건축위원회의 심의에서 정한 범위 이내로 해야 하며, 이 경우 공동주택이 아닌 건축물의 경우에는 기존건축물의 연면적 합계의 10분의 1 이내로 정하여야 한다. 다만 허가권자가 리모델링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지정, 공고한 지역은 기존 건축물의 연면적 합계의 10분의 3의 범위에서 정하여야 한다.
건축물의 층수 및 높이의 증가는 건축위원회의 심의에서 정한 범위 이내여만 하며 「주택법」 제16조에 따른 사업계획승인 대상인 공동주택 세대수의 증가가 예상되는 경우 증축 가능한 연면적의 범위에서 기존 세대수의 100분의 15를 상한으로 건축위원회 심의에서 정한 범위여야만 한다.
증축의 범위는 공동주택의 경우 승강기, 계단 및 복도, 각 세대내의 노대, 화장실과 창고 및 거실이 해당되며 부대시설과 복리시설도 그 범위에 해당하며, 일반 건축물의 경우에는 승강기, 계단 및 주차시설과 편의시설, 외부벽채, 통신시설이나 정화조 등이 해당한다.
- 공동주택의 리모델링은 복리시설을 분양하기 위한 것이 아닐 것
이처럼 재건축 연한을 채우지 못하고 실시되는 리모델링의 경우 재건축과 달리 건축법의 완화적용을 받는 이유는 자원을 재순환하여 사용한다는 기본적이고 원론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재건축 시 토지의 20% 이상을 국가에 무상으로 기부채납을 해야 하거나 초과이익이 발생할 경우 납부되는 초과이익환수제도가 근본적인 이유가 될 것이며, 리모델링사업의 경우 고도제한이나 대지의 조경, 건폐율이나 용적율 등 다양한 완화조건이 뒤따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리모델링은 재건축보다 저비용으로 고효율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노란완두콩의 TIP : 리모델링이 쉬운 구조
리모델링이 쉬운 구조의 공동주택의 건축을 촉진하기 위하여 공동주택을 ‘리모델링이 쉬운 구조’로 하여 건축허가를 신청하면 용적률과 높이제한을 100분의 120의 범위에서 완화하여 적용할 수 있다. 건축법 시행령에서는 리모델링이 쉬운 구조를 각 세대는 인접한 세대와 수직 및 수평으로 통합하거나 분할할 수 있을 것 그리고 구조체에서 건축설비, 내부 마감재료 및 외부 마감재료를 분리할 수 있을 것 마지막으로 개별 세대 안에서 구획된 실의 크기, 개수 또는 위치 등을 변경할 수 있을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