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상
“ 좋소. 바다 냄새 하며. 참 좋은 곳이오.
하나 이런 곳은 사내가 세상을 다 품고 난 후에 늘그막에나 내려와 쉬는 곳 아니겠소?
선생 같은 사람이 여기 이렇게 있는 것이 나는 좀 갑갑 소.
거사를 일으킨 자들의 면면을 낱낱이 보았을 터인데, 그 관상을 기록해 두었소?
기록하시오. 난을 즐기는 자들의 특징을 상세히 기록해두면 혹시 있을지 모르는 불상사를 대비할 수 있지 않겠소? ”
“그 날 당신들 얼굴에 뭐 별난 거라도 있었던 줄 아시오?
염치없는 사기꾼상도 있고, 피 보기를 쉬이 여기는 백정의 상도 있고,
글 읽는 선비의 상도 있고,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얼굴들이었소.
그냥 수양은 왕이 될 사람이었단 말이오.
난 사람의 얼굴을 봤을 뿐
시대의 모습을 보지 못했소
시시각각 변하는 파도만 본 격이지
바람을 보아야 하는데...
파도를 만드는 건 바람인데 말이오.
당신들은 그저 높은 파도를 탔을 뿐이오
우리는 그저 낮게 쓸려가는 중이었소만
뭐 언젠간 오를 날이 있지 않겠소
높이 오른 파도가 언젠간 부서지듯이 말이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