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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삶은 사람 Oct 31. 2023

엄마는 쇠퇴기, 아이는 성장기

사춘기 자폐 아이를 잘 키우면 노후가 편할 것이다, 부디!

계속 무릎이 시큰거렸다.

만 나이로 마흔이 되지 않았다고 30대라고 바득바득 우기긴 했지만 무릎이 돌아오지 못해 건강을 위해 남편을 졸라 산 실내 자전거를 마냥 쳐다보고만 있다.


왜 무릎이 아플까?

무릎을 두드리다가,

어제 자전거 한 시간을 타서?

그저께 가볍게 산성 주변을 두 시간 걸어서?

그끄저께 마트 갈 겸 동네를 돌아서?

 

뭐였는지 알 수 없었지만

요새 날이 좋아 아이와 여기저기 다니면서 무릎이 혹사당한 건 확실했다.

아이는 어떨까 보니 말짱하다.

아이는 남편 하고도 다녀 분명 나보다 갑절은 많이 걷고 운동했는데 피곤한 기색조차 없다.


아이는 식사 때가 아닐 때에도 출출해서인지 냉장고를 몇 번이고 여닫았다.

외출하고 돌아와서는 잠깐 앉으면 급속충전 된 듯 또 나갈 채비를 하고 외출을 보챘다.


아이는 점점 크고 있는데 나는 점점 지쳐가고 있다. 지금은 감당할 수 있지만,

곧 감당할 수 없을지 모른다.

벌써부터 조바심이 난다.


자폐 아이를 잘 키워야 하는 이유,

바로 부모 노후의 삶의 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아이를 억압과 협박으로 대했다면,

아이의 문제행동을 다루지 못한다면,

커진 아이는

더 이상 작은 어른의 말을 듣지 않을 것이다.


아이가 선택할 수 있는 것과

아이가 지켜야 할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할 때는,

아이를 지적하는 게 아닌

아이 행동을 고칠 수 도와야 한다.


사춘기 자폐 아이를 잘 키우면,

노후가 편할 것이다.

물론 약간의 번뇌와 약간의 속박과 약간의 어려움이 있겠지만.


훗날 아이에게 끌려다니거나 아이의 비위를 맞춰주게 되어 아이를 모시고 살고 싶지 않다.


나는 아이와 화기애애하게 살고 싶다.


나이가 들어 할머니가 되어도 아이와 철마다 좋은 구경도 하고 맛집도 가고 집안일도 같이 하며 소박하고 평화롭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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