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살아생전 유난히 꽃을 좋아하시던 어머님이 하늘 정원에 꽃나무를 심으시나 보다
자꾸
내 머리카락을 뽑아가신다
출처 : 고영의 「 탈모」
풀을 벤다
머리채 잡듯 거머쥐고
낫질을 한다
얘야, 아무리 잡풀이지만
그렇게 잡으면 못쓴다
풀을 잡은 아버지 손을
가만히 보니
풀을 쓰다듬듯 감싸고 있다
아버지 눈빛이
하늘색 풀꽃처럼 맑다
출처 : 하청호의 「풀베기」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 쉬고 있는
나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출처: 나태주의 「멀리서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