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인 줄 알고 설레는 아이에게 설명해야 한다.
입원하는 2박 3일 동안 준비물이 제법 필요했다.
당장 세 사람이 씻고 자는 일, 더울지 추울지 몰라 챙기는 여벌 옷, 짬짬이 해야 할 일거리들을 챙긴 어른 짐, 시간을 보내기 좋은 아이와 할 거리들과 놀 거리, 주전부리까지.
챙기다 보니 짐이 많아 캐리어가 나왔다.
저녁준비하는데 아이가 웃으며 얘기했다.
여행, 여행
아이는 캐리어를 보고 여행 가는 거라 생각했나 보다. 맞아, 2박 3일 병원 여행.
아이는 들떠 있었다. 얼른 아이에게 설명을 해줘야 하는데 할 게 많다는 이유로 자꾸 미루었다.
부랴부랴 컴퓨터를 켰다.
아이에게 설명해 주려면 시각자료가 필요했다.
한참 고민 끝에 만든 안내자료가 빛을 발할지 걱정됐다.
에구.
아이가 잠들었다.
내일 차분히 얘기해 줘야겠다.
그래,
내일 1인실은 없을지 몰라도,
내일모레 수술이 힘들지 몰라도,
여행 가는 기분으로 그렇게 다녀오자.
운이 좋아 즐겁게 다녀올 수도 있고,
운이 나빠도 잘 지나갈 수도 있고,
여행 가듯 그렇게 다녀오자.