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존경하던 선생님이 교직을 떠나시던 날, 젊은 날의 나는 시를 쓰고 작곡가이신 P선생님이 곡을 붙여 노래 선물을 드렸다.
경쟁과 실적보다는 따뜻한 마음과 존경이 있던 시절, 인간적인 관계가 중요시되던 그날들이었다.
송가, 송시, 송사...
언젠가 이런 말들이 우리 곁에서 사라지고 있다.
유교의 관례나 범절, 격식이나 형식이 사라지는 건 어쩌면 바람직한 일이나, 그 안에 들어있던 마음들도 떠나가고 있는 건 아닌지? 혼자 생각할 때가 많다.
잊고 있었던 일들이 노트를 정리하다, 문득 ‘그리움’이란 단어가 떠오른다.
인생의 많은 시간을 묵묵히 교직에서 최선을 다하고 평교사로 퇴임하신 선생님, 오롯이 흔들림없이 한 길을 걸으셨던 선생님은 이제는 연세가 많이 드셨을 것이고, 작곡을 하셨던 존경하던 P선생님의 안부도 궁금하다.
유명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진심을 담은 글이나 곡 선물은 가치가 있을듯하다.
그날 존경과 진심을 담아 부르던 선생님들의 노래는 정말 아름답고 황홀했었다.
한 번 소개되고 선생님과 함께 퇴장한 곡이지만, 오랜만에 만나니 그날의 기억들이 되살아나고 그리워진다.
인연이 있었던 모든 분들이,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셨으면 좋겠다.
송가-인연
눈부신 하늘 아래 두 손을 흔들며
아쉬움에 젖어있는 우리들 가슴
매운바람 다독이며 꽃을 피우던
향기로 여울지는 선생님 자리
고마우신 그 손길 가슴에 남아
아름다운 꽃이 되어 곱게 피어나리
뿌리 깊은 나무처럼, 샘 깊은 물처럼
그렇게 살라시던 선생님 눈빛
우리 마음 푸르러 별처럼 빛날 때
날로 더, 해로 더 그리워질 얼굴
인자하신 그 눈빛 마음에 남아
영롱한 빛이 되어 밝게 빛나리
새로운 빛을 향해 떠나시는 선생님
떠나시는 그곳에는
추억의 꽃등불이 타고 있으리
떠나시는 그곳에는
평화와 사랑만이 가득하리
그곳에서 찬란한 축복의 꿈 펴소서
축복의 꿈 펴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