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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Oct 03. 2016

서울역

애초에 도망갈 데가 있었으면 서울역에서 이러고 있지도 않았겠지.






나라는 우리같이 힘없는 사람들 신경도 쓰지 않아.












연상호 감독의 초라한 낚시.



일전에 개봉한 국내 초유의 좀비 블록버스터였던 '부산행' 의 프리퀄이라고 만들어진 영화라는데

전혀 사실과 다르다.



이 영화의 주 내용은


“모든 것은 이 곳에서 시작되었다” 

대한민국의 사회, 역사, 시대를 관통하는 서울역 

 어느 날, 치유가 불가능한 상태의 노숙자가 비틀거리는 가운데 

 집을 나온 소녀(심은경)와 남자친구(이준), 그리고 딸을 찾는 아버지(류승룡)가 이 곳에 함께 한다. 

 이윽고 서울역을 시작으로 이상 바이러스가 퍼지기 시작하고, 

 서울은 삽시간에 통제불능 상태가 되는데… 

 2016년 여름,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군 

 전대미문 재난의 시작이 밝혀진다! 


..라고 한다.




















"그렇지 않구요."




부산행을 찍기 한참이나 전에 본작을 완성했는지 부산행과 스토리가 전혀 이어지지 않는다.

부산행을 본 관객들이 다들 그걸 기대하고 서울역을 보러 극장에 달려 간 거라고 감독님아.



영화 자체는 나쁘지 않다.

다만 연출이 이상할 뿐.


주로 애니메이션 위주로 연출활동을 했던 감독이라서 한국형 애니메이션의 현 주소를 정확하게 가늠해 볼 수 있다.

거기에 비례하는게 한국 애니메이션의 현 주소에 대한 암담함이다.


대사를 칠때 심하게 고개를 끄덕거리는 등장인물들과

분명히 긴박하고 과격한 액션씬임에도 전혀 긴장감이 들지 않는 연출,

마지막으로 너무 심하게 겉도는 캐릭터와 배우들의 목소리가 정말이지 참담할 정도.


전문 성우진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하지만 최저의, 거의 지하에 사는, 현재 대한민국 서민층 중에서도 맨 밑바닥에 있는 인간군상들의 이야기를 아주 잘 그려냈다.

또 하지만, 그 풍자 속에 함몰되어버린 좀비 바이러스(?) 의 창궐 이유와 시작은 어딜 간건가.

위에서 말한대로 다들 그 궁금증을 풀려고 이 영화를 본건데.


이정도면 관객모독, 관객기만 아닌가?

(마케팅을 그렇게 하지 말던가)



연상호 감독은 완성작의 엔딩을 부산행과 억지로라도 이어지게 수정 했어야 한다.

그랬으면 이정도로 욕먹진 않을 영화였는데(배우들의 어색한 발연기는 차치하고)..




의외로 마지막 반전이 그나마 가장 볼만했다.

(난 '아빠' 역할의 목소리가 류승룡이 아니고 다른 배우였을 줄 알았는데 류승룡이여서 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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