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장에서 우리는 마태에만 나오는 그 유명한 "가라지의 비유"의 원형을 발견하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다. 마태라는 복음서의 저자가 도마의 원자료를 활용하여 어떻게 불리고 어떻게 종말론적 해석을 가했는지를 일목요연하게 대비적으로 검출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마태는 도마의 간결한 논리구조를 마태교단의 사정과 관련하여 부풀리고 있다. 26절부터 28절까지의 종들과 주인의 대화양식은 마태의 확대부분이다. 뿐만아니라 마태는 이 비유를 해석함으로써 최후의 심판이라는 종말론적 협박을 아주 명료하게 못박아놓고 있다. 제자들이 가라지의 비유를 쉽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간청하자 예수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과연 마태가 해설하는 그런 시각에서 이 가라지의 비유가 이해되어야만 할것인가? 마태가 열정적으로 열불을 올리고 있는 것은, 세상이 끝나는 마지막 심판의 날에 선인과 악인이 갈리는 무서운 결말이 도래하리라는 그 결론적 사실에 대한 협박이다.
(중략)
도마의 비유에서 감지되는 아버지의 나라의 모습은 "시간적 긴박성"이 아니라 "여유로움"이다. "추수의 그 날"이 마지막 심판의 날이라는 보장도 전혀 없다. 추수는 직선적 시간의 최종극점이 아니라 항상 반복되는 자연의 순환점이다. 여기 도마의 시간관은 직선적(linear)이 아니라 순환적(circular)이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사실은 선과 악의 공존에 대한 관용이다.
(중략)
선과 악은 반드시 공존할 때만 선과 악일 뿐이다. 그것이 지금 악의 씨라고 해서 미친듯이 뽑아 버리는 그러한 짓을 천국에서는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것이 완벽하게 성숙하기 전까지는 그 악함을 다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선한 씨와 같이 섞여서 자라나는 끝에 최종적으로 악한 것으로 판명되었을 때(현저하게 드러났을 때)자연스럽게 제거되는 것이다.
# 가라지: 지자니아(zizania). 학명- 롤리움 테물렌툼(lolium temulentum). 보통 다넬(darnel,毒麥 독보리)이라고 부름. 레방트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독초(毒草). 보리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독성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