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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쏠이 Apr 19. 2024

내가 죽으면 내 시를 들려줘

시 10


내가 죽으면 내 시를 들려줘

아마 그땐 몇 권의 장편 책까지 섰을지 몰라.

출판을 했을 거라고는 감히 상상 못 하겠지만,

아예 말도 안 되는 이야기는 아닌걸?     


내 이름은 적어도

나를 정의하진 말아 줘

운명론자라던가 낙관주의자 같은 거 말이야


그냥 복잡한 세상 속에도

행복하게 살다 간 사람이 있단 걸 알려줘


내가 경험하고 있는 걸

누군가 더 빨리 느끼게 해 줘


 깨달음이 시작되고 나서 우월감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가 이 세상의 몇 안 되는 위인이 될 것 마냥 제가 쓴 글이 출판되고 역사에 남겨져 후손들이 알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죠. 그때 저에게 어떤 낙관론자 같은 수식어가 붙는 것이 싫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저의 깨달음이 남들에게도 빨리 전파되길 바랐습니다.
 이 시를 쓰게 된 것은 우월감에서 비롯한 것이지만 깨달음이 시작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 올립니다. 이 세상에 이름을 남긴 위인들도 우리와 다르지 않으며 깨달음은 빨리 얻을수록 좋다는 것 또한 우월감에서 오는 착각입니다. 고통스러운 현실에 휩싸여 스스로가 혐오스러운 그 순간이 없었다면 깨달음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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