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겨울

어떤 겨울날의 사랑고백

by realnorth

어느 겨울날

나는
처마 및 기다란 고드름 아래에서,
햇살속에 흔들리는 물방울을 받아 마시며
하염없이 봄을 기다렸습니다.

봄은 영원히 오지 않을 것처럼
먼 발치에서 콧물을 훌쩍이며 서성이더니,
그리움처럼 밀려왔다가 부끄러움처럼 도망쳤습니다.

봄을 그리워하는 겨울의 끝자락,
나는 어떻게 당신의 곁으로 가야하는지 알지 못해,
사랑한다는 말이
조약돌처럼 맨질맨질해 질때까지,
그저 매만지기만 했던 겁니다.

보고 싶었다는 나지막한 속삭임과,
그렇지만 미처 찾아가지 못했다는 혼잣말이
바람결에 실려 당신의 귓바퀴를 맴돌 때 쯤,
나의 마음 속에 깃드는 작은 기도.

아 나에게 당신이 허락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서늘한 외로움이
발끝에 툭툭 채이는 서른 번의 겨울을 지나
당신은 내게로 왔습니다.

눈이 소복한 들판 어디엔가
파릇한 봄꽃처럼
숨어서 피는 그리움.
사랑합니다

이전 05화모르는 채 가만히 건네는 눈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